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토담집 커피, 한잔 하실래요? 박정희씨 이야기

  • 2023.04.20
토담집 커피, 한잔 하실래요?  - 드림카 34호 주인공 박정희 씨 이야기  장애유형 : 지체장애 수리내역 : 엔진 소음, 가스쇼크업 쇼바, 로워암 교체 등   하루에 딱 2대의 마을버스가 지나가고  아흔이 넘은 할아버지가 지게지고 걸어가는 담양의 한 시골마을... 여유가 머무르는 토담집에서 박정희씨와 만났습니다.



#깊고 부드러운 커피향 같은 사람 -  정희씨 집에 오면 향기가 나. 무슨 향기요? 오늘 머리도 잘 안감고 왔는데(웃음) 아니, 내면의 향기 말이야.  유화부터 규방공예 그리고 이제는 바리스타까지 배우면서 환갑의 나이에도 배움을 계속하고 있는 정희씨는 매일매일을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방문한 날도 복지관에서 바리스타 수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커피와 같은 향기와 맛이 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정희씨. 이런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그녀.  “어렸을 적, 성격이 급하고 승부욕이 강했어요. 운동하다가 넘어져 깁스를 했는데, 깁스를 풀고 잘 걸을 수가 없는 거예요. 정말 그 때는 내 인생이 끝난 줄 알았어요. 인정하기 싫었고 너무 힘들어 극단적인 선택도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의 한마디로 정희씨는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세상은 살 가치가 있는데 이렇게 떠나가면 아깝지 않냐’고 하시면서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모습을 봤어요. 그래서 ‘살아있음에 효도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지요. 이제는 삶에 정말 감사하고 있어요.”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동이 쉽지 않은 정희씨는 담양에서 수원까지 개인택시로 이동하고, 수원에서 장애인면허취득을 위한 핸드컨트롤러(장애인운행보조장치)가 있는 면허장을 찾아 이동했습니다. 차량운전도 익숙치 않아 실기에서 실패도 했지만, 정희씨는 그 실패에 굴하지 않고 다시 한번 도전했고 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합격증을 본 아버지께서 ‘딸아, 네가 너무 자랑스럽다’라고 하시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 했어요.”  항상 응원해준 아버지가 있었기에 힘든 시기도 잘 버텨낼 수 있었던 정희씨, 이제 아버지가 곁에 계시진 않지만 항상 아버지를 생각하며 자신을 다독인다고 합니다.
# 회색빛 구름이 걷히고 보이는 파란하늘 - “면허를 취득하고 자동차를 운전하니 새로 다리가 생긴 것처럼 좋더라구요. 회색빛 구름이 걷히고 파란 하늘이 보이는 느낌! 딱 그런 느낌이었어요.”  그 이후 매일 매일을 도전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는 정희씨는 한 자동차회사에서 진행하는 장애인차량을 후원받아 자동차로 더 많은 곳을 다니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자동차를 운전하는데 앉은 키가 낮아서 시야확보가 안됐어요. 그래서 방석도 주문제작하고 운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그 때 담양에서는 남자들도 자동차가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저를 여기저기서 많이 불렀어요. 쪼만한 여자가 운전하는 자동차에서 킹콩같은 사람들이 4-5명이 줄줄 나와서 사람들이 엄청 재미있어 했죠.”(웃음)

# 아담한 토담집 담장을 넘어 들려오는 웃음소리 - 자연이 좋아 토담집으로 이사한 정희씨.  “처음에는 시골에 산다는 그 자체가 좋아서 불도 제대로 못 피우고 생활했는데도 좋았어요.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정희씨 토담집에는 손님이 항상 끊이질 않습니다.  “맛있는 걸 사오면 주변사람들과 나눠먹고 하니 이웃들이 더 자주 찾아와요. 수업을 통해 배운 실력으로 직접 만든 차와 커피 한잔 대접하며 수다떨면, 하루가 금방 가기도 해요. 사람 만나는게 참 좋아요.”


# 드림카로 바리스타의 꿈에 한걸음 더 가까이 - 산골에 거주하는 정희씨는 차가 없으면 밖으로 나가기가 어렵습니다. 바리스타 수업을 듣기위해 복지관을 가려면 하루에 2번 운행하는 버스를 타거나, 이마저 놓치면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해야 합니다. 또한 병원진료를 위해 인근 제천 큰 병원으로 이동해야 할 때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정희씨에게 자동차는 꼭 필요한 이동수단입니다.  그런데 요즘들어 정희씨의 자동차에 자꾸 말썽이 생겨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부서진 앞유리, 운전중 자꾸 덜컹거림, 미세한 진동 등...  이 소식을 듣고, 정희씨의 안전한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드림카 프로젝트 팀이 출동하였습니다. 겉보기에 멀쩡해도 하부 부식이 많아 수리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잘 수리되어 기쁘다는 김명기 센터장님의 말에 정희씨는 웃음으로 답했습니다.   “특히 앞유리도 깨지고 차량소음도 심하여 운전하기가 어려웠어요. 정비업체를 방문하니 수리비용이 많이 들어 도저히 수리를 할 수도 없었어요. 그 때 드림카 프로젝트를 보고 이거다 싶어 신청했는데, 선정되어 정말 꿈 같았죠. 예전에는 자동차를 끌고 나가기가 불안했어요. 이제는 그런 걱정은 한 켠에 접어두면 되겠네요. 바리스타 수업도 빠지지 않고 다닐 수 있겠어요!”   이번 드림카프로젝트로 바리스타 수업에 꾸준히 참여하여 수료증을 받고 싶다는 정희씨.  정희씨는 바리스타와 지금까지 배웠던 규방공예, 다도, 유화 등을 함께하여 사람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소박한 찻집을 열고 싶다고 합니다.  “「여유 머무름」, 내가 지은 이름이예요. 어느 날 왔다가 여유를 가진 자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곳, 머물러서 여유를 찾는 곳. 그런 찻집을 열고 싶어요. 목표가 있으니 바리스타 수업도 즐겁게 듣고 있어요.”  드림카와 함께 새로운 꿈을 시작할 정희씨! 소박한 찻집의 꿈, 한국장애인재단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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