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인생 2막을 준비하며 이원철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지체장애, 317호 수리내역 : 연료 게이지, 브레이크 외, 인생 2막을 준비하며, 드림카 317호, 이원철 씨 이야기경북 성주군에 살고 있는 이원철 씨는 이제 시골 생활 3년 차로 접어들고 있는 귀촌 새내기입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힘들었던 시골 생활이었지만 지금은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친근한 사람이 됐습니다. 귀촌 후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는 원철 씨의 이야기를 들어 볼까요? # 엄한 아버지가 키워주신 자립심, 원철 씨는 2남 1녀 중 첫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장남이자 집안의 종손으로 부모님의 사랑과 기대를 듬뿍 받았지만 세 살 때 앓은 소아마비로 지체장애를 갖게 됐습니다.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제가 세 살 때 물놀이를 갔다가 심한 감기에 걸렸대요. 그때는 그냥 단순 감기인 줄 알고 동네 병원에 갔는데, 잘 걷지 못하고 일어서지 못해서 큰 병원에 가보니까 소아마비라는 거예요.”초등학교에 진학했을 때는 보조기기를 차고 다녔지만 워낙 무겁고 힘들어서 중학생 때부터는 휠체어를 타고 학교에 다녔습니다. 다행히 학교와 집이 가까웠고 또 책가방을 들어주고 휠체어를 밀어주는 등 도움을 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고등학교까지 무사히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장남이고 종손이라고 늘 네가 크면 집안을 이끌어가야 한다, 동생과 어머니를 챙겨야 한다며 저를 엄하게 키우셨어요.” 가족과 형제들 그리고 고마운 친구들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원철 씨는 이후 건축학과로 진학했습니다. 불편한 다리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했고, 도면을 그리는 건축기사가 되면 장애가 있어도 얼마든지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장애인 복지를 위해 노력한 시간들, 건축기사 자격증을 따고 회사에 다니며 열심히 일했지만 건축기사는 사무실에서 도면만 그리면 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현장에 가서 직접 환경도 보고 수정하고 추가할 부분도 있어서 불편한 다리로 외부 일을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결국 일 년 반 만에 건축기사 일을 접고 장애인 복지 쪽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제가 장애인이다 보니까 누구보다 장애인의 환경과 처우개선에 관심이 많았고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었죠. 그래서 다시 사회복지학과에 편입해 공부를 시작했어요. 뒤늦게 시작한 공부였지만 필요했던 만큼 더 집중해서 열심히 공부했고 졸업한 뒤에는 쭉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했어요.”“제가 대구 최초로 장애인 관광 사업을 시작했어요. 장애인이 가장 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관광이거든요. 장애인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을 찾아 편하게 접근할 수있는 방법을 알아보고, 음식점이나 숙박 시설 등을 살펴서 안내하는 홈페이지도 개설했어요. 휠체어로 즐기는 대구 여행이라는 주제로 장애인을 위한 관광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세미나도 개최하고, 나중에는 보조금을 지원받아서 직접 운영했죠.” 원철 씨는 장애인 복지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비장애인이 평범한 일상에서 행복을 누리듯 장애인도 일상생활에서 평범한 행복을 누리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 방식은 다르지만, 함께하는 행복, 현재 원철 씨는 가족과 떨어져 시골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편견 때문에 원철 씨가 처음 동네에서 휠체어를 타고 다닐 때는 동네 어르신들께 걱정스러운 말을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똑같은 동네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부도 묻고 담소도 나누며 지내고 있습니다. “혼자서 장도 보고 음식도 만들어 먹고 청소와 빨래도 하고 있어요. 혼자서 취미로 여행을 다니기도 해요. 이런 저를 보고 동네 어르신들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신 것 같아요. 이제는 걷는 방식이 조금 다를 뿐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드림카 317호 이야기, 대학 시절, 원철 씨는 자동차로 아내와 이곳저곳을 다니며 많은 추억을 쌓았고 이때의 경험으로 장애인 관광 사업도 펼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서는 핸들링 테스트를 받기 위해 서울까지 가야 했어요. 남동생이 저를 업어서 버스와 택시를 갈아타고 면허 시험장까지 데려다주었어요. 집에 와서는 둘 다 몸살이 나서 앓아 누었지요. 그래도 자동차가 생기니까 가족들이 더 이상 저를 데려다주느라 고생하지 않게 됐고 저도 편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어서 삶의 질이 좋아졌어요.”현재 원철 씨가 타고 있는 자동차는 10년 전에 구입했습니다. 직장을 다닐 때는 열심히 점검하며 관리했지만, 직장을 그만둔 이후에는 비용 문제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고장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한두 달 전부터 연료 게이지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서 가스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려면 직접 트렁크를 열어 확인해야 했어요. 가스를 가득 채웠는데도 연료 게이지가 제대로 작동이 안 되더라고요. 또 제동 장치에도 문제가 생겼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수리 비용이 많이 나가다 보니까 고민이 많았어요.” 인터넷 검색으로 드림카 프로젝트를 알게 된 원철 씨는 직접 양식을 다운받아 메일을 보냈고 선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받게 되었습니다. “일단 승차감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우선 자동차가 부드럽게 굴러간다는 느낌이 들고요. 브레이크가 편하게 잘 들어서 장거리 운행을 할 때도 마음이 편해요. 연료 게이지도 수리가 돼서 이제 가스가 얼마나 있나 내려서 확인하지 않아도 되니까 정말 마음이 편해요.” 길을 나설 때면 꼭 메모지와 펜을 챙겨 아름다운 시골의 정취를 기록한다는 원철 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여행 에세이를 써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여행 작가로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원철 씨의 꿈을 응원합니다. 행복을 꿈꾸고 기록하는 여행가, 원철 씨와 함께 드림카도 신나게 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