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동생이 선물한 희망의 씨앗 권순희씨 이야기

  • 2023.04.20

동생이 선물한 희망의 씨앗 드림카 프로젝트 27번째 주인공 권순희씨 이야기  드림카27호 장애유형 : 신장장애 수리내역 : 배터리, 헤드램프, 브레이크 수리 등 드림카 27번째 주인공 권순희씨 곧 가을이 다가올 것을 말하듯,  촉촉한 빗방울이 하나, 둘 모여 제법 큰 비를 내리고,  물안개가 자욱이 피어나 제법 쌀쌀한 아침.   한 달에 한 번씩 대전과 서울을 오간다는 27번째 주인공인 순희씨를  만나기 위해 드림카 프로젝트 팀도 같은 길을 달려 대전으로 향했습니다. 순희씨의 자동차는 어떤 이야기와 함께 달리고 있을까요?  # 내 나이 열여섯, 꽃다운 VS 힘겨운 “언제부터, 왜 안 좋아졌는지는 모르지만 16살에 당뇨 판정을 받았어요. 시골 동네 병원이라서 그런지 그냥 약 먹고 주사 맞으면 된다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죠. 당뇨가 무슨 병인지, 어떤 합병증이 있는지, 그땐 아무것도 몰랐어요.”  16살, 아직 어리고 친구가 좋은 시절.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시절. 당뇨가 무엇인지, 알 수도 없었던 그 시간을 23년간 어렵지만 꿋꿋이 달려 온 권순희씨.  꽃다운 시절에 찾아온 힘겨운 시간이었지만 오히려 아무것도 알지 못하였기에 웃을 수 있었다고 하며, 그 때의 날들을 회상합니다.   “부모님이 두 분 모두 지적장애를 가지고 계셨어요. 부모님을 대신해 할머니가 살림을 도맡아 하시고, 손주 넷을 키우느라 많이 고생하셨죠. 지금은 부모님께서 계시는 것 자체가 감사함이지만, 그때는 어려서 엄마 아빠 마음에 상처 내는 말들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몰라요. 왜 내 부모는 저런 바보냐.. 그런 가슴에 못을 박는 말들을 많이 했어요..지금 생각하면 후회되고, 어리석었다고 생각되는데... 어머, 왜 눈물이 나는지 몰라. 주책이야”  순희씨의 폭풍 같았던 사춘기 시절, 폭풍보다 더 매몰찼던 이야기를 받아내셨던 아버지, 어머니. 이제 순희씨는 그때의 부모님 나이가 되어 그 때를 기억해봅니다. 24살의 순희씨

