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지금처럼 행복하기 전태일 씨 이야기

  • 2023.04.20
드림카 346호  장애유형 : 지체장애 수리내역 : 디스크 브레이크, 서스펜션 서포트 외  지금처럼 행복하기 전태일 씨 이야기나른한 오후, 경기도 화성에 사는 전태일 씨 부부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이들 부부와 대화하며 가장 많이 들은 단어는 ‘지금처럼’입니다. 앞으로 더욱 행복할 미래도 분명 있겠지만, 지금처럼 건강하게 서로 사랑하며 살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는 부부입니다. 가족이자 친구처럼 서로 든든하게 응원해주는 태일 씨 가족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지금이 행복한 부부 오늘의 주인공 태일 씨는 올해 62세로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아내 미영 씨는 58세로 가족을 보듬어주는 전업주부로 살고 있습니다. 드림카 프로젝트를 인연으로 대화를 시작하자 태일 씨는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운수업을 하셔서 집에 언제나 큼직한 차가 있던 풍경을 이야기합니다. “매일 차 청소는 막내인 제 몫이었어요. 청소를 깨끗이 하면 아버지가 용돈을 주셨죠. 그 즐거움과 칭찬에 차에 익숙해졌고 결혼한 뒤로는 아이들과 차를 타고 여행 가는 재미를 붙였어요.”  태일 씨는 사람들과 어울려 야구 하는 걸 좋아했고, 직접 경기를 관람하러 다니기도 즐겼습니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미영 씨를 만나 결혼을 하고 예쁜 두 딸을 얻었습니다. 딸들이 태어난 이후로는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데 푹 빠져 지냈습니다.  그리고 2015년경 직장생활을 정리한 태일 씨는 사촌과 동업을 시작했습니다. 작은 공장을 열어 운영했는데 예상보다 일이 많고 스트레스가 컸습니다. 어느 날 두통이 너무 심해 병원에 찾은 태일 씨는 뇌출혈 진단을 받아 즉시 입원했습니다. 곁을 지키던 미영 씨는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눈가가 촉촉해집니다.  “출혈이 생긴 부분이 소뇌 쪽이라 수술 자체가 위험하다고 했어요. 그래서 한 달간 중환자실에서 출혈이 멈추길 기다렸다가 혈관 시술을 받았어요. 그때 시술이 잘못되면 흔치 않은 비율로 뇌경색이 올 수 있다고 했는데 그 작은 비율이 제 남편에게 올 줄은 몰랐죠. 시술을 받고 한동안 의식을 못 찾고 중환자실에서 오래 지냈어요. 그리고 몸의 왼쪽에 마비가 왔죠.”병원에서는 태일 씨가 평생 못 걸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그래도 태일 씨 부부는 포기하지 않고 재활병원에서 생활하며 모든 시간을 재활에 쏟았습니다. 지금도 혼자 걷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 지팡이를 짚고 조금씩 서 있거나, 부축을 받아 몇 걸음씩 걷기도 합니다. 뇌출혈 후유증으로 삼킴장애와 어지럼증이 있어 식사할 때 사례가 자주 걸리는 편이지만, 싫은 내색 없이 꿋꿋하게 식사합니다.  장애가 생기기 전의 활발했던 일상과는 많이 달라진 태일 씨의 삶이지만 주어진 삶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갑니다. 요즘 태일 씨는 바둑에 취미를 붙였습니다. 자유로운 오른손으로 바둑을 두고, 휠체어를 타고 아내와 동네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잔잔하고 소소한 일상이지만 대화하며 함께 지낼 수 있어 지금이 너무나 행복한 부부입니다.   #소중한 딸들의 응원 태일 씨가 뇌경색으로 인해 장애가 생기고 재활에 전념하던 시기는 두 딸이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였습니다. 경제적으로 타격이 있어 딸들이 상처받을까 늘 걱정됐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미영 씨는 반듯하게 잘 자라준 딸들이 늘 자랑스럽다고 말합니다.  “저희는 일부러 남편을 위로하거나 장애인이 됐다고 달라진 점을 언급하지 않았어요. 그냥 평소처럼 지내자고 약속했어요. 좋은 마음으로 위로는 할 수 있지만, 그럴수록 남편이 자신을 환자라고 생각할 테니까요. 