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우리가족 보물섬, 제주도 동국, 유리네 가족 이야기

  • 2023.04.20

우리가족 보물섬, 제주도 - * 장애유형 : 지적장애, 저신장장애 * 수리내역 : 핸드컨트롤러(장애인운행보조장치)  우리가족 보물섬, 제주도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달리는 유리네 가족을 소개합니다.  21살 저신장 장애를 가진 동국이, 19살 지적장애를 가진 유리, 그리고 엄마. 이렇게 세 식구는 서로를 무척이나 위하고 사랑합니다. 이 가족의 하루하루를 함께하는 자동차. 어떤 꿈과 희망을 싣고 달리는지 함께 들어보시겠어요?


# 너무 빨리 철이 들어버린 동국이  /  동국이는 태어날 때는 큰 이상 징후를 나타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냥 다른 아이들보다 뱃골이 조금 길고, 혀가 크다는 것밖엔 크게 다른 점을 못 느꼈다는 어머니. 가족들도 동국이가 장애를 가졌다는 것을 오랜 시간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합니다. “태어날 때 한쪽 다리가 2센티정도 짧게 태어났는데, 점점 수평이 안 맞으면서 척추측만이 심해졌어요. 그래도 요가를 하면서 2년정도 운동을 했더니 괜찮은 것 같더라고요. 씩씩하고 착하게 잘 자라줘서 사실은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크게 하진 못했던 것 같아요.” 점점 자라면서 학교에 다니고, 또래 친구들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 많이 힘들어 했던 것 같아요. 동국이가 처음으로 “엄마는 나를 왜 이렇게 낳았어?”라고 했던게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고 합니다. 늘 어머니는 동국이가 가장 상처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동국이가 중학생이 되던 날 어머니는 동국이를 불러 앉혀 “네가 힘들면 학교를 그만둬도 되니, 너무 힘들면 꼭 이야기해. 대안학교도 있고 검정고시도 있고,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  그저 “알았다”는 대답과 미소뿐이어서 괜찮은 줄 알았지만, 학교를 그만두던 2학년 동국이는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놨습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이대로 교실을 박차고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왜 1년을 그렇게 아무말도 없이 학교엘 다녔니?” 라는 엄마의 질문에 “엄마가 더 힘들잖아요.”라는 대답으로 오히려 엄마를 위로했다는 착한 아들. 투덜거리며 방황하는 사춘기도 잠시, 그렇게 동국이는 일찌감치 어른이 되었습니다.




# 그냥 조금 느린 줄만 알았어요   /  동국이가 몸이 불편하게 태어나서 유리는 태교나 건강관리를 굉장히 신경을 썼다는 어머니. 생긋생긋 잘 웃고, 잘 먹고, 잘 자서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사물을 짚고 일어서기 시작하면서 성장이 더딤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짚고 일어서면 곧 걸어야하는데 1달이 지나고, 세 달이 지나, 일년이 지나도 걷지를 못했다는 유리. 덜컥 겁이 나서 병원 물리치료, 장애인복지관 프로그램참여 등, 조금 느린 유리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엄마는 동분서주했다고 합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뇌손상으로 인한 발달장애. 조금 느리지만 열심히 달리다 보면 곧 친구들과 똑같아질 것이라고 믿고 열심히 달렸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발달장애인대안학교를 다니며 과업들을 배우고 있는 유리. 그리고 그 뒤에서 늘 지지해주고 있는 어머니와 동국이. 그래서인지 유리는 새로운 일들을 배우는데 게으름이 없습니다.



# 언제 끝나는지 알 수 없는 터널을 지나는 것만 같았어요.  /  가족들이 유리의 장애를 받아들이지 않아서 많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어머니. 어머니는 물리치료도 장애인복지관에 다니는 것도 반대하는 가족들 때문에 스스로 운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십 수년 전에 제주에 복지관은 딱 2곳. 불편한 유리를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엔 무척이나 고단했을 것입니다. 가족들의 지지없이 그렇게 3년을 유리와 열심히 달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리나이 5살, 유리가 걷게 되었다고 합니다. 기쁨과 함께 깊은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는 어머니. “지금은 길이 잘 닦여있지만, 예전의 도로는 굉장히 구불구불하고, 낭떠러지가 많았어요. 일주일에 복지관을 두 세번씩 왔다 갔다 했는데, 유리랑 이렇게 낭떠러지로 달려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동국이가 눈에 밟혀서 못 그러겠는 거에요. 그런데요 선생님.. 그런 기분 아세요? 왠지 지금 이런 일상이 끝이 없을 것 같은 막막함. 세상에 그 어느 누구도 아닌 내가 이 레이싱을 끌고 가야한다는 기분이요. 그땐 정말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라며 연신 밝게 웃으며 말씀하시던 어머니의 코끝이 빨개집니다. “그래도 지금은 행복해요. 열심히 무엇이든 하려는 동국이를 보고, 아직 많이 느리지만 하나씩 과업을 해내는 유리를 보면 그때 그런 생각을 했던게 미안하죠. 그저 ‘주어진 오늘을 소중히 여기고 잘 살아보자’는 생각을 매일 아침해요.” 라며 곁에 앉은 유리를 바라보며 웃어보입니다.



