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손으로 굴리는 행복한 세바퀴 세상 박제완씨 이야기

  • 2023.04.20

드림카 38호 박제완씨 이야기 큰제목 : 손으로 굴리는 행복한 세 바퀴 세상 장애유형 : 지체장애 수리내역 : 타임벨트 교체, 베터리 교체 등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다부진 손. 마주 잡은 두 손에서 무슨 이야기를 꺼낼지 고민하는 주인공의 마음이 살며시 느껴집니다. 드림카 38호 주인공 박제완씨의 손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 바람이 스치듯 스쳐간 세월. 드림카 38호 주인공을 만나러 가는 길은 여느 길과는 다르게 살짝 긴장이 되었습니다. 분주하고 조금 들뜬 듯한 도시 전체의 분위기와 함께,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과 자동차들. 엄청나게 큰 덤프트럭들 사이를 조심스럽게 빠져 나오고, 공사하느라 교통체증이 심한 도로를 겨우 지나 도착한 작은 사무실. “오시느라 고생하셨죠? 인천아시안게임 때문에 지금 인천이 좀 부산스러워요~” 장애인아시안게임의 폐막식이 있던 날, 주인공 박제완씨를 만났습니다. 목소리만 듣고 상상했던 모습과 사뭇 다른 중후한 그의 모습에 깜짝 놀라 연배를 묻게 되었는데, 얼마 전 벌써 칠순을 맞이하셨다고 합니다. “젊게 봐주니 좋네요. 제가 운전면허를 딴 것이 86년이니까, 운전 한지도 벌써 30년이 된걸요. 허허. 세월이 참 빠르네요.” 지나간 세월을 잠시 떠올리며, 멋쩍게 웃어 보입니다. 1968년, 20대 중반이었던 박제완씨는 교통사고로 장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바로 장애를 갖게 된 건 아니었어요. 교통사고 후에 치료를 했는데 그게 잘못됐는지, 다시 수술을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 수술로 뼈도 잘라 내고, 다리가 꺾어지지 않게 고정하면서 장애를 가지게 되었죠.” 그렇게 어려움이 있었지만, 70년대까지 전자회사에서 근무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도 자신에게 닥친 ‘장애’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던 때에 우연히 치료를 담당해주시던 의사선생님의 권유로 재활 협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재활 협회를 소개해주신 의사 선생님이 나를 치료해준 분이에요. 다리 치료뿐만이 아니라, 삶을 살아갈 의지도 심어준 분이시죠. 앞으로 장애인으로 살아가려면 ‘장애’가 뭔지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재활 협회 회원으로 가입 할 수 있게 해주셨죠.” 세계 재활대회를 한국 재활협회가 주관해서 진행 한 적이 있었는데, 그 행사에 참석해서 많은 것들을 보고 들으면서 ‘장애’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는 그. 재활 협회의 회원활동도 하게 되면서 성격도 적극적으로 변해갔습니다.

그 후, 한 시간 가량 들려주신 그의 이야기 속엔 한국의 장애인 역사가 있었습니다. “아... 옛날 일들을 말하다 보니... 참 세월이.. 스쳐지나갔네요.” 젊음도, 역사도 그렇게 스쳐 지나갔다고 말씀하셨지만, 지나가지 않고 박제완씨의 기억과 모습에 고스란히 남아 주변에 전달되고 있었습니다. # 손으로 굴리는 세 바퀴 이야기 “자동차를 가장 많이 사용할 때요? 핸드사이클을 실어서 나르는 것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요. 자전거를 타려고 자동차를 사용하네요. 하하” *핸드사이클: 다리를 사용할 수 없는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자전거의 종류. 주인공은 인천장애인핸드사이클 동호회인 ‘손으로 굴리는 세바퀴 자전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핸드사이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니 주인공의 눈이 반짝입니다. (운영 중인 카페를 소개하고 있는 박제완 씨 사진.) “지금도 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먹고 사는 문제에만 국한되어 있고, 장애인 레저스포츠에 관한 것은 지원이 안 되고 있어요. 장애인들이 집에만 있고 운동을 못하니까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병 같은 질병이 더욱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조금만 움직이고 활동을 하면 그런 것들은 없어질 수 있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장애인들이 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졌으면 좋겠어요.” 현재 장애인 스포츠가 활발하게 발전될 수 있도록 활동하고 계신 다는 박제완씨는 한국의 장애인 스포츠의 한계를 말하며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물론 핸드사이클은 장비가 비싸서 많은 장애인이 할 수 없겠지만 그 외에도 많은 종목의 장애인 스포츠가 활성화 되면 장애인들도 집에만 있지 않고 나와서 활동하고, 더 적극적으로 삶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내십니다. (핸드사이클을 처음 타고 연습 중인 박제완씨 사진)“나도 처음에 스포츠를 접하면서 활동적인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얼마나 기쁨을 느꼈는지 몰라요. 처음 운전대를 잡았을 때의 느낌과 비슷해요. 자유로운 그 느낌!”

장애인 스포츠가 더욱 발전되어서 국가대표도 많이 창출하고, 일자리도 창출되는 그런 사회가 어서 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며 미래를 꿈꾸시는 박제완씨. 그의 모습을 보며, 감출 수 없는 열정과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손으로 굴리는 그의 세 바퀴 세상이 더욱 넓어지길 바랍니다. (광저우 아시아장애인스포츠포럼에서 연설 중인 박제완 씨 사진.) # 드림카 38호 이야기 그의 자동차는 핸드사이클 외에도 많은 분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인천에도 장애인콜택시가 있지만, 시간이 맞지 않던지 여건이 되지 않아 사용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고 하는데요, 박제완씨는 그들의 콜택시가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차가 오래되어 방전도 되고, 타임벨트도 낡아서 항상 불안하게 운전해 왔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을 태우고 다니시기에 더 불안할 수밖에 없었는데, 드림카 프로젝트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하십니다. “방향지시등도 되지 않고, 타임벨트도 낡았고, 제일 걱정되었던 것은 베터리였어요. 비상등을 20분만 켜놔도 방전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다 고쳐 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이제는 방향지시등도 잘 켜지고, 제일 불안했던 베터리도 교체되어 안전하게 고쳐진 드림카를 운전해보시고는 처음으로 환한 미소를 보여주셨습니다.

세월을 담고 있는 그의 손은 아직 청춘인 듯 운전대를 놓지 않고 있습니다.  손으로 굴리는 그의 행복한 세바퀴 세상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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