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도전하는 인생 박제민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시각장애, 수리내역 : 기화기, 소음기 외, 도전하는 인생, 드림카 303호, 박제민 씨 이야기창밖으로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 박제민 씨의 집에는 분주한 공기가 감돌기 시작합니다. 늘 고맙고 사랑스러운 아내, 어린 자녀와 하하호호 웃으며 오늘도 제민 씨는 기운차게 보내고자 기지개를 켭니다. 사회에서 자신의 몫을 열심히 해내고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싶은 시각장애인 제민 씨의 오늘은 어떤 마음과 추억으로 채워질까요?# 인생은 스스로 가꿔나가는 것, 중증 시각장애인인 제민 씨는 올해 43세로 한 여자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빠로 누구보다 든든한 가장으로 살고 있습니다. 제민 씨는 선천적으로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났고, 후천적으로 시력이 점차 나빠졌습니다. 어려서부터 눈이 잘 보이지 않아 글 읽기가 더디고 마음껏 공부하지 못한 아쉬움 때문인지 제민 씨는 알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았습니다. “눈이 잘 보이지 않다보니 손이 닿는 물건은 잘 망가지고, 식사를 할 때 자주 흘리고, 요리 같은 건 엄두도 못 냈어요.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점점 성격이 내성적으로 변했어요. 하지만 사회에서 내 몫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은 강했습니다.” 약한 시력이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대학을 마치고 사무직으로 일했던 제민 씨. 글자를 확대하는 기구를 활용하며 사회구성원으로 성실한 삶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사회생활의 즐거움을 누리던 제민 씨의 시력이 점차 나빠져 기구를 활용해도 글자를 보지 못하게 되었고, 가시거리가 5m 이내로 줄어 사회생활이 어려워졌습니다. “시력이 더 나빠질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한창 사회생활 하던 중에 악화되니 충격이 컸습니다. 글자를 볼 수 없으니 무언가 새로 시작한다는 게 참 막막했죠. 그래서 일을 그만두고 잠시 시간을 가졌고,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점자와 지팡이 사용법부터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 안마사로 일어난 제2의 인생, 점자와 지팡이 사용에 익숙해진 제민 씨는 다시 예전처럼 사회생활을 꿈꾸며 복지관을 통해 직업재활을 시도했습니다. 복지관에서 추천한 직업은 안마사였습니다. 졸업 후 사무직으로 일했던 제민 씨에게 안마사라는 직업은 다소 낯설게 느껴졌습니다.“안마사로 일하는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 너무 생소한 분야라 처음엔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낯설더라도 주어진 환경에서 잘 할 수 있는 일에 매진하면서 평생을 준비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곧 안마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안마학교에 다니며 자신과 같이 시각장애를 가진 이들과 교류도 활발해졌습니다. 다른 장애인과 교류가 별로 없었던 제민 씨는 덕분에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재기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 시각장애인과 교류나 친분이 별로 없어서 다들 어떻게 살아가는지 잘 알지 못했어요. 그런데 안마사를 준비하면서 닮은 점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했고 친분도 쌓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함께 미래를 그려나가는 데 집중할 수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수준급 안마실력을 갖춘 제민 씨. 새로운 도전과 더불어 소중한 인연을 만난 것을 여전히 기쁘게 기억하는 제민 씨입니다. # 독서가 맺어준 가족의 연, 새로운 직업을 준비하며 자신감이 생긴 제민 씨는 평소 간절했던 ‘독서’에 도전하게 됩니다. “시력이 안 좋으니 당연히 책을 읽을 수 없었어요. 학업에 필요한 책이나 글은 기구의 도움을 받아 겨우 읽었지만 소문난 책, 유명한 베스트셀러처럼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하지만 스스로 읽기는 불가능했기에 책을 읽어줄 사람을 수소문했죠.” 독서에 대한 갈증을 풀고자 주변 소개로 책을 읽어줄 사람을 소개받았습니다. 그 사람이 지금의 아내입니다. 아내는 제민 씨에게 책을 읽어주고, 제민 씨는 아내의 목소리를 통해 책을 가슴에 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랑이 싹트고 결혼으로 이어졌습니다. 결혼한 뒤 누구보다도 소중한 아내가 임신했다는 소식에 뛸 듯이 기뻤다는 제민 씨. 하지만 눈이 보이지 않는 자신이 아내의 병원에 동행할 때마다 어려움을 느끼고, 만삭의 아내가 어디든 걸어 다니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큰맘 먹고 중고차 한 대를 마련한 것도 이때입니다. 자동차를 장만하고 제민 씨의 눈을 대신해 운전해주는 아내가 있었기에 제민 씨는 안마사 자격 취득을 위한 2년간의 교육을 마쳤습니다. 아내의 병원에 안전하게 동행하며 출산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고, 명절이면 가족들을 만나러 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자녀와 함께 세 식구의 발이 되어주며 더욱 소중한 자동차가 됐습니다. 아내가 운전대를 잡으면 뒷좌석에서 제민 씨가 아이를 돌보는 역할을 맡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동요를 직접 녹음한 테이프도 틀어줍니다. 도란도란 세 식구는 한 번씩 바닷가에서 파도소리를 듣고, 온천에 놀러가기도 했습니다. 제민 씨 가족의 추억이 깃든 매 순간마다 자동차가 늘 함께 있었습니다.# 드림카 303호 이야기, 세월이 흘러 추억이 쌓이는 동안 자동차는 조금씩 낡아가게 마련입니다. 제민 씨의 자동차는 언제부턴가 브레이크가 느슨해지고 시동을 걸면 쇳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주행 중에는 심한 소음과 진동이 있었고, 깜빡이도 말썽을 부렸습니다. 여름철 비가 많이 왔을 무렵에는 차로 밖에 나가는 게 많이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차가 오래 되서 고칠 게 많았지만 목돈이 들어가야 돼서 많이 망설였어요. 드림카 프로젝트는 작년에 알게 됐는데, 접수가 시작되면 바로 신청하려고 항상 기다리고 있었어요.” 1년을 꼬박 기다린 제민 씨의 간절함이 통한 걸까요? 드디어 드림카 프로젝트로 선정돼 차량 정비를 받을 기회를 얻었습니다. 평소 불편했던 점과 증상을 정비소에 전달했고 정비소에서는 꼼꼼히 점검하고 정비해 새로 태어난 듯 튼튼한 차량으로 탈바꿈 시켰습니다. 정비 받은 차량을 받아 세 식구가 인근 한 바퀴를 달리며 기분전환 했던 날, 제민 씨는 기쁜 내색을 가득 표합니다. “아이를 데리고 차에 타면서 이렇게 마음이 편했던 적이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주행 중에 들리던 쇳소리와 진동이 말끔히 없어졌고, 시동도 잘 걸립니다. 당분간 걱정 없이 다닐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참 좋습니다.” 튼튼해진 차량으로 올 가을 가고 싶은 곳이 있는지 물었더니 망설임 없이 대답이 이어집니다. “제가 눈이 안 보여서 높은 산에 평생 가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가능하다면 올 가을 지리산에 꼭 한 번 오르고 싶어요. 산 정상의 공기를 마셔보고, 아내와 아이에게 지리산 예쁜 단풍도 보여주고요.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삼성화재애니카손사와 한국장애인재단에 정말 감사합니다!”, 도전하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제민 씨 곁에 드림카가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