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나만의 꽃 피우기 장미자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지체장애, 325호 수리내역 : 배터리, 와이퍼 브러쉬 외, 나만의 꽃 피우기, 드림카 325호, 장미자 씨 이야기새해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입춘이 지났습니다. 사람의 일과 상관없이 계절은 정직하게 흐릅니다. 봄을 알리는 꽃망울은 아직 멀지만 우리들 마음속에 봄은 멀지 않은 듯합니다. 장미자 씨 역시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 똑똑하고 야무진 외동딸, 경상북도 예천군에서 태어난 미자 씨는 이발사였던 아버지와 전업주부로 일하시는 어머니 밑에서 4남1녀 중 외동딸로 태어났습니다. 세 살 때 홍역을 크게 앓은 이후 제대로 걷지 못하게 됐고 나중에 소아마비 증상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백신이나 예방주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터라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지만, 공부나 집안 살림 모두 야무지게 해내는 똑똑한 딸로 성장했습니다. “어릴 때는 참 꿈이 많았어요. 학교 선생님도 되고 싶고 정치인이나 피아노 선생님도 되고 싶었는데 집안이 어려워지면서 내가 우리 집안을 돌봐야겠다, 엄마 아빠를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하고 싶은 공부가 많았지만 일하고 돈 버느라 아무것도 못 한 게 지금 생각하면 많이 아쉬워요.” 미자 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기술학교에 진학해 니트 짜는 기술을 배웠고, 몸이 편찮으신 아버지와 주부로서만 살아온 어머니 대신 어린 동생들을 돌봤습니다. 큰오빠는 금세공, 작은오빠는 양장점 기술을 배우며 독립했지만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였고, 남동생들은 어렸기에 미자 씨가 집안을 책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계로 니트를 짜서 일본에 수출하는 일이었어요. 당시 저희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선 일을 포기할 수가 없었죠. 당시 절 아끼던 선생님이 주산 부기를 배워서 서울의 더 좋은 곳에 취직하라고 하셨거든요. 몸이 불편할수록 배워야 한다고 저희 집을 찾아와 만류하실 정도였어요. 하지만 오빠들은 공장이 망해 집에 와 있던 시절이었고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차압이 들어올 정도여서 저를 위해 뭔가를 할 여유가 없었어요. 그렇게 18살 때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순탄하지 못했던 결혼 생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 온 미자 씨는 실력을 인정받아 서울에 있는 공장으로 취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공장에서 낙상 사고를 겪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왔고, 이후 아이들을 책임지기 위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전자제품 회사에서 모니터 검수하는 일을 했고 이후에는 보험설계사로 15년을 일했어요. 몸이 아프고 불편했지만 내 자식들은 어떻게든 내가 챙기고 보살펴야겠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었죠.” # 우울증을 극복하게 해준 론볼, 현재 미자 씨의 가장 큰 행복은 론볼 입니다. 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때 우연히 시작한 론볼로 건강은 물론 삶의 활력을 찾았고, 선수로 활동하면서 목표도 생겼습니다. “론볼을 시작한 건 10년 정도 됐어요. 애들 결혼시키고 학교 보내면서 여유가 생겨 건강 관리 차원에서 시작했죠. 론볼이 야외 경기라 햇빛도 보고 몸을 움직이니까 좋더라고요. 열심히 하다 보니까 1년도 안 돼서 선수로 발탁됐고, 현재는 전국체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쉽지 않지만 아침부터 연습에 매진하였고,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왼쪽에 보조기기를 차고 있는데 예전보다 다리가 더 짧아졌더라고요. 어려운 상황이지만 열심히 해서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어요. 점촌에도 론볼 에이스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 드림카 325호 이야기, 미자 씨가 운전면허를 취득했던 1995년에는 가까운 곳에 장애인을 위한 운전면허 교육시설이 없어서 버스를 타고 상주까지 가야했고, 대구의 시험장으로 가서 운전면허 시험을 치렀습니다. 일과 선수생활을 위해선 자동차는 꼭 필요한 상황이었기에 어렵게 취득한 운전면허는 더 없는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일을 했을 때는 출퇴근용으로 사용했고 지금은 론볼과 병원에 다닐 때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론볼선수로서 꾸준히 대회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자동차가 꼭 필요하고요. 병원에 갈 때도 자동차를 많이 이용하고 있어요.”미자 씨가 현재 소유하고 있는 차량은 최근에 시동 꺼짐과 브레이크 밀림 현상이 생겨 점검을 받은 결과 배터리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겨울에는 시동이 걸리지 않아 고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드림카 프로젝트는 제가 복지관에서 행정 도우미로 일할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직원이라서 다른 분께 기회를 먼저 드려야 하는 상황이라 신청을 못 하고 있다가 최근 일을 쉬면서 신청했어요. 다행히 선정되어 수리를 받을 수 있게 됐어요. 이제는 아무리 추워도 시동이 잘 켜지고 브레이크 밀림 현상도 사라져서 안전하게 운전하고 있어요.” 미자 씨는 2017년도부터 행정복지센터와 장애인복지관에서 행정 도우미로 일했습니다. 예전보다 걷는 게 불편해져 휠체어를 타야 하는 상황이 많아졌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일하는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시작한 일입니다. 현재는 취업 활동이 어려워 쉬고 있지만 기회만 있다면 다시 한번 행정 도우미로 일하면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습니다. 일과 론볼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미자 씨는 앞으로도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갈 것이라 다짐을 전했습니다. 문경의 론볼 에이스, 미자 씨의 활약을 응원하며 드림카도 우승을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