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탄곡마을 사진기사 김만곤씨 이야기

  • 2023.04.20

드림카 51호 김만곤씨 이야기  제목 :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도 아름다운 풍경을 담는 탄곡마을 사진기사  장애유형 : 지체장애 수리내역 : 브레이크 수리, 타이어 교환 등   비가 보슬보슬 오는 좁은 시골길을 따라 도착한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드림카 주인공 김만곤씨와 그의 드림카를 만났습니다.  그의 카메라 속엔 어떤 이야기가 담기고 있을까요?   # 잊을 수 없는 그 겨울. 그리고 겨울 같이 추웠던 그 시절.  전라북도 진안의 작은 시골마을인 ‘탄곡마을’. 탄곡마을에서도 가장 안쪽에 자리 잡은 드림카 주인공 집의 고운 파란색 대문이 눈에 띕니다. 그리고 대문 앞에서 마음씨 좋은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인상의 드림카 51호 주인공 김만곤씨를 만났습니다.     혈기왕성한 청년이었던 24세의 김만곤 씨는 당시 일터였던 양조공장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자동차가 전복되는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눈이 오는 것을 보고 병원에 들어갔는데, 퇴원하니까 날이 따뜻하더라구요.”  날씨는 따뜻했지만, 마음은 아직 겨울이던 그 젊은 시절을 다시 회상하려니 목소리가 잠기는 것을 감출 수 없습니다.사고 후, 어머니와 함께 지내며 너무 힘겨운 삶을 살았다는 김만곤 씨. 다리를 잃은 후 막노동마저 할 수 없는 자신에게 실망하기도 했지만 살아가야 했기에 끝까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고무공장, 조개껍질 단추공장 일부터 시작해서 도시락배달, 미장까지.. 익산으로, 서울로, 부산으로.... 이러 저리 전국을 돌아다니며 두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돈을 벌었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지켜야 할 가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라면  김만곤씨의 사랑하는 아내 신점숙씨는 오늘도 집으로 들어가는 길 옆 작은 텃밭에서 오늘 저녁 찬거리를 다듬고 있습니다. 김만곤씨는 그런 아내 옆으로 가 말없이 일손을 거듭니다.    29세에 중매로 만난 아내분과 바로 결혼에 골인하여 눈에 넣어도 안 아픈 귀한 아들도 얻었습니다. 아들 이야기 나오자 밝아지는 김만곤씨의 얼굴. 효자는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지만, 얼굴에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어납니다.“아들이 순하고 착하게 컸어요. 지금도 어딜 가도 잘 해요.”  (방 한쪽에 가장 크게 자리잡고 있는 가족 사진)  귀한 아들과 사랑하는 아내를 지키기 위해, 김만곤씨는 가족을 두고 타지에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오랜 세월을 기러기아빠로 살아왔지만, 절대 가족을 잊은 적은 없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아들 용돈은 챙겨 줄 수 있어서 행복했다는 그.  “이제는 아들이 다 커서 경기도로 올라가서 일도 하고, 결혼도 했어요. 예쁜 손주도 낳고 잘 살고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물론, 이제 너무 멀어져서 자주 못 보지만요.”   장성해서 독립해 잘 살아가고 있는 아들에게 고맙고, 묵묵히 남편없이 홀로 가정을 지키고 아들을 잘 키워준 아내가 참 고맙습니다.     # 탄곡마을의 사진작가  김만곤씨는 아내의 웃는 얼굴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사진 찍기를 시작했습니다. 사진기 없이 사진을 배우는 아버지에게 디지털 카메라를 선물한 아들 자랑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들이 사준 이 사진기로 상도 타고, 손자 사진도 찍어주고. 이렇게 좋을 수가 없지요. 또, 아내가 내가 찍은 사진을 참 좋아해요.”  벌써 5년째 사진을 찍고 있다는 그는 전라북도 장애인종합예술제 사진부분에서 상도 탈 정도로 실력도 수준급입니다.  (아들이 사준 카메라와 수상작)   (전시작품)  복지관에서 사진교실이 열린다는 말에 호기심으로 시작된 사진 찍기가 이제는 취미이자 특기가 되었습니다.   풍경 사진도 좋고, 다른 인물 사진도 좋지만 손주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하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사진을 좋아하는 그가 아내 사진은 찍어준 적이 없다 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대답대신 함께 있는 것을 찍어달라고 하며 슬며시 아내 옆으로 앉는 모습에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베어 나옵니다.     이런 만곤씨에게 최근 고민이 생겼습니다. 6~7년 전부터 아내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건강체크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병원에 수시로 가야 하는데, 자동차가 말썽이라 속이 상합니다.   “이제부터는 내가 그동안 고생한 아내를 지켜줘야 하는데, 세월이 가면서 내 몸도, 자동차도 말썽이 생겨요.”

# 드림카 51호 이야기       운전은 48세 늦은 나이에 배웠지만, 지금은 삶에 필수로 자리 잡은 자동차. 쌀 한 포대라도 사면 매고 올 수도 없고, 시골구석까지 배달해 주는 곳도 없어 자동차는 이제 그에게 생활 그 자체입니다.    “자동차가 없으면 이제 우리 두 부부는 이동할 수 없어요. 병원도 자주 가야 하는데 하루에 몇 대 안다니는 마을 버스로 이동하기 수월치 않아요. 게다가 아내가 이동하려면 자동차가 꼭 필요합니다.”  어렵게 중고로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던 자동차가 브레이크도 고장나고, 타이어의 마모가 심해 정말 위험했지만, 타고 다닐 수밖에 없었던 김만곤씨는 드림카 프로젝트를 통해 수리된 자동차를 보고 처음으로 활짝 웃습니다.   “달릴 때 소리가 아주 좋아졌어요. 자동차도 아내와 저처럼 병원이 필요하네요. 하하. 아내랑 댐 주변에 바람 쐬러 한번 다녀와야겠어요. 이젠 아내 사진도 제가 예쁘게 담아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드림카가 김만곤씨의 다리가 되어 탄곡마을 사진작가와 함께 아름다운 사진을 많이 남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왼쪽부터 삼성화재애니카손사 동전주대물보상센터 김형섭 센터장, 드림카 51호의 주인공 김만곤씨,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우수협력업체 전희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