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소통하는 우리 밀양 사랑방 경남농아인협회 밀양시지회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청각장애 333호 수리내역 : 샤프트 어셈블리, 암 컴플리트 외  소통하는 우리 밀양 사랑방 드림카 333호, 경남농아인협회 밀양시지회 이야기
지난 계절이 물러가는 것처럼 코로나19도 물러가면 좋으련만, 항상 조심해야 할 시기이기에 경남농아인협회 밀양 시지회(이하 지회)에서는 행사와 프로그램 대신 오늘도 가정방문을 준비합니다. 지회의 조영은 대리는 가정방문을  다니며 농인들과 소통하다 보면 힘든 줄 모른 채 하루를 보낸다고 말합니다.  “‌처음엔 위험한 시기인데 가정방문을 해도 될지 걱정이었지만, 막상 방문하면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찾아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도 밀양 곳곳을 누비며 소통의 힘을 발휘하는 지회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 의사소통의 장벽을 해소하며 지회는 농인의 권익을 보호하고 복지증진을 위한 제반 사업을 운영하고자 설립되었습니다. 지회에서는 농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수어교육을 합니다. 또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를 운영하며 농인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참여를 유도합니다. 국내외 복지단체들과 교류하며 다른 문화권 농인들의 복지정책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지회의 여러 사업 중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우는 부분은 수어통역센터입니다. 수어가 필요한 곳에 찾아가 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농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수어를 교육합니다. 조영은 대리는 농인의 의사소통 능력을 높이는 수어통역에 항상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수어통역센터를 통해 수어를 최대한 널리 알려 농인에게 처한 의사소통의 장벽을 해소하는 게 우리 지회가 잘하 는 일 중에 으뜸이라고 생각해요. 농인은 일상에 꼭 필요한 정보, 안전, 대인관계 등 여러 면에서 불리한 점이 많 습니다. 수어가 보급되고, 통역서비스가 원활하다면 농인의 삶의 질을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이 향상시킬 수 있 다고 생각합니다.”
소통을 중시하다 보니 지회 이용자들 역시 소통에 적극적인 편입니다. 이 분들에게는 협회 사무실에 찾아오거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의 소소한 일이 일상의 즐거움입니다. 지회를 이용하는 분들의 연령대가 다양하지만, 농촌  지역인 밀양의 특성상 60대 이상 노령자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한가하고 적적하게 살아가는 노령의 이용자들에 게 지회는 친근하면서 즐거움으로 가득한 사랑방입니다.  “‌이용자 대부분이 노령인 데다 혼자 사시는 분이 많으셔서 누군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온종일 말 한마디 하지 않은 채 적적하게 보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지회 직원들이 이용자의 어려움을 먼저 헤아리고, 찾아가 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보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저희의 노력이 통해서인지 우리 지회를 찾는 분들은 소 통을 어려워하지 않으세요.”   # 농인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지회에서는 농인의 정보 접근성과 소통에 특히 신경 쓰는 편입니다. 지회에서 매일 하는 일 중에는 앱을 이용해 이 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수어로 번역해 올리는 일도 있습니다.  “‌농인들은 자막이 나오는 방송을 볼 수 있지만, 우리 지역의 사건·사고나 지역 뉴스는 접하기 어렵거든요. 특히 지 난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심각했을 땐 지역 뉴스가 정말 중요한데 접할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지역 뉴스와 사건·사고 소식을 녹화하고 수어로 번역해서 촬영한 다음 간단히 편집해서 밴드에 공유하는 일을 매일 했습니다. 이용자분들 반응도 정말 좋았고요. 촬영하고 편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지만, 보람을 많이 느낍 니다.” 소통과 더불어 지회에서 중시하는 프로그램은 안전교육입니다. 들리지 않는 농인이기에 위험 상황이 닥쳤을 때 늦 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진이 났을 때, 홀로 사는 농인에게 위험이 처했을 때, 긴급한 상황에 안 내를 받지 못할 때 등등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방법을 수시로 교육합니다.  그밖에 집에서도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요가와 스트레칭 등 체육 프로그램과 보건소와 연계해 연로한 농인들이  상담을 받고 아픈 몸을 치료받을 수 있는 사업도 진행합니다.  “‌비장애인보다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농인에게는 건강을 챙기고 위험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그런 맹점을 보완해서 밀양시의 모든 농인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 지회의 일이겠죠?”
# 드림카 333호 이야기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지회의 행사와 프로그램 다수가 취소됐습니다. 지회의 활동이 아니면 홀로 집에만 있어야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지회에서는 가정방문을 최대한 많이 다녔다고 합니다.  “‌이용자분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어려운 점은 없는지 가정방문을 다니기로 했지만 마음이 편치는 않았어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데 저희가 방문하는 게불편하진 않을까 걱정이 됐거든요. 그런데 막상 방문하면 다들 너무 좋아하시고, 고마워하시더라고요. 답답하셨던 마음도 털어놓으시고요. 행사나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보다 가정방문할 곳이 많아서 몸이 고단하긴 하지만 어느 때보다 뿌듯한 시기를 보낸 것 같습니다.” 가정방문을 하면 이용자들의 고충을 듣고, 방역물품을 전달하고, 필요할 경우 병원이나 관공서 방문에 동행해드리기도 합니다. 농촌 지역 특성상 이용자들의 주거지가 시내에 밀집해있지 않아 밀양 구석구석을 다니는 일정을 소화합니다. 그리고 그 일정에 자동차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저희에게 자동차는 의사소통이에요. 차가 없다면 수어통역서비스를 나가거나 가정방문을 다닐 엄두도 못 내겠죠. 자동차가 있기에 이용자들과 소통할 수 있으니까요. 자동차가 의사소통 그 자체라고 느낍니다.” 지회의 자동차는 2006년식 승합차로 15년째 운행 중입니다. 그동안 수어통역서비스와 각종 행사, 체육대회, 프로그램 등에 요긴하게 쓰였습니다. 열심히 달린 탓인지 언제부턴가 소음과 진동이 심해졌고 브레이크 밀림 현상 때문에 조마조마한 날이 많았습니다. 조영은 대리는 차가 노후할수록 마음이 불편했다고 털어놓습니다.  “‌장거리 운행을 많이 한 편이라 자동차 점검이나 정비에 신경 쓰는 편인데도 워낙 오래된 차량이라 한계가 있더라고요. 운전하는 저희 마음에 걱정이 많다 보니 ‘우리 마음이 이렇게 불안한데 이용자들을 태워도 되는 걸까?’라는 염려가 들었죠. 어디를 가든, 누가 타든 안심하고 탈 수 있길 간절히 바라며 드림카 프로젝트에 지원했습니다.” 다행히도 드림카 프로젝트에 지회가 선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져 왔습니다. 오래된 자동차는 구석구석 정비를 받았고, 튼튼해진 상태로 지회의 품에 돌아왔습니다. 자동차가 돌아오자 시범 운전을 해본 조영은 대리가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젠 운전이 부드럽게 되고 소음도 말끔히 사라졌네요. 무엇보다 운전하는 저와 직원들 마음이 정말 편해졌어요. 튼튼해진 차량으로 이용자들의 건강과 일상을 세심하게 살피는 경남농아인협회 밀양시지회가 되겠습니다. 응원해주신 삼성화재애니카손사와 한국장애인재단에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