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지금 만나러 갑니다 나홍남씨 이야기

  • 2023.04.20

지금, 만나러 갑니다.드림카 프로젝트 24번째 주인공 나홍남씨 이야기장애유형 : 지체장애 (우측 대퇴부 절단)수리내역 : 에어컨, 방향지시등, 창문작동버튼 수리, 와이퍼 링게이지수리, 소음기 교환 등 멋진 리모델링 주택들 사이에 아직 무던한 듯 남아 있는 낡은 철문의 집. 답답한 도시에 길 고양이와 새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이 작은 집이 드림카 24호 주인공 나홍남씨 삶의 터전입니다.삐걱 거리는 철문 사이로 들려오는 이야기를 만나러 갑니다.

 

# 꿈 많던 바다사나이 나홍남씨는 바닷가가 보이는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습니다. 점점 불어나는 식구가 어려운 가정 형편을 가중시켰고,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일터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다가 가까운 마을...당연히 그에게 뱃일은 예정이 되어 있었다는 듯이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어선을 타고 우리나라에 있는 섬이라는 섬은 안 가본 곳이 없고, 배 안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잔뼈가 굵어져 갈 무렵, 큰 바다로 나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원양어선을 타면 위험하긴 했지만 돈이 필요했으니까요.. 어쩔 수 없이 타게 되었죠..‘바다가 없으면 생활 할 수 없었기에 그와 바다는 뗄 수 없는 인연이었고,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꽃다운 27살 청년의 어느 날, 원양어선의 큰 밧줄에 걸려 오른쪽 다리를 잃게 된 나홍남씨. 바다와 그는 그렇게 애증의 관계가 되었습니다. ‘그땐 정말 힘들었어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눈앞이 캄캄했죠..권투도 하고 싶어서 준비하고 있었는데..’1982년 ‘젊음’이 밑천이었던 그때, 뭐라도 하고 싶었던 그 시절, 뭐라도 하고 싶었던 그 시절, 권투선수를 준비하였던 청년은 만선의 꿈도, 운동선수의 꿈도 접어야만 했습니다.

# 아직 놓치기엔 아까운 청춘 나홍남씨는 포기하고 앉아만 있기에 너무 젊은 나이였기에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버티셨다고 합니다. 작은 산골마을에서 장애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이었던 그는 큰 결심을 하고 서울로 어렵게 올라왔습니다. “그때는 서울에서는 뭐라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싶기도 했구요..”화목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것도 목표였다는 말을 쑥스러운 듯 말씀하시며아내분의 손을 꼭 잡으셨습니다. 이렇게 고향과 머나먼 서울에서 운명처럼 만난 아내와 어려운 서울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서울에서 작은 구멍가게를 하나 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마저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힘에 부쳤어요. 그래서 다시 내려오게 되었죠.’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부부는 사랑으로 삼남매를 키워냈습니다. 듬직한 첫째아들, 야무진 둘째 딸, 귀여운 막내아들까지..아이들이 커 가는 모습에 뿌듯하고 힘든 일도 힘들지 않았다는 나홍남씨.2000년도까지 작은 회사에서 일할 수 있었지만, 장애에 대한 차별과 편견 그리고 건강 악화로 결국은 일을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다른 일들도 여러 차례 도전하고 시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점점 가계가 기울게 되고, 아이들도 대학에 진학하면서 점점 경제적으로 힘들어졌지만, 함께하는 가족이 있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아내가 참 고생이 많답니다. 부끄럽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까, 아내가 일용직을 하면서 버티고 있어요. 아내한테는 아직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정말 미안하고 고맙죠.” 듣고 계시던 아내 분은 손사래를 치시며 자리를 떠나고, 멋쩍은 듯 껄껄 웃으시는 나홍남씨의 모습에 말하지 않아도 가족의 끈끈한 사랑이 보입니다.

