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여행 같은 일상 김광세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지체장애, 289호, 수리내역 : 타이밍 벨트, 전드럼 외, 여행 같은 일상, 드림카 289호, 김광세 씨 이야기드림카 289호의 주인공 김광세 씨를 만나러 인천 계산동의 자택으로 찾아갔습니다. 광세 씨는 조금 쑥스러운 표정이었지만, 함께 있던 아내는 찾아온 손님을 맞이하며 싱글벙글합니다. “이게 참 맛있어요. 드셔보세요.” 미리 준비한 주스를 건네주고, 예전 광세 씨의 모습을 보여주려 앨범을 찾느라 분주합니다. 그런 아내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광세 씨의 사는 이야기를 천천히 들어보았습니다. # 인품 좋은 천하장사, 충남 예산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광세 씨. 형제끼리 워낙 사이가 좋아 어릴 적 좋은 기억이 참 많습니다. “우리 형제들은 아직도 참 친해요. 누나, 형, 동생들하고 통화를 자주 하고 서로 거리낄 것 없이 대화를 많이 해요.” 형제들과 아내의 기억 속 광세 씨는 여전히 ‘천하장사’라고 합니다. “제가 어릴 적부터 천하장사로 소문이 났어요. 동네에서 소 잡을 일 있으면 항상 저를 부를 정도였죠. 힘이 워낙 세서 여기저기 도우러 다니고,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기를 참 좋아했어요.” 세상 무서울 것 없이 장사였던 광세 씨는 콘크리트 펌프카 사업을 했습니다. 펌프카를 여러 대 장만했고 사업은 잘 풀려갔습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IMF 영향으로 부도를 맞으면서 펌프카를 모두 정리하고 한 대만 남겼습니다. 광세 씨는 직접 펌프카를 몰며 일하던 중 기계 오작동으로 손을 크게 다치고 말았습니다. 콘크리트 펌프카 : 콘크리트를 작업 현장으로 압송하는 특수차량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설현장의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바람에 척추도 다쳤습니다. 천하장사였던 광세 씨지만 일하던 중 계속된 사고로 장애인이 됐습니다. 하지만 광세 씨는 희망을 잃지 않았고, 타인에게 빚지지 않고 살고자 무던히 애를 썼습니다. “IMF 때 사업을 정리하면서 장비를 모두 처분했는데도 빚이 많이 남았어요. 그 빚 모두 갚는 데 18년이 걸렸어요. 빚을 안 갚으면 다른 누군가가 저로 인해 절망에 빠질까봐 열심히 일해서 모두 갚았어요.” 반듯하게 살아온 성품 때문일까요? 주변 사람들은 광세 씨가 장애로 인해 힘들어할 틈을 주지 않고 곁을 촘촘하게 지켜줬습니다. # 장애를 잊게 해준 온기, 광세 씨를 밝게 웃을 수 있게 해주는 대표주자는 하나뿐인 손자입니다. 외동아들로부터 태어난 손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잘 따르고 예쁜 짓이 한창입니다. “가끔은 아들보다 손자가 더 예쁘다고 느껴요. 아들 집이 멀지 않아서 손자를 자주 보는 편인데, 손자 덕분에 정말 많이 웃고 삽니다.” 광세 씨가 다치고 장애를 갖게 되었을 때 형제들이 모두 단합해 그의 곁을 지켰습니다. 사업에 실패해 창문 하나 없는 지하방으로 이사 갔을 때는 형제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농사 지은 쌀이며 채소, 반찬을 보냈습니다. 수시로 통화하며 힘을 주는 이야기도 해줬습니다. 시각장애인 아내는 시력이 안 좋은 가운데에도 짜증 한 번 없이 늘 밝은 모습으로 광세 씨의 곁을 지켰습니다. 아내의 시력은 앞의 형체가 아주 희미하게 보일 정도지만 광세 씨와 형제들의 목소리와 기침 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정도로 감각이 좋습니다.아픈 광세 씨 곁을 지키고, 사업실패로 힘들어하던 그의 한숨을 들어주고,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형제자매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고마운 아내입니다. “우리 부부는 결혼해서 지금까지 서로 존댓말을 쓰고 있어요. 