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농인 곁을 지키는 태권브이 대구농아인협회 동구지회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청각장애 수리내역 : 브레이크 패드, 연료필터 외  농인 곁을 지키는 태권브이 드림카 338호, 대구농아인협회 동구지회 이야기
대구시 효목동에 위치한 대구농아인협회 동구지회(이하 지회)는 대구시 농인들이 눈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데 힘이 되고자 설립된 단체입니다. 설립한 지 어느덧 10년이 넘은 지회에는 그동안 크고 작은 추억이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특히 6년째 가꾸고 있는 지회의 텃밭은 올해도 새순을 틔우기 위해 따뜻한 봄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땀 흘려 일궈낸 고랑 사이사이로 움트는 새싹처럼 희망으로 가득한 지회의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 세상과의 소통을 응원하며 지회는 농인의 복지증진과 재활을 위해 2009년 10월 설립된 단체입니다. 농인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수어 통역서비스를 중심으로 일상의 다양한 부분에 도움을 전하고 있습니다.  지회의 대표적인 사업은 수어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수어 보급사업으로 청인이 참여하는 수어 교실, 수어 통역사 파견을 통한 수어 교육 등을 진행합니다. 송년의 밤, 6·3 농아인의 날 기념행사 등 농인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복지행사와 농아인 인식개선 캠페인, 문화탐방, 하계캠프 등이 이루어집니다. 지회를 이용하는 농인은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여러 사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회가 내세우는 강점은 역시 수어 통역서비스입니다. 이와 관련해 지회의 김민주 담당자가 보다 자세히 설명합니다.
“우리 지회가 가장 잘하는 부분은 역시 수어 통역서비스입니다. 농인을 직접 대면하거나 영상전화로 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단순한 통역이 아니라 농인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소통의 욕구를 해결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회의 수어통역서비스는 출장, 내방, 전화로 통역을 진행합니다. 2020년에는 농인 약 300여 명에게 총 2,900회 가량의 수어 통역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또 지회는 농인과 청인 모두에게 수어 교육을 제공해 수어를 하나의 언어로 바라볼 수 있도록 교육합니다. 이로써 듣고 말하지 못해 소외되는 농인이 당당히 사회참여를 할 수 있도록 시도합니다. “수어를 할 수 있는 농인과 청인이 더 많아지도록 수어 보급사업도 적극 진행 중입니다. 지회에서 분기마다 수어교실 기초반, 중급반을 운영하는데 약 45명가량의 학생이 교육을 수료합니다. 외부기관에 수어 통역사를 파견해 지금까지 300여 명의 학생이 수어를 배웠습니다. 언어장벽을 허물기만 해도 장애로 인한 차별과 소외를 해결할 수 있어 수어 통역서비스와 수어 보급사업은 앞으로도 우리 지회가 주력할 부분이에요.” 소통에 집중하는 지회의 노력을 농인들도 잘 헤아려주는 듯합니다. 일상의 소통에서 막막함을 느끼는 농인들이 지회의 통역으로 답답함이 해소되면 환한 미소를 보이며 여러 번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합니다.   # 봄볕에 영그는 텃밭처럼 소통을 돕는 역할 외에도 지회에서 진행하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여러 행사와 프로그램이 취소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있었지만, 김 담당자는 통역서비스와 후원 물품 전달 등을 쉼 없이 진행하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고 회상합니다.  지회에서 자랑스레 여기는 프로그램 중에는 ‘텃밭 가꾸기 사업’도 있습니다. 농인이 직접 텃밭을 가꾸며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농인 당사자 간의 공동체 의식 함양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015년에 시작해 꾸준히 이어진 텃밭 가꾸기 사업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2020년에 잠시 중단했지만, 2021년에는 재개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사업입니다.  “1년 중 8개월 정도는 텃밭을 운영합니다. 참가자를 선정해 씨앗과 모종을 배포하면 농인들이 직접 농작물을 가꾸고 수확합니다. 밭에서 농사를 지어보고, 정기적으로 외출을 하게 되니 참여하시는 분들이 건강해지고 웃음도 많아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땀 흘려 수확한 작물을 지회 직원들에게 나눠주실 때도 있어 마음이 뿌듯해지곤 합니다.”  # 드림카 338호 이야기 텃밭 가꾸기 사업에 없어서는 안 될 게 있다면 바로 자동차입니다. 대구 공산동 일대의 텃밭까지 대중교통으로 갈 수 없고, 연로한 농인은 거동이 불편해 지회의 자동차로 함께 이동해야 합니다. 외부 통역서비스를 나가고 행사를 진행할 때도 지회의 자동차는 제 몫을 톡톡히 해냅니다.  “우리 지회의 자동차는 ‘손전등’과 같다고 생각해요. 도움이 필요한 곳 구석구석 밝히는 손전등처럼 지회의 자동차는 농인의 일상에 드리운 어둠을 밝혀주는 존재예요. 자동차가 없다면 통역서비스나 프로그램 운영이 어려워지는데, 자동차가 있기에 여러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습니다.” 지회의 활동에 있어 중요한 자동차이지만 김 담당자는 처음 자동차에 올랐을 때의 상황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자동차가 낡아서인지 진동이 굉장히 심했어요. 처음 탑승했을 때 덜컹거림이 너무 심해서 차에서 내리고도 몸이 떨릴 정도였죠. 정차할 때마다 브레이크가 잘 걸리지 않아 밀리는 느낌도 들었고요. 제가 탈 때도 이렇게 두려운데, 감각이 예민한 농인들이 이용할 때는 더 불안함이 크지 않을까 걱정이 됐습니다.” 2021년에는 김 담당자가 직접 운전도 맡아야 하는데 자동차 상태가 좋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마침 드림카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고, 간절한 마음으로 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지회의 자동차가 드림카 338호로 선정됐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져왔습니다.
말끔하게 정비를 받고 튼튼해진 지회의 차량이 도착한 날, 김 담당자는 떨리는 마음으로 자동차에 탑승했습니다.  “차를 고치기 전에는 시동을 걸고 출발할 때마다 차가 위아래로 흔들리고 덜컹거려서 속이 안 좋을 정도였는데요. 지금은 진동이나 소음이 없이 부드럽게 운전이 되네요. 안전하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어요!” 불안했던 마음을 한시름 내려놓은 김 담당자는 지회의 계획도 이야기합니다.  “자동차가 튼튼해졌으니 통역과 가정방문 등 서비스를 더욱 활발히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쁘고요. 올해는 코로나19가 안정되는 대로 그동안 취소됐던 문화행사와 체험활동 등을 다채롭게 제공해드리고 싶어요. 그로 인해 농인들이 소통의 자유로움을 느끼고 마음을 열 수 있다면 우리 지회의 직원들도 더욱 힘이 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림카 프로젝트를 지원해주신 ‘삼성화재애니카손사’와 ‘한국장애인재단’에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오래된 지회의 자동차를 수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자동차로 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달려가는 태권브이처럼 농인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대구농아인협회 동구지회가 되겠습니다!”  농인과 세상의 소통에 오작교가 되어주는 대구농아인협회 동구지회 곁에 드림카가 늘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