# 동국이 미래를 위한 끊임없는 고민  /  동국이가 어린 시절부터 ‘내가 이 아이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것들이 뭐가 있을까?’ 라는 고민은 끊임없이 해왔다는 어머니. “동국이를 위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게 해줘야겠다고 결심을 했어요. 그래서 열심히 정보를 수집하고 여기저기 빠지지 않고 다녔죠. 동국이가 중학교 1학년 때 지인을 통해 인도에 배낭여행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왔었어요. 다들 걱정했지만 무조건 가라고 해서 보냈죠. 거기에서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내는 멘토도 만나고, 대안학교를 통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됐어요. 그 덕분에 동국이가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통해 정규과정을 마무리 짓게 되었죠. 이후엔 아이가 관심이 많았던 IT대회 등에 나가기도 했어요. 우연찮게 만난 많은 사람들이 동국이에게는 기회를 선물해주고 있어요. 참 감사하고 기쁜일이죠. 우리 동국이는 3중고를 겪고 있잖아요. 흔히 말하는 결손가정인 한부모 가정에서 본인도 장애인인데, 죽을 때까지 돌봐야하는 동생도 장애인이니..”라며 다시 한 번 눈시울을 붉힙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주변에 동국이에게 좋은 길을 열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동국이도 끊임없이 자신의 미래와 가족의 안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행복한 표정으로 아들자랑을 늘어놓는 어머니.



# 유리와 동국이의 구급차  /  유리는 10살이 되면서부터 간질발작이 시작되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간질이 잘 안 잡히는 편이라는 유리. 최근에는 중환자실에 실려 갈 정도로 심한 발작이 일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간질발작은 1~2분정도면 끝나는데 3~40분간 전신발작이 온 것입니다.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힘든 시간을 잘 견딘 유리에게 자동차는 엄마가 운전하는 소중한 구급차입니다. 완전히 의식을 잃었을 때에는 구급차를 이용해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지만 의식이 조금이라도 있을 때는 구급차에 타는 것을 극도로 거부하는 유리, 낯선 사람과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늘 자동차가 안전하게 준비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동국이도 연골이 취약해 무릎통증을 자주 겪습니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통제를 늘 가지고 다니는 동국이. 비나 눈이 오는 날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너무나 위험합니다. 잘못해서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면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는 가족 모두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존재입니다.


# 꿈을 향해 달려가는 자동차  /   동국이는 앱개발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꼭 2년 안에 서울로 갈 거에요. 웹이나 앱 개발 쪽으로 전문가가 되어서 반드시 서울에 갈 거에요.”라며 눈을 반짝이는 동국이는 현재 제주도청 홈페이지 리뉴얼 프로그램 개발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IT대회에서 두 차례 수상을 하고, 현재 관련 업체에서 인턴으로 일을 하고 있는 동국이. 2년 동안 이곳에서 열심히 배우고 기술을 연마해서 24살이 되면 서울에 상경하는 것이 꿈입니다. 동국이는 다리가 쉽게 피로해지는 편인데 컴퓨터로 일을 하면 자기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잊고 집중해서 열심히 할 수 있다며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만드는 웹과 앱을 많은 사람들이 즐겁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엄마에게 자랑스러운 아들, 동생에겐 든든한 오빠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운전이 필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외근이나 외부 미팅도 나가야 하고, 연골이 약해 많은 위험이 늘 산재되어있는 동국이의 일상에서 자동차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핸드컨트롤러(장애인운행보조장치)가 설치되었으니 이제 정말 면허를 따는 일만 남았습니다. 면허를 따면 늘 어머니의 몫이었던 운전은 이제 동국이 차지가 될 것입니다.

# 두 아이에게 늘 언덕이었던 어머니에게 언덕이 되어주는 동국이  /  워낙 왜소한 동국이에게 기댈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는 어머니. 이번에 자동차에 핸드컨트롤러를 설치하면서 “유리가 발작을 하거나 갑자기 아플 때, 동국이가 운전을 하고 내가 유리를 컨트롤 하면 되겠다.”라는 구체적인 생각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며 웃어보입니다. 작년부터 면허를 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막상하려니 학원을 다니거나 면허에 응시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현실. 그렇지만 컨트롤러가 장착된 차량도 준비되어 있고 앞으로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올해엔 꼭 도전하겠다는 동국이의 눈이 반짝입니다. 늘 동국이를 어딘가에 데려다 주고 데려오는 것이 자연스러웠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던 어머니는 이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즐겁다고 합니다.



# 유리네 가족의 보물상자  /  유리네 보물상자는 마를 날이 없습니다. 서로에 대한 사랑이 가득 차있고, 보물같은 사람들이 주변에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유리가 다니는 장애인자립지원센터 센터장님과 대안학교 교장선생님은 유리와 함께한지 11년입니다. 어린이집, 복지관, 대안학교를 모두 거쳐 마지막으로 유리를 스스로 걷게 하고, 작은 과업들을 실행 할 수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준 소중한 곳, 그곳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 늘 유리네 가족을 걱정해주고, 유리의 성장을 위해 오랜 시간을 함께해 준 선생님과 부모님들. 이번 드림카 프로젝트도 선생님들이 정보를 전해주어 신청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동국이가 새로운 길로 들어 설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 꿈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게 지지해준 사람들, 혼자서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어머니에게 힘이 되어준 사람들. 그렇게 주변에 쌓여있는 보물들 덕분에 유리네 가족은 새로운 미래를 그리며 달려 나갈 수가 있습니다.  이번 드림카 프로젝트에 선정 되어 담당자를 만나게 된 것도 보물이 쌓인 것이라며 좋아하던 유리네 가족.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보물이라고 생각하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어머니와 그 어머니를 보고 자란 두 아이. 두 아이도 누군가에게 보물이 되어 행복을 전하는 사람이 되길 기대합니다.



미래로 가는 길에 드림카 프로젝트가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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