그래서 우리 가족이 스스럼없이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저 아빠라는 존재와 함께할 수 있다는 데 정말 감사한 날들이죠.” 어느덧 장성해 대학생이 된 두 딸은 자신들의 일상과 고민까지 모두 아빠에게 털어놓을 정도로 사이가 좋습니다. 큰딸은 아빠 성격을 닮아서 밝고 애교 많은 분위기 메이커입니다. 작은딸은 말수는 적지만 한 번씩 가족들을 크게 웃기는 귀여운 딸입니다. 태일 씨가 언제나 다정하고 가정적이었기에 장애가 생겼어도 미영 씨와 딸들에겐 그저 소중한 아빠일 뿐입니다.  “지금도 남편 생일이면 아이들이 편지를 써요. 재작년에 태일 씨가 입원해있을 때 생일을 맞았는데, 남편이 족발을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이 족발로 케이크를 만들어왔더라고요. 남편이 얼마나 좋았는지 감동해서 울더라고요. 그때 동영상 찍어뒀는데 지금도 보면서 이야기해요. 그날 정말 재밌었고 감동이었다고요.” 사랑스러운 딸들이 있어 태일 씨는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미영 씨가 태일 씨를 돌보며 힘든 마음보다 행복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딸들로부터 받는 응원 덕분입니다.#드림카 346호 이야기 왼쪽이 마비된 태일 씨의 삶에 자동차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 병원에 방문하고, 집에만 지내기 답답해하는 태일 씨를 위해 미영 씨는 매일 운전대를 잡습니다. 자동차가 있기에 휠체어가 들어가기 좋은 식당을 미리 알아뒀다가 온 가족이 외식도 즐깁니다.  태일 씨 가족의 즐거움에 일조하는 자동차는 2009년식으로 그동안 잔고장은 종종 있었지만 10년이 넘어가면서 소음이 심해지고 부품 교환 시기도 자주 찾아왔습니다. 한번은 정비소에 방문했더니 고치는 데 돈이 많이 든다며 폐차를 권유받기도 했습니다. 장거리 운전은 위험하니 가까운 곳만 다니라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차를 바꿀 만한 목돈이 없어 미영 씨는 늘 마음을 졸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복지관에 방문했던 미영 씨가 드림카 프로젝트 공문을 발견했습니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신청서를 작성하고, 행운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태일 씨 부부는 삼성화재애니카손사와 한국장애인재단의 도움을 받아 차를 구석구석 살펴보고 정비를 받았습니다.  “전에는 운전할 때 소음이 심했는데 정비를 받고 나니 마법처럼 소음이 사라졌어요. 차도 부드럽게 잘 나가고요. 승차감이 좋아졌는지 차에 탈 때마다 남편이 정말 좋아해요. 고맙다는 말도 자주 하고요.” 튼튼해진 자동차로 태일 씨 가족은 날이 풀리면 바닷가로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언젠가 딸들과 함께 갔던 태안여행이 태일 씨 마음에 사진처럼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가족여행을 가는데 딸들이 숙소랑 식당을 미리 알아보고 준비해요. 그렇게 간 여행 중에 태안여행이 있는데 그때 야경 보면서 웃고 이야기한 시간을 남편이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그곳에 또 가고 싶어 해서 내년 봄에는 태안으로 가족여행을 가고 싶어요.” 소박한 여행 계획처럼 태일 씨 부부의 새해 소원 역시 ‘지금처럼 행복하기’입니다. 지금처럼 큰 걱정 없이 지내는 것, 졸업을 앞둔 딸들이 원하는 직업을 갖고 가족 모두 아픈 데 없이 건강한 한 해를 보내는 게 소원입니다.  “드림카 프로젝트에 신청할 때만 해도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저의 가족 말고도 많을 텐데 선정될 수 있을까, 긴장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선정됐다고 연락을 받았을 때 얼마나 기쁘던지요. 정비소에서도 친절하고 세심하게 정비해주셨고, 지원 과정에서 삼성화재애니카손사와 한국장애인재단의 배려를 실감했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화기애애한 태일 씨 가정의 앞날에 드림카 프로젝트가 늘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