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가장 소중한 가족 김은구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지체장애, 287호, 수리내역 : 브레이크 디스크 및 캘리퍼 외, 가장 소중한 가족, 드림카 287호, 김은구 씨 이야기이른 아침, 바다 위 다리를 건너 굽이굽이 달려 김은구 씨가 살고 있는 강화에 도착했습니다. 때 타지 않은 동네의 공기는 맑았고, 은구 씨가 문을 활짝 열고 드림카 프로젝트팀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자 은구 씨가 믹스커피 한 잔을 타서 내어줍니다. 방금 탄 믹스커피처럼 따끈하게 살아가는 은구 씨의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 바닷가에서 보낸 청춘, 강원도 속초에서 2남 4녀 중 넷째로 태어난 은구 씨. 다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일찍 아버지를 여의게 돼 어린 나이에 생계에 나섰습니다. 10대에 배를 타기 시작해 오랫동안 어업에 종사한 은구 씨는 오징어잡이 배만 20년 넘게 탄 배테랑 선원이었습니다. 고된 생활이지만 좋은 기억도 많았던 시절입니다. 당시를 회상하며 은구 씨는 살포시 웃습니다. “배에서는 일만 하는 게 아니고 선원들이 다 같이 밥 먹고 잠도 자고 어울리며 살아요. 배에서 몇 개월씩 지내다 육지로 돌아가는 생활이다 보니 많이들 친해지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며 살았어요. 그때는 잘 몰랐지만 소중한 시절이었죠.” 나고 자란 동해에서 생계를 일궈온 은구 씨의 마지막 어업 생활은 2002년도 경북 울진이었습니다. 당시 오래 알고 지내던 여인과 결혼해 울진에 가정을 꾸렸습니다. 생활도 안정을 찾아갔고, 태어나서 쭉 보며 자란 동해바다가 곁에 있는 이상적인 시절이었습니다.“어릴 때부터 늘 바닷가에 살아서 바다를 좋아해요. 배 타는 일도 바다를 볼 수 있어서 힘들어도 견딜 수 있었죠. 지금은 가까이에 서해를 볼 수 있지만, 푸른 물결이 일렁이는 동해가 늘 그립긴 해요.” 바다에 모든 청춘이 서려있는 은구 씨. 지금도 일 년에 한두 번쯤 고향인 속초에 방문해 동해바다를 마음에 가득 담아 돌아오곤 합니다. # 갑작스러운 사고와 재활, 결혼 후 점차 생활이 안정되고 있던 2014년 추석 무렵, 은구 씨는 아내와 어머니 산소에 성묘를 가게 됐습니다. 당시 은구 씨가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뒷좌석엔 아내가 탔습니다. “결혼 전에는 IMF를 겪고 일용직도 하고 많이 힘들었어요. 그러다 아내와 살게 되면서 생활도 안정되고 마음이 편해지니 돌아가신 부모님과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나고 고향도 그리웠죠. 그래서 둘이 여행처럼 성묘를 가던 길에 사고가 났어요.” 성묘 가는 길에서 벌어진 승용차와의 추돌사고였습니다. 큰 사고였음에도 은구 씨는 이성을 잃지 않았고 모든 순간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명절 연휴라 곳곳에 차가 막혔고,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응급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 긴급한 와중에도 은구 씨는 아내 걱정뿐이었습니다. “아내랑 같이 사고가 난 것은 알았는데 얼굴도 못 보고 지내려니 많이 힘들었죠. 3개월 정도 지나서야 만났고 많이 울었어요. 제가 사고 전에는 몸무게가 90kg쯤 나갔는데, 아내를 만났을 때는 52kg정도 나갔어요. 야윈 저를 보고 아내가 많이 울더라고요.” 아내는 사고로 발목을 크게 다쳤지만, 은구 씨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회복했습니다. 완전히 회복하지 않았지만 곁을 지키는 아내의 극진한 간호를 받으며 은구 씨는 치료에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사고 이후 1년간 병원생활이 이어졌고, 총 23번의 수술이 진행되었지만 결국 은구 씨는 한쪽 다리를 잃게 됐습니다. 하지만 꿋꿋하게 곁을 지키며 회복을 기다리는 아내가 있기에 재활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병원에 1년간 입원해 있었고, 재활까지 총 2년 정도 병원에 살다시피 했죠. 