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장하다! 우리 딸 박혜은 양 이야기

  • 2023.04.20
< 장하다! 우리 딸 > 드림카 353호, 박혜은 양 이야기 *장애유형 : 청각장애 *수리내역 : 타이밍 벨트, 로어암 외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지만, 각자의 인생 시계는 모두 다릅니다. 보통 사람들보다 빨리 간다고 해서 정답이 아니듯이, 조금 느리게 간다고 해서 오답도 아니겠죠. 또래보다 조금 느린 출발을 했지만, 누구보다도 속이 깊은 일곱 살 박혜은 양의 이야기! 아버님의 목소리를 통해서 만나보실까요?  #조금씩 천천히  올해 일곱 살인 박혜은 양은 5남매 중에서 넷째로 태어났습니다. 태어나자마자 난청 징후를 발견했는데요. 동시에 심장에도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난청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큰 병원에 갔더니, 청각도 문제지만 심장이 더 큰 문제라고 하더군요. 시간이 지나도 막히지 않을 구멍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신생아를 수술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1년 정도 경과를 지켜봤죠. 근데 시간이 지나도 구멍이 줄어들지 않아서 결국 수술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다행히 심장 수술은 경과가 좋았지만, 난청은 오히려 악화됐습니다. 시간이 흘러 인공와우 수술을 받게 된 혜은 양은 1년 반 가까이 복지관에서 언어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태어나서 2~3년 정도는 제대로 들은 게 없잖아요. 인공와우 수술 받고 이제 들리니까 말 잘하겠지 싶었는데 시간이 꽤 필요하더라구요. 생각해보면, 그런 거예요. 애들이 태어나서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을 때, 바로 말을 하는 게 아니라 괴성처럼 소리 지르면서 한두 마디씩 늘잖아요. 그렇게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꾸준히 받는 언어치료 덕분에 더 많이 나아지고 있어요.”#아픈 손가락 혜은이  박혜은 양의 아버님은 혜은 양이 자식들 중에서 유독 마음이 쓰입니다. 아무래도 비장애인인 자식들보다 마음이 쓰이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넷째라서 아직 어리잖아요. 어려서 관심을 더 쏟는 것도 있지만, 심장 수술을 받았고, 청각장애도 생겼고, 잔병치레도 다른 애들에 비해서 많았어요. 아픔이 많았던 만큼 아빠, 엄마한테 어리광 좀 많이 부렸으면 좋겠는데 애가 너무 성숙해요. 잘 안 들리니까 눈치껏 알아서 뭐든 파악해야 했잖아요. 그게 습관이 돼서 그런지 눈치가 아주 빨라요. 이제야 겨우 일곱 살인데 그 나이에 무슨 눈치가 그리 빠른지. 그게 너무 속상하네요. 애는 애 같아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도 다행인 건, 언어치료를 받으면서 의사표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말수가 늘어난 만큼 감정 표현도 다양해지고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원래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그림 그리는 게 자기만의 세상에서 유일한 탈출구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혜은이를 위해서 A4용지 박스째 사놓고 마음껏 그림 그리도록 놔두기도 했죠. 그런데 요즘에는 TV보는 걸 그렇게 좋아해요. 자극을 조금씩 받아들이면서 세상과 조금씩 친해지고 있는 모습이 너무 반갑고 좋습니다. 이제 곧 유치원에 가게 될 텐데, 또래 친구들 많이 사귀면서 평범한 일상을 얼른 누렸으면 좋겠어요. 어리광도 더 많이 부렸으면 좋겠구요.”#드림카 353호 이야기 박혜은 양이 또래가 누리는 일상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언어치료를 꾸준히 잘 받는 게 중요한데요.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원래는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버스로 이동하면서 치료를 받았는데요.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버스 운영이 중단돼버린 거 있죠. 어쩔 수 없이 우리 집 자동차가 혜은이의 발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차가 고장이라도 나게 되면, 언어치료 받으러 가기 힘들어지니까 항상 조마조마했어요.”  혜은 양의 아버님이 조마조마했던 이유는 차량이 폐차 직전의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타고 다니는 차가 연식이 16년 정도 됐어요. 딴 집이면 아마 폐차했을 정도의 차죠. 지인이 외국에 나가면서 급하게 처분하는 거였거든요. 저희 집이 애가 많은데 차가 없어서 불편할 것 같다면서 필요하면 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받은 차를 5년째 몰고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 차량을 건네받았을 때부터 차량의 노후가 심각했지만, 경제 상황이 넉넉지 않은 형편이라 최소한의 정비만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배터리 교체를 2회 정도 했구요. 브레이크에 타는 냄새가 나서 마모가 심한 부분만 수리했어요. 그래도 문제가 사라지진 않더군요. 저 혼자 탈 때는 차에서 탄내가 나도 참을 수 있었는데 아이들이랑 같이 타고 갈 때 그러니까 참 난감하더라구요. 언제 한번은 한참 도로 위를 달리는데 빨간 등이 켜지면서 차가 멈춘 적이 있었습니다. 카센터에 가니까 점검하시는 분이 놀라더라구요. 브레이크 패드가 완전히 닳아서 이 상태로 한두 번 더 탔으면 정말 큰 일 날뻔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차량이 심각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형편 때문에 차량 수리는 일단 접어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들려온 ‘드림카 프로젝트’ 채택 소식에 혜은 양 가족은 다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기적으로 꼭 받아야 하는 점검과 수리를 몇 년 동안 하지 못했잖아요. 이번에 그걸 다 했어요. 이번에 수리 맡은 분이 그러시더라구요. 어떻게 이 상태로 탔냐고 용감하다구요. 타이어까지 말끔하게 다 갈았습니다. 소음이랑 떨림이 없어졌구요. 핸들도 떨림이 강해서 꽉 잡은 채로 긴장하면서 탔었는데 그것도 매끄러워졌어요. 삼성화재애니카손사와 한국장애인재단에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혜은이 덕분에 이런 혜택을 받게 된 거니까 우리 혜은이한테도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현재 어려움 속에 계신 분들께도 힘내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선한마음으로 성실하게 살다보면 반드시 보답을 받게 된다는 걸 이번 기회에 배웠어요. 다음은 여러분 차례입니다. 꼭 힘내세요!”   새롭게 태어난 자동차를 타고, 편안한 마음으로 바다를 보러 가고 싶다는 혜은이네 가족! 그동안 쌓인 불안과 걱정은 모두 바다 속에 멀리 던져버리고, 임인년 새해를 행복한 마음으로 맞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럭키세븐! 일곱 식구 박혜은 양 가족의 행복을 드림카 프로젝트가 항상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