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화가의 꿈을 향해 서주현 씨 이야기

  • 2023.04.20
드림카 347호  장애유형 : 뇌병변장애 수리내역 : 디스크 브레이크 및 패드, 외부벨트 외  화가의 꿈을 향해 서주현 씨 이야기어릴 적 화가가 꿈이었던 서주현 씨는 여전히 꿈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화가로 살아가는 미래를 꿈꿔왔던 그녀는 꿈을 이루기 위한 준비단계라며 지금도 미술 공부에 한창입니다. 꿈을 잃지 않고 살아와서인지 주현 씨의 목소리는 항상 씩씩하고 에너지가 넘칩니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살아가는 주현 씨의 인생, 그 활기찬 일상으로 함께 찾아가보겠습니다.   #20년 만에 알게된 병의 정체 올해 47세 서주현 씨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평소 음악 듣고 영화 보기를 즐기는 주현 씨는 일이 없는 날이면 혼자 조용히 보내며 충전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다시 일하고 사람을 대할 때는 발랄한 본래의 성격이 드러납니다. 지금은 구김 없이 밝은 주현 씨를 볼 수 있지만, 그에게 처음 장애가 생겼을 때는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10살 무렵에 원인 모를 병으로 다리를 절게 됐고, 1년이 지날 무렵엔 의자에 앉지도 못할 만큼 증상이 심해졌어요. 안 가본 병원이 없을 정도로 많은 병원에 방문했고 가는 곳마다 돌아오는 결과는 원인불명이었습니다.” 절망이란 단어조차 몰랐던 어린 주현 씨였습니다. 그는 눈 깜짝할 사이 중증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의자에 앉아있을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학교를 중퇴했고 집에서 홀로 공부했습니다. 원인을 명확히 모르는 채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뇌성마비 장애와 비슷해 당시 의사들은 뇌성마비로 추정만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주현 씨는 성장해 30대가 됐습니다. 어릴 때는 몰랐던 자신의 병과 장애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 주현 씨는 인터넷을 열심히 검색해 뇌성마비는 후천적으로 생기는 장애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텔레비전을 보다 우연히 자신과 비슷한 장애인이 수술을 통해 완치에 가깝게 바뀌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 병명을 모른 채 20년 넘게 살다가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저와 비슷한 증상의 사람을 본 거죠. 너무 놀라서 그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고 20년 만에 제 병명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알게 된 병명은 디스토니아(근긴장이상증)이었습니다. 유전적 돌연변이에 의한 질환으로 텔레비전에서 본 바와 같이 수술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주현 씨는 32살에 뇌심부자극술이라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뇌에 전극을 심고 쇄골에 배터리를 삽입해 뇌에 일정한 전기자극을 주는 수술이었습니다.수술 후 배터리를 켜자 수시로 뒤틀리던 사지는 차분해졌고, 스스로 먹고 입고 씻는 일상이 가능해졌습니다. 병명조차 알지 못한 채 중증장애인으로 살아가던 주현 씨의 인생에 새로운 꽃이 피던 순간이었습니다.   #운전하며 달라진 일상 수술 후 주현 씨의 일상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오래전부터 꿈꾸던 화가가 되고 싶어 미대에 진학했고, 지금은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사이버대학교에서 미술치료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특별한 변화는 주현 씨가 면허를 따서 운전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녀에게 운전은 노력으로 안 되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자유롭게 차를 몰고 나가 새벽 바닷가를 달리는 상상은 주현 씨의 즐거운 상상이자 희망이었습니다. 그랬던 주현 씨가 수술 이후 면허를 따고, 여행을 가고, 부모님과 외식도 할 수 있었습니다. 수술 전에는 늘 부러워만 하던 일상이었습니다.  “외출을 하려면 누군가의 등에 업혀 가거나 휠체어에 앉아 전철을 타곤 했는데 지하철 선로와 문 사이에 바퀴가 빠질까 늘 전전긍긍했어요. 억울한 일도 많았어요. 한번은 택시를 타고 친구 집에 놀러 가는데 도착지에서 택시기사가 잔돈을 창밖으로 던지고 가버린 적이 있어요. 바쁜 출퇴근 시간엔 승차거부도 많이 당했고요. 단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불편하고 무시당하는 삶이 억울하고 슬펐죠.” 그랬던 주현 씨가 처음 운전대를 잡던 날, 그의 아버지는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지금도 부모님을 모시고 외식을 하러 가면 부모님이 “신기하다”라는 말을 내내 하신다고 합니다. 그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부모님과 주현 씨는 오래오래 행복하고 싶습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제게 ‘넌 뭐든 할 수 있다’라는 말을 자주 해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정말 뭐든 다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해왔어요. 작은 성과라도 내면 저 스스로 천재가 아닐까 생각을 할 정도였죠.(웃음) 제가 운전만 해도 감동 받아 우실 정도로 부모님은 저의 사소한 부분에에 감동하고 칭찬해주세요. 덕분에 제 자존감이 튼튼한 것 같습니다.”#드림카 347호 이야기 수술 후 장애가 호전됐지만 완전히 장애가 없어진 건 아니기 때문에 운전은 하더라도 차를 관리하는 건 주현 씨에게 고된 일이었습니다. 차를 산 지 6년이 넘어가자 운전할 때마다 소음이 크게 들리고 와이퍼가 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비가 오는 밤이면 긴장이 돼서 운전 중에 실수도 몇 번 했습니다. 하지만 정비를 받으려면 목돈이 들어간다는 생각에 정비소 문턱을 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그랬던 주현 씨는 드림카 프로젝트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번에도 행운이 내 편이 돼주길 바라며 정성 들여 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주현 씨의 간절함은 드림카 선정이라는 기쁜 소식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이윽고 정비를 마치고 돌아온 자동차로 일상을 보내게 된 주현 씨. 정비 후 자동차가 어떻게 바뀌었냐는 질문에 밝게 웃으며 대답합니다.  “친구에게 부탁해 와이퍼를 교체했는데도 안 움직여서 말썽이었는데요. 정비 후 비 오는 날 외출하는데 흐르는 물이 깨끗이 닦이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 제 마음까지 시원하게 닦이는 기분이었답니다.” 그동안 장거리 운전이 불안해 가지 못했던 여행도 이제는 가보고 날이 풀리면 부모님과 바닷가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하는 주현씨. 어릴 적부터 꿈이었던 화가의 삶을 준비하는 데도 속도를 낼 예정입니다. 그동안 구상한 작업을 마음껏 펼치며 제주도에서도 주현 씨는 자동차를 운전하며 자유롭고 활기찬 인생을 살아보려 합니다.  “제가 원하는 삶을 살려면 더 건강해져야겠더라고요. 요즘도 매일 쉬지 않고 운동하고 식단을 관리해요. 또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건강도 잘 챙기려 하고요. 살면서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야말로 삶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믿기 때문에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건강 관리에 신경쓰고 있어요.”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드림카 프로젝트 선정은 주현 씨에게 큰 힘이 돼줬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행운에 대해 주현 씨는 고마움을 표현합니다.  “드림카 프로젝트가 아니었다면 아마 미루고 미루다 크게 다친 후에야 차를 고쳤을 지도 몰라요. 그만큼 정비를 받는 게 제겐 어려운 부분이었어요. 삼성화재 애니카손사와 한국장애인재단 덕분에 큰 산 하나를 넘었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꿈을 향해 달려가는 주현 씨의 인생을 드림카 프로젝트가 늘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