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서로를 다독이며 김영기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지체장애, 290호, 수리내역 : 후소음기, 전패드 외, 서로를 다독이며, 드림카 290호, 김영기 씨 이야기푸른 바닷물을 사방에서 볼 수 있는 광양의 작은 마을. 드림카 290호 주인공 김영기 씨가 사는 곳입니다. 이른 아침 드림카 프로젝트 팀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히 준비한 영기 씨와 또랑또랑하게 생긴 강아지가 문 앞에서 반갑게 맞아줍니다. “강아지가 우리 집 셋째예요. 다섯 식구가 사는 작은 집이지만 들어오셔서 차 한 잔 하시죠.” 다정한 얼굴로 인사를 건네는 영기 씨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돈독한 형제애, 올해로 52세인 영기 씨는 강원도 홍천의 농촌마을에서 태어나 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도우며 다섯 형제와 즐겁게 살아왔습니다. 고등학교까지 홍천에서 다녔던 영기 씨는 대학에 뜻은 있었지만 이내 포기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농사짓는 집이니 여유롭지 않았고, 제가 일찍 돈을 벌면 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대학을 포기했어요. 가끔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제 덕에 학업을 잘 마치고 지금도 사이좋은 형제들이 있어 후회되진 않습니다.” 가족을 위해 스무 살 때부터 건설현장에서 일한 영기 씨. 서울에서 10여 년간 일했고 이후 광양으로 이주해 제철소 컨테이너 부두에서 일했습니다. 성실한 영기 씨에게 마음을 뺏긴 아내와 1998년 결혼했고 두 자녀를 둔 가장이 됐습니다. 힘겨웠던 IMF시절도 꿋꿋하게 버텼습니다. 가족에겐 늘 든든하고 다정한 형제이자 아빠와 남편이었습니다. 지금은 전국 각지의 터전에서 사는 형제들이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매년 휴가철이면 거르지 않고 형제들이 모두 모입니다.모두 중년의 나이가 됐지만 휴가 때마다 계곡이며 강으로 놀러 다니며 낚시를 즐기는 다섯 형제입니다. “형제들끼리 다 같이 만날 때면 나이도 다 잊어버려요. 홍천 시골에서 살던 그때처럼 왁자지껄 뛰놀죠. 그러다보면 나이도 장애도 잠시 잊고 며칠 내내 웃다 옵니다.” # 가족의 웃음에 일상을 되찾다, 성실하고 다정한 영기 씨가 사고를 당한 것은 2010년 가을, 추석연휴였습니다. 강원도에 거주하시던 부모님 댁에 다녀오던 길에 벌어진 교통사고였습니다. 사고로 영기 씨는 경추손상에 의해 하반신이 마비됐습니다. “저는 사고 난 순간이 잘 기억나지 않아요. 의식을 찾고 보니 중환자실에서 2달이나 있었더라고요.”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있는 동안 영기 씨의 가족과 형제들은 쉬지 않고 그의 곁을 지켰습니다. 퇴원 후에는 휠체어에 의지하며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뜻하지 않은 사고였지만 영기 씨는 안도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운전하던 차 안에 아내와 아이들이 있었는데 저만 다쳤어요. 아내와 아이들이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는 게 저한테는 다행이었죠.”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생활에 적응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항상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움직일 수 있다는 현실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럴 때마다 영기 씨의 손을 꼭 잡은 사람 역시 가족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휠체어가 익숙하지 않고 재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혼자 화장실도 갈 수 없었어요. 그때 아내가 제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았어요. 진심과 다르게 제가 짜증도 내곤 했는데, 아내는 한 번도 웃음을 잃지 않았죠. 아내에게 제일 미안하고 고마워요.” 자녀들 역시 영기 씨가 무엇을 하든 달려와 도와주고 휠체어를 밀어주며 챙겼습니다. 어느덧 대학을 졸업한 딸은 취업을 준비하고, 어엿한 아들은 군 생활을 하며 아빠를 챙깁니다. “우리 딸이 아르바이트 해서 돈을 벌면 제 것을 꼭 챙겨요. 필요 없다고 해도 제 옷이나 필요한 것을 꼭 사오고 집에 오면 저한테 이것저것 묻고 살갑게 말을 많이 걸어요. 말 한마디도 참 예쁘게 하는 딸이에요.” # 척수장애인의 손을 잡다, 가족들의 응원에 힘입어 열심히 재활에 매진한 영기 씨는 가족과 주변에 봉사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장애인이 되기 전에 몰랐던 사회의 이면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장애인이 되고 보니 예전에는 왜 나보다 어렵고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눈길을 주지 못했을까 부끄러워지더라고요. 장애인이 되고나서야 깨달은 거죠. 그래서 시작한 게 장애인단체 활동입니다.”현재 장애인단체에서 영기 씨는 척수장애인의 자립과 일자리 창출, 재활활동 등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영기 씨는 주로 척수장애인들이 바깥활동을 하고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이끄는 데 주력합니다. 집 밖으로 한 발짝 나오기가 어려운 척수장애인의 손을 잡아 이끄는 영기 씨입니다. “척수장애인은 이동이 어려우니까 집밖에 나가려면 용기가 많이 필요하거든요. 일단 바깥으로 나오는 게 중요하니까 제가 수시로 방문하고 설득하는 거죠. 꼭 거창하게 어딜 가지 않더라도 근처 마트에 가서 구경도 하고, 이야기 나누고, 밥도 한 끼 먹어요. 그렇게 외부활동을 시작하게 된 분들이 제게 고맙다고 표현할 때면 참 말할 수 없이 뿌듯합니다.” # 드림카 290호 이야기, 지역의 장애인을 위해 활동하려면 꼭 필요한 게 자동차입니다. 운전 중에 사고를 당한 영기 씨는 처음에 자동차가 두렵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이 응원해준 덕에 2017년 다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차를 구입한 지는 2년이 지났지만 이미 10년 이상 운행한 중고차를 구입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소음과 진동이 심했습니다. 척수장애인을 상담하러 가거나 업무를  해 운전할 때면 혹여나 사고로 이어질까 불안한 적이 많았습니다. 가끔 운전을 대신 해주는 아들도 낮에만 차를 쓰라며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영기 씨가 드림카 프로젝트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받았을 때 영기 씨 못지않게 기뻐한 이들이 가족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진짜냐고 진짜 우리 차 고쳐주는 거냐고 계속 묻더라고요.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요. 제가 운전 중에 다치거나 무슨 일이 생길까봐 가족들이 조마조마했는데 이렇게 차를 고치게 돼서 많이 기뻐하더라고요.” 튼튼하게 정비 받은 차량으로 영기 씨는 오랫동안 못 가본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척수장애인들을 만나 상담하고 방문하는 데에도 자동차가 한 몫을 해낼 거라 기대합니다.“자동차 상태가 좋지 않아 미루고 못 하던 일들을 차근차근 해내고 싶어요. 사랑하는 가족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척수장애인을 한 명이라도 더 만나 따뜻함도 전하고 싶습니다. 저의 계획에 날개를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우수협력업체 이중근 대표, 드림카 290호 주인공 김영기 씨,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순천대물센터 민진형 센터장, 이웃의 장애인에게 온기를 나누는 영기 씨 곁에 드림카가 항상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