# 다시 희망의 씨앗을 품다 부모님을 대신해 어린시절 부터 가장 노릇을 했던 순희씨. 본인의 병원비와 가족의 생계비를 책임지고 있었기에 고등학교 졸업 후 구미공단에 취직해 열심히 일해왔다고 합니다. 남들보다 힘든 유년시절을 보내고 직업을 가질 수 밖에 없었지만 만나온 사람들 덕분에 행복을 잃지 않았던 그녀. 일하던 중 찾아온 불청객. 바로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만성신부전증’이었습니다.   투석 전에는 일상 생활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큰 불편함도 못 느꼈지만, 투석 후 완전히 생활 패턴이 바뀌고, 삶의 의욕도 상실하게 된 순희씨. 투석하는 것 자체가 젊은 순희씨에게는 큰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투석을 하면 이틀에 한 번씩 병원에 다녀야 하기 때문에 회사도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게 되고, 결혼을 전제로 만났던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게 되었어요. 내 병을 모두 끌어안을 수 없다고 해서, 그때는 나도 그냥 미련 없이 보내준다고 했어요. 그때 제 인생이 정말 끝나 버린 줄 알았거든요. 만성신부전증이란 병에 대해 무지했었던 거죠.(웃음)” 투석을 하는 날이면 병원에 오가는 시간과 검사 받는 시간, 4시간의 투석, 그리고 투석 후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다리 통증 때문에 3-4시간은 마사지까지 받아야 그 날의 일과가 끝났습니다.  고되고 힘든 투석시간이었지만, 언제나 순희씨 옆을 지켜주고 도와주는 동생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든든한 막내 동생의 신장을 이식받게 되었습니다.   “막내는 나와 나이차이가 9살이나 나는데 친구 같을 때가 더 많아요. 그만큼 의젓하고 내가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부모님 덕분에 일찍 철이 든 것 같아요.(웃음)  동생이 내가 투석하고 있는 사이에 몰래 의사선생님과 만나서 이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더라구요. 나한테 상의도 없이 바로 조직검사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만감이 교차했어요. 좋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면서 싫기도 하고,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어요.”  췌장은 조직이 맞지 않았지만 다행히 신장은 조직이 맞아 이식이 가능했다는 순희씨는 동생생각에 잠시 웃음을 멈춥니다.  “동생에게 미안하죠. 아직 시집도 못 갔는데 나 때문에 큰 수술을 했잖아요. 동생 생각해서라도 잘 관리해서 다시는 수술하는 일 없게 하려구요.”  순희씨의 마음을 하늘도 알았는지 기적처럼 기증자가 나타나 당뇨 치료를 위한 췌장 수술도 함께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원래 장기기증자 대기를 하면 최소 5년은 걸리는데, 운이 좋게도 신장 수술하고 일주일 만에 췌장기증자가 나타났어요. 그런데 기뻐만 할 수 없었던 건 수술비가 없어서 수술을 한다는 말을 의사선생님께 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땐 장애인으로 등록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도움 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정보도 없는 상태였어요. 의사선생님이 왜 수술을 미루냐고  물어보셔서 결국 어렵게 말씀드렸더니, 병원 재단을 소개 시켜 주셨어요. 수술비 지원을 받고 얼마나 감사한지.. 제가 인복이 있나봐요^^”  두 번의 큰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해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겼지만 낙천적인 순희씨는 밝게 웃으며, 지나고 나니 괜찮다고 웃어버립니다.  그런 순희씨의 웃음이 밝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자유를 위하여 순희씨는 이식만 하면 이제 건강했던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평범하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합니다.  “이식하고 나서 ‘와, 나도 이제 새 삶을 시작 해야겠다. 자유다!’라는 마음이 생기니까, 생각난 것이 아직 젊으니까 직장을 구해서 다시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회복하면서 생각해보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공장일 뿐인 거예요. 말 그대로 단순 노동.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10년을 직장생활을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요. 70대 할아버지보다 컴퓨터를 다룰 줄 모른다하면 말 다했죠. 그렇다고 공장으로 가자니 지금 내 상태가 그럴 수 없고.. 산 하나를 넘으니 또 다른 산이 생긴 거에요.“ 순희씨는 이식 후 일정한 시간에 맞춰 수많은 약을 먹어야 합니다. 면역억제제부터 들어보지도 못한 수많은 약들을 챙겨 먹어야 하고, 식단 관리도 해야 하고, 컨디션 조절도 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이러한 삶을 생각하면 공장일이 아닌 사무직이 필요한 순희씨.  “복지관에서 무료로 하는 수업이지만 저에게 꼭 맞는 컴퓨터 수업이라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데요, 오전에 컴퓨터 수업을 들으면서 앞으로 사무실에 앉아있을 나를 상상해보면, 기분이 참 좋아져요.^^ 지금 계속 프로그램 사용하는 법을 연습 중인데 앞으로 3-4개월만 더 공부하면 자격증을 딸 수 있을 것 같아요.”  컴퓨터 외에도 옛날부터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고 하며 이끈 곳은 동네에 있는 카페였습니다. 조금씩 컨디션을 조절해가며 카페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는 순희씨.  짧은 시간동안 즐겁게 일하면서 본인의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라고 합니다. 일을 하는 손이 야무져 사장님도 좋아하고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도 사이가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순희씨의 손을 통해  만들어진 빙수는 정말 최고로  맛있었답니다!

# 씨앗이 꽃을 피울 때 까지 달릴꺼에요!  순희씨는 오랜 친구 같은 차량을 가지고 한 달에 한 번씩 서울을 오고 갑니다. 정기적으로 몸상태를 체크하기 위함인데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면 새벽 3시 반에는 나와야 하고 복잡한 서울에서 많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가다보면 면역이 없는 상태에서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먼 거리이지만 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순희씨의 자동차는 구형 아반떼 차량이었습니다. 소중히 탔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연식에 비해 외관상으로는 깨끗해 보였지만, 여성운전자이다 보니 차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제때 갈아줘야 할 부분들이 모두 낡아 수리할 곳이 많았습니다.  짧은 거리를 운전할 때는 몰랐던 문제들을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느끼게 되어 불안했지만, 정비업체에 가면 수리를 위해 목돈이 드는 상황이라 차일피일 미루고 계셨다고 합니다.   순희씨의 사연을 듣고 자유를 향한 발걸음에 보탬이 되고자 드림카 프로젝트 팀이 방문하여, 불안했던 부분들을 꼼꼼히 체크하고 정비해 드렸습니다.  “제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부분이 고장이 나 있었더라구요. 마치 옛날 나처럼요. 하지만 지금은 말끔히 고쳐졌습니다!!!   지금 제가 품은 희망의 씨앗이 꽃을 피울 때까지 드림카와 함께 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을 응원합니다! 파이팅 이제 날개를 펼쳐 비상을 준비 중인 순희씨는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습니다.   드림카 27호와 함께 진정으로 자유로운 삶을 위해 노력하는 순희씨의 아름답게 빛나는 모습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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