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형의 행복을 바라며 정상백 씨 이야기

  • 2023.04.20

드림카 343호 장애유형 : 발달장애 수리내역 : 외부벨트, 브레이크 디스크 외  형의 행복을 바라며 정상백 씨 이야기드림카 343호의 주인공 정상백 씨가 사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상백 씨의 동생 상민 씨와 만났습니다. 말을 곧잘 하는 편이지만 원활한 대화가 어려운 상백 씨 대신 상민 씨가 이야기를 대신 전하기로 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형을 지켜주는 동생으로 살아오며 누구보다도 형의 행복을 빌어주는 상민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내 뭉클했습니다. 함박눈처럼 포근하게 살아가는 상백 씨와 상민 씨 형제의 이야기, 지금부터 전해드립니다.   #형을 지키는 동생 올해 47세인 정상백 씨는 서울 강서구에서 부모님과 살고 있습니다. 두 살 어린 동생 상민 씨는 결혼해 가정을 꾸린 어엿한 가장입니다. 결혼 후 독립해 따로 살고 있지만 상민 씨는 줄곧 부모님과 형, 아내와 자녀를 모두 한 가족으로 생각하며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는 천천히 형의 어린시절을 떠올립니다.  “형이 학교에 입학했는데 하도 적응을 못하니까 부모님이 저를 함께 보내셨어요. 저는 6살 미취학 아동이었는데 함께 학교에 가서 형 옆에 앉아 형을 지켜보곤 했어요. 그때까지 우리 가족은 형이 장애인이란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어요. 화가 많은 성격이라 교우 관계가 좋지 못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게 발달장애일 거란 생각은 꿈에도 못했던 거죠.” 상백 씨의 장애는 초등학교 2학년이 다 돼서야 알게 됐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오른쪽 눈의 시신경이 미약해 눈을 반밖에 뜨지 못하는 어려움은 있었지만, 발달장애가 있다는 사실은 2학년 무렵 담임선생님과 면담을 통해 알게 된 겁니다. 그제야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고 특수학급으로 옮겨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더 일찍 장애를 알았더라면 상백 씨의 삶은 달라졌을까요?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상민 씨는 안타까운 마음도 털어놓습니다.  “형이 한쪽 눈을 반밖에 못 떠요. 그래서 친구들이 놀리고 괴롭힌 적이 있었는데, 발달장애가 있다 보니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학교에서 교우 관계가 어려웠던 거예요. 장애를 미리 알았더라면 형이 제대로 교육도 받고 상처받지 않고 학교생활 할 수 있었을 거란 생각도 듭니다.”

