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희망을 가르치고 깨우치다 김진규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지체장애, 수리내역 : 외부벨트, 전 로워암 좌·우 외, 희망을 가르치고 깨우치다, 드림카 302호, 김진규 씨 이야기무언가를 배우는 사람은 앎의 과정을 통해 지식과 기술의 즐거움을 맛보고 앞날에 대한 희망을 얻게 마련입니다. 가르치는 사람은 배우는 이의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을 돌이켜보고 마찬가지로 새로운 희망을 깨우치게 됩니다. 드림카 302호의 주인공 김진규 씨는 배우고 가르치며 얻는 희망에 대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희망의 부피가 커진다는 진규 씨, 그의 삶엔 어떤 이야기가 깃들어 있을까요?, # 장애를 받아들이는 시간, 밝은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한 진규 씨는 지난 2000년 2월 교통사고가 나기 전까지 건강한 몸과 강한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당시 다니던 회사에 일이 많아서 야근을 하고 아침 일찍 퇴근을 했어요. 그런데 퇴근길에 교통사고가 나서 1년 정도 병원에 입원했고, 장애를 갖게 되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이라 당시 충격이 정말 컸습니다.” 진규 씨는 병원생활을 비롯해 곁에서 누군가 도와줘야만 하는 환경을 받아들이는 게 몹시 힘들었다고 합니다. 사고 전부터 독립해 홀로 살아왔고, 회사 일도 적극적으로 하던 진규 씨는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경제적으로 준비된 게 없었고, 타인의 손길이 필요한 상태가 되다 보니 한동안은 가족에게 의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일을 탓하기보다는 앞으로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면서, 다시 힘을 내 자립하겠다고 다짐했어요.” 자립생활을 꿈꾸며 진규 씨는 2년간 직업학교를 다니며 자격증을 취득하고 앞날을 설계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직업학교를 마친 뒤 거처를 수원으로 옮겨 다시금 홀로서기를 시작했습니다.# 야학에서 평생교육학교까지, 목표로 삼았던 자립생활을 시작했지만 새 직장을 구하기 쉽지 않았던 진규 씨는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게 생각보다 어렵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막상 홀로서기를 시작했지만 자꾸 주저하게 되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주변 사람들이 많이 응원해줬고, 직업 외에도 여러 활동을 해보라고 지지해줬죠. 그래서 주변에 살고 있는 다른 장애인들과 교류를 시작하고 자립생활운동과 장애인 권익증진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진규 씨, 진규 씨는 장애인과 교류하며 장애로 인해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배움에 목말라하는 장애인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또 그들에게 배움을 제공하는 ‘야학’이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음을 알게 됐고, 진규 씨도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동료 장애인과 장소를 구하고 뜻이 맞는 강사들을 모아 야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학교를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분들을 위한 검정고시 교육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야학을 운영하다가 본격적으로 배움을 제공하는 학교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학교를 세우기 위해 진규 씨도 배우고 준비할 게 많았습니다. 일단 학위를 마치지 못한 대학에 편입학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이후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는 학교인 평생학교를 세웠습니다. ▲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는 진규 씨, # 장애인도 ‘할 수 있다’, 평생학교에서는 초·중·고등반으로 분류해 검정고시 교육을 진행합니다. 악기를 비롯한 음악과 미술을 배워보는 문화예술교육,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문사회교육도 진행됩니다. 특히 평생학교에서 특화시킨 교육은 영화와 영상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가르치고 지원하는 영상미디어교육입니다. “요즘은 유튜브 시대잖아요. 장애인도 충분히 영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어요. 이 기술로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고요. 이 교육을 통해 2017년부터 해마다 영화 한 편씩 제작하고 있는데 우리 학교의 자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쌓아올린 성과도 많았습니다. 2017년에 제작한 <하고 싶은 말>이라는 제목의 영화는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개막식에 초대도 받았습니다.올해는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업이 어려웠음에도 고등과정 검정고시 합격생을 배출했습니다. 인권강사양성 교육을 수료한 장애인이 강사자격 시험에 합격한 기쁜 소식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장애인이 뭘 할 수 있겠냐’고 개인의 가능성을 믿어주지 않거나, 사회에서는 단순반복 작업의 일자리만 주기도 합니다. 저희 평생학교에서는 장애인도 다양하고 새로운 직종에 도전하고 어엿한 사회구성원으로 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어요.” # 드림카 302호 이야기, 진규 씨가 바쁘게 학교를 운영하는 동안 진규 씨의 자동차도 바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그야말로 ‘가만있을 날이 없는’ 자동차였습니다. 출퇴근은 물론이고 지역 자조모임과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활동에 활용됐고, 여행을 좋아하는 진규 씨의 발이 돼주기도 했습니다. “자동차는 저에게 날개와 같아요.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게 이끌어주는 날개죠. 최근에는 장애인 콜택시가 많이 생겼지만 여전히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지역을 벗어나는 장거리 이동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런 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건 자동차 덕분이죠.” 진규 씨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전국일주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도 자동차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동해안을 모두 둘러보고 울릉도와 남해를 두루 달리며 여행한 기억은 진규 씨에게 지금도 보물 같은 경험입니다. 그렇게 곳곳을 누비고 다녀서인지 언제부턴가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시동이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한번쯤 정비를 받아야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실천으로 옮기기엔 많이 망설여졌습니다. 그랬던 차에 드림카 프로젝트는 얼마나 반가운 소식이었을까요? “드림카 프로젝트를 통해 평소 불편했던 부분은 모두 말끔히 고치고 차량 내부 청소까지 깨끗이 해주셔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또 제가 말씀 못 드린 부분까지 세세하게 점검하고 고쳐주셔서 배려 받았다는 느낌에 참 행복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보고, 다시 전국일주도 떠나고 싶다는 꿈 많은 진규 씨. 드림카 프로젝트를 통해 행복해진 경험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픈 소망도 내비칩니다. “제가 지원을 받아보니 참 기쁘고 행복하더라고요. 이 감정을 다른 장애인도 느껴볼 수 있도록 드림카 프로젝트가 더 널리 알려지고 더 많은 분들에게 혜택이 전달됐으면 합니다. 지원해주신 삼성화재애니카손사와 한국장애인재단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진규 씨가 전하는 긍정의 메시지가 널리 전해지도록 드림카가 항상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