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공부하는 행복 이영기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뇌병변장애, 315호 수리내역 : 배터리, 타이어 외, 공부하는 행복, 드림카 315호, 이영기 씨 이야기대구 달성군에 거주하고 있는 이영기 씨는 서른한 살에 교통사고를 겪고 뇌병변장애를 갖게 되었습니다. 불편한 오른쪽 손으로는 볼펜 하나 잡을 수 없게 되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컴퓨터 수업을 받으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재기를 꿈꾸며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영기 씨의 희망 이야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 방직공장 공장장을 꿈꾸던 청년 영기 씨는 1968년 2남 3녀의 장남으로 경남 거창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은 건축업을 하면서 오남매를 키웠고, 형제 중 장남이었던 영기 씨는 어린 나이에도 부모님 대신 동생들을 챙기며 바쁜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제가 장남이어서 부모님의 기대나 책임감도 컸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부모님 모두 바쁘게 일을 하셔서 제가 부모님 대신 동생들을 챙기며 학교에 다녔어요. 고향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하고 열아홉살 때 대구로 가서 일을 시작했어요. 당시 대구는 섬유 사업이 활황일 때라 원단을 만드는 방직공장에 취직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시작한 공장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몸도 힘들고 타지 생활은 낯설었지만 영기 씨는 어엿한 직장인으로 그리고 자기만의 사업을 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열심히 배우며 일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십 대 중반에는 공장장이 되어 나름의 큰 성과를 얻었습니다. “원래 제 꿈이 자동화 기계가 있는 최첨단 방직공장을 운영하는 거였어요. 스물넷에 원단 방직 공장을 인수했는데 당시 섬유 산업이 하향길을 걷게 되면서 실패했죠.” # 서른한 살에 겪은 교통사고, 영기 씨는 방직공장을 정리하고 운수업을 하던 자형의 소개로 자동차 바퀴 펑크 수리 일을 시작했습니다. 평생 일했던 방직 공장의 실패를 겪은 이후 전혀 다른 일을 해보고 싶어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손재주가 좋아 금세 일을 배웠고 능력도 인정받으면서 다시 한번 재기를 위해 노력할 때였습니다. “1999년 7월. 비가 많이 온 날이었는데 퇴근 후에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갔다가 사고가 났어요. 빗길에 차가 미끄러지면서 가로수를 들이 받아 크게 다쳤죠. 교통사고로 한 달 보름 만에 깨어났고 중환자실에서 1년 넘게 병원 생활을 했어요. 사고 당시 큰딸이 초등학교 1학년, 막내 아들 돌잔치를 했을 때였습니다. 아내도 병간호를 하느라 함께 병원 생활을 해야 했고, 아이들은 고모 댁에 맡기게 되면서 생이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사고 이후 2000년도에 뇌병변장애 판정을 받았어요. 왼쪽 뇌를 다쳐서 거동이나 말하는 데 어려움이 있죠. 시력도 사물이 여러 겹으로 겹쳐 보이는 복시가 생겨서 운전도 어렵게 됐고요.” 영기 씨는 옆에서 힘들게 자기를 지켜준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힘을 내기로 했습니다. 꾸준한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몸을 관리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며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 # 컴퓨터 배우며 유튜버 꿈꿔, 영기 씨는 현재 일주일에 세 번 컴퓨터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몸이 불편해 외출이 어렵다보니 인터넷과 컴퓨터가 유일한 취미이자 특기가 됐습니다. 처음에는 한글 타자라도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데 지금은 엑셀과 파워포인트, 동영상 편집까지 배우는 등 실력이 좋아졌습니다. “컴퓨터를 배운 지는 4~5년 됐어요. 컴퓨터 선생님이 일주일에 세 번 집으로 와서 가르쳐 주세요. 집에 가만히만 있으니까 점점 사람이 둔해지고 안 되겠더라고요. 뭐라도 배워보자고 시작한 일인데 지금은 유일한 취미생활이 됐어요. 진도를 빨리 나가지는 못하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배워볼 생각입니다.” 영기 씨는 동영상 편집까지 배우고 나면 다양한 영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려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조회 수가 많아지고 이익이 창출되면 가정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아이들과 아내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입니다. “컴퓨터를 배우고 있는 작은 아들이 대학교 2학년이고, 헤어 디자이너인 큰딸이 올해 29살인데 코로나19 때문에 일을 쉬고 있어요. 큰딸은 그래도 제가 건강하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데 아들은 제가 아팠던 것만 보면서 자랐죠. 아내가 저 대신 가정을 돌보느라 시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참 고생을 많이 했어요. 아내는 두 살이나 어린 저의 성실함과 노력만 보고 결혼했는데 고생만 시킨 것 같아서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영기 씨는 아이들이 잘 커준 것이 고맙다며 앞으로도 성실하게 잘 살아주기를 당부했습니다.# 드림카 315호 이야기, 자동차 바퀴 펑크 수리 일을 하면서 운전면허를 취득한 영기 씨는 사고 이후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때문에 운전이 어려워졌습니다. “자동차는 주로 아내가 시장으로 출퇴근 할 때, 그리고 제가 병원 갈 때 타고 다녀요. 가끔 아이들 데리고 동해로 드라이브도 하곤 했죠. 병원 가는 시간만 왕복으로 두 시간 정도 걸리는데 배터리 상태가 안 좋아서 시동이 안 걸릴 때가 많았어요. 또 노후된 자동차라 어디 멀리 나가려면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자동차 수리비로 걱정하던 차에 컴퓨터 선생님이 드림카 프로젝트 라는 것이 있다며 소개해주어 신청하게 됐습니다. 드림카를 받은 영기 씨는 이제 마음 놓고 장거리도 다닐 수 있을 것 같다며 삼성화재애니카손사와 한국장애인재단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공업사에서 꼼꼼하게 점검해준 덕분에 장거리 운전할 때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 걱정 없이 운전한다는 게 참 감사한 거죠. 봄이 되면 아이들과 함께 바람도 쐬러 나가고 싶어요. 제 소원은 그저 저와 가족의 건강이에요.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하잖아요. 어려운 코로나19 시기가 빨리 지나가서 가족들 모두 불안해하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배움을 통해 꿈을 일궈가고 있는 영기 씨 곁에 드림카가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