목발이나 의족이 익숙하지 않아서 재활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아내가 자꾸 나가서 걷는 연습을 하자고 하고 동네 한 바퀴 돌자면서 재활을 도우려 하니 저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기더라고요.” 자신의 몸도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자의 재활에 힘을 보태려던 아내 덕분에 은구 씨는 큰 힘을 얻었습니다. 지금은 휠체어를 타거나 의족을 사용해 천천히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습니다. # 얼굴만 봐도 힘이 되는 가족 사고 이후 은구 씨는 처남이 사는 강화로 이사를 왔습니다. 부부가 동시에 사고가 나는 바람에 경제적으로 힘들어지자 평소 사이 좋았던 처남이 가까이 살자며 손을 내민 것입니다. “처남이 저희 부부만 사는 것보다 가족들하고 가까이 사는 게 어떻겠냐고 먼저 얘길 꺼내더라고요. 가족들과 멀리 살아서 늘 그리움이 컸던 터라 그 제안이 좋았고, 아내도 친정식구들과 가까이 살기를 원했어요. 그래서 이사를 왔는데 참 잘한 것 같아요.” 처가 식구들과 한 동네 살면서 오며가며 얼굴만 봐도 반갑고 힘이 난다는 은구 씨. 특별히 친분이 두터운 처남과는 아내 없이 둘이 만나 담소를 나누거나 외출을 해도 어색함 없이 늘 즐겁다고 합니다. “처남하고 함께 마트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래요. 그럴 때마다 ‘가족이란 이렇게 따뜻한 거구나.’하고 새삼 느끼곤 하죠.” 은구 씨는 재활 때문에라도 한 번씩 마트에 갑니다. 의족을 끼고 카트에 체중을 실어 밀고 다니는 게 재활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처남과 마트에서 카트를 밀고 다니며 운동도 하고 아내 대신 장도 보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낀다는 은구 씨. 처남과 제부 사이를 넘어 죽마고우처럼 돈독하게 지내는 모습이 보기에도 흐뭇합니다.# 드림카 287호 이야기, 은구 씨가 마트에 갈 때 꼭 필요한 게 있다면 바로 자동차입니다. 강화에서 마트에 가려면 50분 정도 달려 김포까지 가야 합니다. 난생 처음 취미를 붙인 컴퓨터를 배우러 복지관에 갈 때도 은구 씨의 발을 대신해 씽씽 달려가는 자동차입니다. 장애가 생긴 후 지인들 도움으로 구입한 중고차량은 은구 씨의 일상에 꼭 필요한 존재이지만, 이미 장기 운행한 차량이라 잔고장이 조금씩 늘고 있었습니다. 운전 중에 핸들이 흔들리고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가 잘 서지 않았습니다. “운전하는 저도 불안했지만 차에 대해 잘 모르는 아내는 더욱 불안해했어요. 동승하는 날이면 항상 아내가 ‘우리 차는 왜 이럴까?’라면서 안절부절못했죠.” 은구 씨 부부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자동차는 드림카 프로젝트를 만나 새로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고장 난 부분을 모두 정비 받았고, 정비를 마친 후에는 정비소 직원이 은구 씨를 조수석에 태우고 시범운전을 하며 수리한 부분과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줍니다. 자동차 때문에 걱정이 많았던 은구 씨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은구 씨는 정비 받은 차량으로 고향 속초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오랜 친구들을 만나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고 잡은 물고기로 요리해먹는 재미를 느껴볼 생각입니다. 고향 다녀올 생각에 벌써 행복에 가득 찬 은구 씨가 고마움을 한껏 표현합니다.“신문을 보고 드림카 프로젝트에 신청했는데, 그 전엔 이렇게 좋은 사업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드림카를 잘 모르던 분들에게 많이 알려져 이 행복한 순간을 공유하면 좋겠습니다.”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우수협력업체 전승현 대표, 드림카 287호 주인공 김은구 씨, 삼성화재애니카손사 김포대물센터 이석주 센터장, 가족들과 소소한 행복을 일궈가는 은구 씨의 곁에 드림카가 항상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