# 보고 싶은 어머니, 보고 싶은 가족 - 현재 목포에 거주 중이신 나홍남씨의 어머니는 아직 해남에 계시지만 적어도 2주에 한번은 어머니를 찾아 뵙습니다.“어머니는 매일 보고 싶죠. 하지만 자동차가 언제 서버릴지도 모르고, 최근에는 방향지시등까지 고장 나서 도로를 달리는 것이 무섭더라구요. 마음은 매일 보러 달려가는데, 그렇게 못하니까 그게 참 속상해요.”두 모자가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에 나홍남씨의 말씀이 이해가 갈 정도로 애틋함이 느껴졌습니다. 나홍남씨에게는 어머니외에도 보고 싶은 가족이 한 명 더 있었습니다. “첫째 아들이 지금 어디로 갔는지 몰라요. 연락도 안 되고.. 돈 벌어서 온다고 하고 나갔는데.. 몇 년 째 감감무소식입니다. 살아 있는지라도 알고 싶어요.”찾지 못하는 아들 때문에 눈시울을 붉히시는 부부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몇 해 전까지는 가끔씩 집으로 찾아와 안부를 알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알 수 없어서 답답하다고 하시며 깊은 한숨을 내쉬는 나홍남씨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하였습니다.“나 때문인 것 같아 속상해요. 남들처럼 해주지도 못하고, 어렵게 키워서 상처를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군대에서는 입영통지서가 계속 오는데, 어디에 있는지 알 도리가 없는걸...현재는 아들 주민등록번호도 말소가 되었어요. 이제 찾을 도리도 없고, 답답합니다.“낡고 좁은 집이지만 가족들과 함께한 시간의 기억들과,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첫째 아들을 위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지 않는다는 나홍남씨를 보며, 낡은 집의 세월의 흔적만큼 아들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이 서려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 그래도 다시 한번! - 아직 학교에 다니는 막내를 위해, 자신을 대신해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아내를 위해, 60대를 바라보고 있는 나이지만, 나홍남씨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신중한 손놀림으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움직여가며 컴퓨터 CAD(캐드) 수업에 한창인 나홍남씨. “저는 엑셀이나 워드보다 캐드가 더 쉬워요. 재밌던데요?”열정 만큼은 젊은 사람에게 지지 않는다는 나홍남씨. 2~3년 전부터 일자리를 찾아 이력서를 넣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오늘도 떨어졌다는 한통의 문자...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겠다며, 다시 컴퓨터 공부를 하는 나홍남씨를 보고, 도전의 결실인 합격의 문자를 받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응원해 봅니다.

# 드림카 24호 이야기 -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어머니를 뵙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컴퓨터 수업을 받기 위해, 병원으로, 복지관으로 나홍남씨를 안전하게 데려다 줄 자동차! 나홍남씨는 17년 된 낡은 봉고차를 타고 오늘도 어머니를 뵙기 위해 해남까지 한 시간 걸리는 거리를 운전합니다. 뜨거운 햇살이 비추는 한여름, 자동차의 에어컨도 고장나고 창문도 열리지 않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설상가상으로, 방향지시등도 작동하지 않아 차선을 바꾸거나 좌회전, 우회전을 할 때 안전상 문제가 심각하고 와이퍼도 작동하지 않아 비가 오는 날에는 자동차 사용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차량 연식도 오래되어 교체시기를 지난 부품도 한 두개가 아닌 연유로 수리비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이런 와중에 다행이도 드림카 프로젝트를 접하게 되고 지역의 복지관의 도움으로 신청했는데, 선정까지 되어 뛸 듯이 기뻐하셨다는 나홍남씨. 사연의 주인공인 나홍남씨를 만나러 드림카 프로젝트 팀이 목포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자동차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고 방향지시등 교체, 에어컨 수리, 내부 부품 교환 등 삼성화재애니카손사 목포센터장님께서 직접 확인해 주신 덕분에 나홍남씨 자동차가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새로 산 자동차처럼 좋습니다! 소리도 좋고요. 제가 말씀 안 드린 부분까지 꼼꼼히 체크해서 모두 수리를 해주셨어요! 너무 감사합니다.”라며 함박 웃음을 지으며 어머니 뵈러 가는 길이 이제는 덥고 힘든 길이 아닌 신나는 길로 바뀌었다는 나홍남씨.

앞으로도 나홍남씨가 앞길을 달려가는데 함께 할, 드림카 24호가 큰 힘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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