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오기환 씨 이야기

  • 2023.04.20
<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 드림카 350호, 오기환 씨 이야기 *장애유형 : 뇌병변장애 *수리내역 : 브레이크, 타이밍 체인 외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배역을 맡으며 살아갑니다.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내, 또 때로는 누군가의 자식으로 살아가기도 하는데요. 정말 행복한 인생은 나 자신으로 우뚝 설 수 있을 때가 아닐까요?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멋진 삶을 살아가고 있는 오기환 씨의 이야기, 만나보시죠.  #인간승리의 기적 오기환 씨에게 뇌병변장애가 발생한 건 60여 년 전, 여섯 살 무렵이었습니다. 잠을 자다가 생긴 예상치 못한 장애는 기환 씨를 의기소침하게 만들었지만, 알뜰살뜰 보살펴주는 가족들이 있었기에 용기를 내서 세상 속에 한 발짝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비록 혼자가 됐지만 한때는 기환 씨도 단란한 가정을 꾸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난 7월에 이혼하고 혼자가 됐어요. 2남 1녀를 둔 가정의 가장이었죠. 지금은 혼자가 돼서 외롭고 힘든 면도 있지만, 이 시점에서 제가 최대한으로 할 수 있는 게 뭔지 차근차근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에요.”  기환 씨의 방 안에는 모래주머니와 운동기구들이 빼곡합니다.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서 건강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몸이 불편하다 보니 양손으로 하는 운동은 못하죠. 그래도 한 손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은 뭐든지 다 도전하고 싶습니다. 게이트 볼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전국일주 하면서 시합을 자주 했었구요. 테니스도 ‘그 몸으로 어쩜 그리 잘 쳐?’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꽤 쳤어요. 남들은 그런 저를 보고 인간승리의 기적이라고도 말을 하더군요. 그렇게 운동을 꾸준히 하다 보니 매일 운동하는 게 습관이 됐어요. 지금도 꼭 빼놓지 않고 홈 트레이닝을 하고 있습니다. 운동이 제 삶의 낙이에요.”#인생은 도전의 연속 오기환 씨는 예전에 꿈나무 어린이들과 가까운 곳에서 일을 했습니다. 초등학생들의 준비물을 학교에 납품하는 사업을 했었습니다.  “공중에서 날 수 있는 고무동력기나 에어로켓, 과학 상자처럼 수업에 꼭 필요한 필수품을 납품했었어요. 세월이 흐르면서 교육 시스템이 점차 바뀌다보니 제가 하는 일의 수요도 그만큼 줄어들게 되더군요. 제 일이 없어지는 게 아쉬운 것도 있지만,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의 꿈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참 씁쓸했어요.”  결국, 오랜 세월 이끌던 사업은 부도가 나고 말았습니다. 사업이 한창 잘 될 때는 봉사활동을 포함한 여러 가지 활동에 몸담기도 했는데요. 가세가 기울면서 모든 것은 제동이 걸린 것처럼 멈춰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하고 주저앉을 기환 씨가 아니었습니다.  “작년에 거제시청에서 진행하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 사업이 있어서 신청했거든요. 30명 뽑는 데 130명 정도 지원했더라구요. 결론적으로 100명가량이 떨어진 거죠. 저도 아쉽게 떨어지고 말았어요. 요새 취업난이 장난 아니잖아요. 비장애인들끼리도 직업 못 구해서 난리인데 장애인들은 오죽하겠어요. 경쟁력이 상당히 치열해요. 쉽게 볼 게 아니더라구요.”  오랜 사업을 청산하고, 다시 일자리에 도전하고 있는 기환 씨는 옛날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직장에 들어갔을 때가 생각났다는데요.  “그때만 해도 오래 전이라서 지금보다 더 편견이 심했죠. 장애인이라서 봉급 적게 준다고 하거나 비장애인 직원한테는 당연히 지원되는 자동차를 장애인인 너한테는 준비해줄 수 없다는 얘기까지 들었죠.”  때 아닌 취업전쟁 속에서 옛 기억을 떠올리게 된 기환 씨는 당시 어려운 상황을 물리치고 의미 있는 사업에 도전했던 지난날을 반추했습니다. 결코 포기하지 않으면 그 어떤 고난도 극복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기에 쉽게 포기할 수 없습니다.  “곧 있으면 다시 또 장애인 일자리 창출 사업 모집이 있거든요. 이번에는 꼭 된다는 마음으로 도전해볼 겁니다. 어떤 일이든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열심히 할 거예요.”#드림카 350호 이야기 앞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면 여러 가지 준비가 돼 있어야 할 텐데요. 차량을 이용한 업무를 배정받을지도 모르기에 차량 정비와 수리는 필수이지만 만만치 않은 수리비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후진했다가 앞으로 나가려고 할 때 원인불명의 끊기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후륜 타이어랑 라이닝이 오래돼서 장거리 운전에 특히 어려움이 있었어요. 엔진 오일이랑 기어 쪽 오일도 교체한지 꽤 됐구요. 라이트도 오래돼서 밝기가 어두운 상태라서 밤에 운전하면 까딱 잘못했다가는 사고 나기 십상이었어요.”  이 막막한 상태에서 한줄기 빛이 돼 준 게 바로 ‘드림카 프로젝트’였습니다. 이번 수리를 통해서 답답했던 부분이 뻥 뚫렸다는데요. 덕분에 장거리 운전도 가능해졌습니다.   “다니는데 전혀 지장이 없어요. 너무 기분 좋아요. 지인이 멀리 한번 나가보자고 해서 거제에서 진주까지 차를 끌고 다녀왔죠. 그냥 새 차 타는 기분이었어요. 같이 나들이 갔던 지인도 달라진 점을 바로 알더라구요. 운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좌석에 탄 사람들도 다 느낄 정도로 차의 결함이 컸었는데 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면서 저보다 더 좋아해주더군요.”  오기환 씨는 이렇게 좋은 프로젝트를 마련해주신 ‘한국장애인재단’과 ‘삼성화재애니카손사’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좋은 일을 마련해주신 것 자체가 너무 좋았고, 감사했습니다. 이런 좋은 일을 많이 확장해서 어두운 곳을 환하게 밝혀주는 역할을 또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 인생의 빛이 돼 주신 것처럼 다른 분들에게도 그 빛을 선물해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지금껏 걸어온 인생을 담담히 풀어내시는 기환 씨의 묵직한 목소리 속에서 인생을 대하는 든직한 태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루고자 하는 그 목표 반드시 이뤄내실 거라고 굳게 믿습니다.  오기환 씨 인생 최고의 따스한 봄날이 다가오기를 드림카가 항상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