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사랑으로 쑥쑥 자라는 아이 노윤겸 군 이야기

  • 2023.04.20
드림카 345호  장애유형 : 발달장애 수리내역 : 디스크 브레이크 외   사랑으로 쑥쑥 자라는 아이 윤겸이네 이야기전화 인터뷰로 윤겸이의 이야기로 듣기로 한 날, 윤겸이의 어머니인 이은영 씨와 통화하는 너머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줄곧 들려옵니다. 웃음 가득 이야기를 나누는 엄마 목소리에 윤겸이도 기분이 좋아진 걸까요? 까르르 웃는 윤겸이의 목소리가 들리고, 전화기 너머 포근한 윤겸이네 집 풍경이 그려집니다. 한겨울도 봄처럼 따뜻하게 살아가는 윤겸이네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음악과 탈춤에 푹 빠진 막내 올해 우리 나이로 14살인 윤겸 군 가족은 춘향전으로 잘 알려진 전북 남원에 살고 있습니다. 사랑이 넘치는 고장에 살고 있어서인지 윤겸이네 다섯 가족은 매일 즐겁고 신나는 일상의 연속입니다.  특히 음악과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윤겸이 덕분에 온 가족이 음악 없이 지내는 날이 없습니다. 그런 윤겸이가 요즘 푹 빠져있는 건 봉산탈춤입니다. 윤겸이의 어머니 은영 씨는 이러한 윤겸이의 일상을 이야기해줍니다.  “윤겸이가 봉산탈춤을 굉장히 좋아해요. 봉산탈춤 음악을 들으며 탈 쓰고 춤추기를 즐겨요. 복지관에서 미술치료를 받는 데 거기서도 선생님께 탈춤 추고 싶다고 말해서 여러 가지 탈을 만들어보기도 했어요.”탈춤과 국악에 적극적인 윤겸이에게 제대로 가르쳐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남원에는 장애아동이 교육받을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은영 씨는 다른 지역의 봉산탈춤보존회에 문의도 해봤지만 장애아동에게 가르칠 여건이 부족하다는 답변을 받아 아쉬운 마음으로 포기했다고 합니다. 대신 은영 씨는 유튜브로 다양한 탈춤 영상을 보여줍니다. 윤겸이가 좋아하는 노래는 함께 따라부르며 즐겁게 지냅니다.  “전문가에게 배울 기회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다 해도 윤겸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한다는 데 만족해요. 공부를 잘하라거나 무슨 직업을 갖길 기대하기 보다는 윤겸이와 우리 가족들이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지내는 게 행복이지요.” 윤겸이에게 기대하는 게 많진 않지만 그래도 한번쯤 들어보고 싶은 말은 있다고 합니다.  “윤겸이가 ‘엄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걸 한 번쯤 듣고 싶어요. 지금 윤겸이는 말을 할 수는 있지만 유창한 편은 아녜요. 지금은 감사한다, 사랑한다 말 대신 제 손을 자주 잡아주곤 해요. 지금도 너무나 기쁘고 행복하지만, 또박또박 감사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윤겸이가 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저는 정말 소원이 없을 것 같아요.”  #매일 사랑한다 말해주기 세 아이 중 막내인 윤겸이는 은영 씨 부부가 기쁜 마음으로 기다린 아이였습니다. 윤겸이의 형과 누나는 비장애인이고 키우는 동안 늘 건강했기 때문에 별걱정 없이 윤겸이의 탄생만 기다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임신 8개월이 채 안된 시기에 양수가 터져 큰 병원으로 이송된 은영 씨는 한 달간 누워지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수술로 윤겸이를 낳고, 마취에서 깨 남편으로부터 윤겸이가 다운증후군이 의심돼 염색체 검사를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다운증후군 판정을 받았습니다.  “사실 우리 아이가 장애가 있든 없든 저희가 키우는 데 큰 영향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임신 기간에 병원에서 세심하게 진료하고 검사를 통해 윤겸이의 장애를 미리 알았더라면 아이를 키우기 위한 준비를 더 잘 할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있었죠.” 