주변에서 저희를 보면 다들 부럽다 할 정도로 금슬이 좋아요. 저와 아내 둘 다 장애가 있지만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준다는 마음으로 살다보니 항상 편안하고 행복하다고 느끼죠.” # 여행처럼 설레는 일상, 가족과 주변 사람들 덕분에 힘을 내 일상을 되찾았지만 몸의 불편은 광세 씨 혼자만이 감당해야 했습니다. 지금도 두세 시간쯤 서있거나 걸으면 허리가 굽어집니다. 굽어진 허리는 자력으로 안 펴지기 때문에 어딘가에 누워 삼십분쯤 지나야 조금씩 펴집니다. 다친 손으로 물건을 들 수 없어 운동도 어렵습니다. 이런 광세 씨에게 낙이 있다면 형제들을 만나러 시골로 장거리운전을 하는 것입니다. 아내의 눈 치료를 가는 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수석에 사랑하는 아내를 태우고 실컷 바람을 쐬며 운전하는 순간은 항상 여행가는 것처럼 설레고 기분이 좋습니다. “제 형제나 아내 형제 모두 멀리 살아요. 가장 가까이 사는 형님이 태안에 계시고, 그밖에는 저 멀리 섬이나 광주, 가평 등등 모두 떨어져 살죠. 사이가 좋지만 멀어서 자주 못 보는 편인데 한 번씩 형제들을 만나러 가는 날은 소풍 같고 참 좋습니다.” 운전하는 동안은 아내와 라디오를 들으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눕니다. 창밖으로 계절이 바뀌는 모습을 감상하고, 예전 추억들을 꺼내기도 하는 부부의 대화시간입니다. “예전에는 자동차가 사치품이던 시절도 있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생활필수품이죠. 장애인에게는 더욱 절실하고요. 운전을 해서 어딘가로 이동하는 편의도 있고, 경제적으로 제약이 많은 장애인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기도 하니까요.”# 드림카 289호 이야기, 이처럼 광세 씨의 일상에 필수품인 자동차는 2008년 구입해 11년째 그의 발이 돼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 사용한 탓에 문제가 많았습니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멈춰야 하는데 두세 번을 밟아야 겨우 섰어요. 그럴 땐 식은땀이 나더라고요. 차체의 흔들림이 심했고, 에어컨이 고장 난 지도 꽤 됐지만 비용 때문에 고치지도 못하고 있었죠.” 무엇보다 광세 씨가 걱정한 것은 운전 중에 갑자기 차가 멈춰 사고가 나거나 견인될까봐 불안했던 순간입니다. “도심에 차가 서버리면 저 혼자 불편하고 다치는 문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위험할 수 있잖아요. 그게 너무 걱정이 돼서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광세 씨의 마음을 졸이던 자동차는 드림카 프로젝트를 만나 새 단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정비소에서 말끔해진 자동차를 받고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고 온 광세 씨가 감탄을 자아냅니다. 튼튼해진 차를 타고 가고 싶은 곳이 있는지 물었더니, 곁에 있던 아내가 대신 대답합니다. “내장산에 가고 싶어요. 내장산에 한 번도 못 가봤는데 꼭 가보고 싶어요.” 아내의 소박한 소원에 광세 씨가 껄껄 웃습니다. “아내가 이렇게 가고 싶다고 하니 안 갈 수가 없겠네요. 드림카 프로젝트 덕분에 아내와 즐겁게 여행 갈 수 있겠네요. 정말 감사드려요!”“이렇게 마음 편히 운전대를 잡아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고장 난 부분을 모두 고치니 운전이 부드럽게 되네요. 정말 신기하고 기분 좋습니다.” 삼성화재애니카손사 부평대물센터 박준현 주임, 드림카 289호 주인공 김광세 씨,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우수협력업체 정경모 공장장, 사이좋은 광세 씨 부부의 여행 같은 일상에 드림카가 항상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