그 이후로도 상백 씨는 종종 상민 씨를 놀라게 하곤 했습니다. 맞벌이하시던 부모님이 없는 집에서 밥을 해서 태우고, 상민 씨가 사 온 병아리를 죽일뻔한 적도 있습니다. 발달장애로 인해 의사 표현이 서툰 상백 씨와 함께 있는 시간은 힘들긴 했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형이었습니다.  상민 씨는 차츰 형과 함께 시간을 보낼 방법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집에 있는 레코드를 틀고 함께 노래하거나 소리 내 책을 읽고 글씨를 쓰며 놀았습니다. 그렇게 형제만의 따뜻한 추억이 쌓여갔습니다.   #일년을 기다리는 이벤트 현재 상백 씨의 지능은 5~6세 아이와 같은 상태입니다. 홀로 식사나 일상생활이 어려워 활동보조 지원을 받아 주로 집에서 생활합니다. 함께 생활하는 부모님도 나이가 많으셔서 주로 집에 계시는 편입니다.  그런 상백 씨는 답답한 나머지 가끔 집밖으로 나가 하염없이 돌아다닐 때도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상백 씨가 사라져 온 가족이 찾으러 다닌 적이 많습니다. 그럴 때면 밤새 걸어 다녀 몰골이 많이 상한 상백 씨를 찾아오곤 했습니다.  “말을 할 줄 알고 글씨도 쓰지만, 그 외에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고 집안에만 있으니 형이 답답해해요. 가끔 보면 혼잣말을 많이 해요. 아니면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들 말투를 흉내 내거나 하릴없이 보내죠. 끼니도 잘 챙기지 않고 한 번씩 사라지면 쉬지 않고 걸어 다녀서 지금은 체중도 너무 적고 많이 말랐어요. 형을 보면 속상하고 제가 보호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늘 답답해하는 상백 씨, 그런 형을 돌보며 힘겨워하는 부모님을 위해 상민 씨가 일 년에 한 번씩 하는 이벤트가 있습니다. 부모님과 형, 상민 씨 이렇게 넷이 여행을 가는 겁니다. 아내와 자녀들까지 데려가면 형까지 챙기기에 버거워 일 년에 한 번은 넷이서만 어디론가 떠납니다. 보통 명절을 앞두고 벌초를 갔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하루 이틀 자고 오는 여행을 갑니다.  여행을 가면 상민 씨는 상백 씨의 손을 꼽 잡고 다닙니다. 어릴 때부터 외출할 때면 형을 잃어버릴까 봐 손을 잡고 다니던 게 익숙해졌습니다. 상백 씨도 상민 씨 손을 잡고 다니기를 좋아합니다. 매일 형을 챙기느라 힘겨워하는 부모님도 여행에서만큼 마음놓고 웃을 수 있습니다.   #드림카 343호 이야기 상백 씨 가족이 여행을 다닐 수 있던 것도 자동차가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부족한 형편에 상백 씨 가정엔 자동차가 있던 적이 없었습니다. 상민 씨가 직장생활을 하며 구입한 7인승 자동차는 부모님과 형, 아내와 자녀들까지 한 가족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무엇보다 대중교통을 타기 어려운 상백 씨가 동네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가려면 상민 씨는 부지런히 운전해 상백 씨를 데리고 다닙니다. 혼잣말을 많이 하고 돌발행동을 하는 상백 씨는 대중교통에서 곤란한 일을 많이 겪었습니다. 집에서만 지내기 늘 답답해하는 상백 씨의 마음을 달래주고 싶어 상민 씨는 주말이면 틈틈이 상백 씨를 차에 태워 외출합니다.

그렇게 상백 씨 가족에게 꼭 필요한 자동차는 올해 들어 소음과 진동이 심해졌습니다. 처음 샀을 때 비해 연비가 나빠졌고 브레이크 한쪽이 잘 밟히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차에 우연히 알게 된 드림카 프로젝트에 상민 씨는 눈에 번쩍 뜨였다고 합니다.  “제가 직장생활을 하며 산 자동차가 제 가족에게 유일한 이동수단인데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지니 속상했죠. 그러다 우연히 드림카 프로젝트를 알게 됐는데 저희가 선정돼 정말 기뻤습니다.” 정비소에서는 상민 씨가 고민하던 부분을 말끔하게 고쳤습니다. 익숙한 자동차였지만 정비를 받은 후 운전할 때면 새 차를 타는 것처럼 편안해졌습니다. 정비를 마친 다음 상민 씨가 떠올린 것은 내년에 형과 함께 떠날 여행입니다. 형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장소로 떠나 새로운 풍경과 즐거움을 선물해주고 싶습니다.  “저는 형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제 행복해졌거든요. 결혼도 하고 너무 예쁜 아이들도 생겼어요. 제가 행복한 만큼 우리 형도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그래서 시간 날 때마다 형이랑 손잡고 세상에 좋은 것을 많이 보여주려 해요.” 그러한 상민 씨의 소망에 드림카 프로젝트가 힘을 보탠 게 분명해 보입니다. 상민 씨는 마지막으로 삼성화재애니카손사와 한국장애인재단에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우리 가족에게 단 한 대뿐인 자동차를 오래 탈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림카 프로젝트를 통해 형과 더 좋은 시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삼성화재애니카손사와 한국장애인재단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상백 씨 가족의 행복한 시간에 드림카 프로젝트가 늘 동행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