태어나 곧장 인큐베이터로 들어간 윤겸이의 얼굴을 보기 전 은영 씨는 아이의 발도장을 먼저 받았다고 합니다. 그 발도장이 너무 예뻤다는 은영 씨. 작고 예쁜 발도장을 보고 사랑에 빠진 걸까요? 한 달간 인큐베이터에서 지낸 윤겸이와 퇴원해 집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14년을 보내며 은영 씨가 제일 많이 해준 말이 바로 “사랑해”입니다.“아이가 걸을 수 있을까? 말은 할 수 있을까? 모든 게 걱정이었어요. 윤겸이가 많이 약해서 우는 소리도 못 내고 입만 뻐끔거리던 아이였거든요. 그래서 더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해줬던 것 같아요. 그랬던 윤겸이가 치료도 잘 받고 건강하게 자라서 이제는 말도 조금씩 하고 노래도 하고 지내잖아요. 정말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윤겸이 부모님의 넘치는 사랑만큼 형제들과의 우애도 두텁습니다. 윤겸이의 형은 유치원 다닐 때부터 동생의 젖병을 씻고 졸려 하면 직접 재울 정도로 막냇동생을 아꼈습니다. 누나는 윤겸이와 장난도 잘 치고 곧잘 놀아줍니다. 가끔 티격태격할 때도 있지만 그 역시도 형제들 사이에 있을 법한 따뜻한 풍경입니다.   #드림카 345호 이야기 윤겸이네 가족이 사용하는 오래된 자동차는 가까운 친척이 주신 차입니다. 친척분이 운전 연습할 겸 구입한 자동차를 윤겸이가 퇴원하고 치료를 다녀야 할 상황에 놓이자 기꺼이 내어주신 겁니다. 그 차를 타고 윤겸이는 발달치료,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을 꾸준히 받아왔습니다. 덕분에 울음소리 내는 것조차 어려웠던 윤겸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습니다.  그랬던 윤겸이네 가족에겐 지난여름부터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언제부턴가 운전 중에 창문을 열어놓으면 긁는듯한 쇳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입니다. 높은 톤의 소리를 무서워하는 윤겸이는 창문을 열고 운전할 때면 귀를 막고 무서워했습니다. 학교에 가기 위해 차에 타는 윤겸이의 형과 누나도 불안해했습니다. 남원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사는 윤겸이네 가족은 하루하루 불안한 마음으로 차에 타야 했습니다. “아이들 학교와 윤겸이 병원, 복지관 등을 이용하려면 차가 반드시 있어야 해요. 차가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코로나로 인해 제한이 많으니 더욱 자동차가 필요한데, 차만 타면 윤겸이가 무서워해서 이도 저도 못 하고 있었죠.” 정비업체에 방문하니 브레이크가 닳아 교체해야 한다고 설명해줬습니다. 비용을 물어보니 생각보다 비싸 은영 씨의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마침 복지관에 붙어있던 드림카 프로젝트 포스터를 보고 용기 내 신청했습니다. 그 결과 드림카 345호로 선정된 윤겸이네는 차량정비를 받아 다시 안전하게 차에 오를 수 있게 됐습니다.  정비받은 후에는 소름 끼치게 들려오던 쇳소리가 더는 들리지 않습니다. 아이들도 마음이 편안해진 게 느껴지고, 승차감도 좋아졌습니다. 자동차가 튼튼해졌으니 한 번쯤 가족들과 여행도 떠나고 싶어집니다. “윤겸이가 라디오에서 호텔 광고를 들었나봐요. 자꾸 저한테 ‘호텔 지을거야?’라고 물어봐서 호텔을 짓자는 말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몇 번 듣다 보니 호텔에 놀러 가고 싶다는 말이었어요. 여행이라는 단어가 익숙지 않은 윤겸이의 표현이었어요. 그래서 코로나 사태가 완화되는 대로 우리 가족 다같이 바닷가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끝으로 은영 씨는 드림카 프로젝트를 지원해주신 삼성화재애니카손사와 한국장애인재단에도 감사의 말을 덧붙입니다.  “장애인 가정에 꼭 필요한 부분에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자동차를 고쳐주는 건 장애인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관심을 가져야 알 수 있는 도움이니까요. 감사한 마음 오래오래 간직하며 윤겸이 행복하게 잘 키우겠습니다!”  윤겸이의 또박또박한 말을 들을 수 있는 그날까지 드림카가 동행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