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수채화 같은 나날들 대구장애인미술협회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전 유형, 316호 수리내역 : 배터리, 연료필터 외, 수채화 같은 나날들, 드림카 316호, 대구장애인미술협회 이야기어린 시절, 스케치북에 알록달록 그림을 그렸던 날들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게된 걸까요? 세상에는 두 가지 유형의 어른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 그리기를 멈춘 사람과 계속해서 그리는 사람. 과연, 어떤 사람들이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대구장애인미술협회(이하 협회)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 취미에서 발견한 재능,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그림에 관심 있는 중증장애인분들이 모이게 되었는데요. 다 함께 그림을 배우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곳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때, ‘우리가 직접 동호회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 한 마디에서 시작한 곳이 바로 저희 협회입니다. 협회의 창립 멤버인 박태숙 사무국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여기는 지체뿐만 아니라 뇌병변이나 발달, 시각, 청각 등의 장애 정도가 심한 중증장애인들이 많은 편이에요. 그림에 대한 조예가 깊고, 실력도 좋은 사람이 많아서 취미 수준에 그치는 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체계적으로 만들어보자는 욕심이 생겼고, 실행에 옮겼어요.”사실 처음에는 작은 동호회에서 출발했습니다. 대여섯 명이였던 멤버는 20년이 지난 지금 서른 명 정도로 늘어났고, 2003년에 개최한 첫 번째 정기전을 시작으로 매년 꾸준히 전시회를 개최한 결과, 대구를 대표하는 협회로 우뚝 설 수 있었습니다. # 장애인과 비장애인, 화합의 장, 명실상부 대구를 대표하는 협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이라는 이유가 컸습니다. 협회의 주요 공간인 화실에는 협회 이용자이라면 누구나 와서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주변의 지역민들도 협회에서 그림을 배우고, 전시도 할 수 있어요. 1년에 네 번 정도 기간을 정해놓고 전시회가 열리거든요. 전시회 말고도 1년에 한두 번 정도는 지역민에게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어요. 그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답니다.” 박태숙 사무국장은 협회가 자랑스럽게 내세울 만한 것으로 가족처럼 따뜻한 분위기를 제일 먼저 손꼽아 봅니다. 서로에게 어려운 점이 있다면 함께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기도 한다는데요. 그림 때문에 모였지만 결국은 사람도 좋아서 남는 분들이 많을 정도랍니다. # 그림으로 세상에 말을 걸다, 협회의 역사가 20년 정도 되다보니 그만큼 전업 작가가 된 사람도 많습니다. 박태숙 사무국장은 장애인 예술인이 아니라 그냥 예술인으로 당당히 자리 잡는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자부심도 남다르다고 합니다. 그 원동력은 아마도 이용자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의 영향이 컸을 겁니다. “시야가 넓어질수록 그림의 깊이 또한 달라지더라구요. 그림을 그리는 행위뿐만 아니라 사람들끼리 유대감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어서 좋았어요. 멀리 여행을 떠나봐야 서로의 진면목을 더 잘 알게 된다고 하잖아요. 이런 미묘한 변화들이 예술인으로서의 감성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림에 관심은 있지만 잘 모르는 분들의 경우, 기초반 수업을 들으시면서 차근차근 배워갈 수 있어요. 기존의 전업 작가나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신 분들끼리는 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죠. 특정 그림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본인이 작업한 작품을 갖고 와서 자유롭게 토론을 하는 식이에요.” 1년에 두 번 정도는 야외스케치를 떠나기도 합니다. 높고 푸른 산이나 너른 바다를 배경으로 그림을 그리는 일은 모두에게 색다른 활력소가 되기도 합니다. “시야가 넓어질수록 그림의 깊이 또한 달라지더라구요. 그림을 그리는 행위뿐만 아니라 사람들끼리 유대감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어서 좋았어요. 멀리 여행을 떠나봐야 서로의 진면목을 더 잘 알게 된다고 하잖아요. 이런 미묘한 변화들이 예술인으로서의 감성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드림카 316호 이야기, 먼 곳으로 야외스케치를 떠날 때나 다른 지역의 전시회에 참가할 때 제일 큰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협회 자동차입니다. 회원들의 발이 되어주는 자동차는 전시회 개최를 앞두고 있을 때 그림을 옮기는 역할로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이용자들이 집에서 그린 그림을 전시회장으로 운반할 때 사용하기도 해요 그런데 만약, 차가 고장이 나기라도 하면 큰일이죠. 그럴 땐 급하게 승합차 있는 사람들을 섭외해서 그림을 운반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어요. 최대한 전시회 있을 때만큼은 제발 고장이 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죠.” 현재 이용 중인 자동차는 거의 10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퀴가 많이 갈라져 있어서 교체가 시급한데도 어려운 협회 여건으로 교체 주기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견적서를 받아보니까 만만치 않더라구요. 요새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사정이 더 힘들어지다 보니까 당장 수리하기 어려워서 최대한 묘안을 냈어요. 고속도로는 가지 않고, 국도만 살살 타는 쪽으로요. 자동차 수리를 제때 못해서 이용자들의 이동거리 또한 줄어들었다는 게 참 슬프더라구요.” 그런 안타까운 사정을 하늘도 알았던 것일까요. 박태숙 사무국장은 드림카 프로젝트라는 신의 한수를 만나 한시름 놓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드림카 프로젝트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에 참 신기한 일이 있었습니다. 수리를 받기 위해 공업사에 차를 갖다 놓으려고 하는 순간, 시동이 아예 켜지지 않았다는데요. “공업사까지는 잘 갖다놓을 수 있다고 말을 해놨는데 꿈쩍도 안하는 거예요. 결국은 긴급 서비스를 부를 수밖에 없었죠. 이번 드림카 프로젝트에 선정돼서 무상수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요. 이게 아니었다면, 그대로 방치될 뻔했지 뭐예요. 정말이지 신의 한수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현재,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자동차는 협회 건물 앞에 위용이 넘치는 모습으로 세워져 있습니다. 박태숙 사무국장은 수리된 차에 올라 시승 해봤을 때를 떠올려봅니다. “마음이 얼마나 푸근했는지 몰라요. 아직은 코로나19 때문에 이용자들이 다 모일 수 없어서 다 같이 시승을 못해봐서 아쉬운데요. 얼른 시국이 좋아져서 편하게 웃으면서 야외스케치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편한 마음을 갖게 해준 삼성화재애니카손사와 한국장애인재단에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자동차 안에서 마음 편히 눈을 붙일 수 있어요.” 협회는 여러모로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열심히 새로운 길을 모색 중입니다. 당장 눈앞에 놓인 것이 2021년 상반기 전시회 준비인데요. 이번 드림카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좋은 일이 더 많이 일어나서 협회가 부흥할수 있기를 바랍니다. 드림카와 함께 예술인들의 곁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