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바다와 나무가 가득한 삶 최광헌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뇌병변장애, 282호 수리내역 : 타이밍커버, 크로스멤버 외, 바다와 나무가 가득한 삶, 드림카 282호 최광헌 씨 이야기의정부의 어느 아담한 동네 속 서로 닮은 건물들 사이에서 주소지를 찾던 드림카 프로젝트팀은 2층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드는 최광헌 씨의 반가운 얼굴을 만났습니다. “여기에요, 여기! 어서 오세요!” 조금은 어눌한 말투의 광헌 씨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에게 반가운 내색을 숨기지 않는 그의 품성으로부터 따스함이 전해져옵니다. 웃음기 어린 광헌 씨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 바다를 좋아하는 소년, 올해로 43세인 광헌 씨는 부산에서 출생했습니다. 어릴 적 가족들과 의정부로 올라오기 전 부산에서 살던 몇 해는 그에게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유년기까지 부산에 살았어요. 집 앞 바닷가로 나가면 바닷물에 잠긴 나무들이 있었는데 그 향을 참 좋아했어요. 여전히 바다를 떠올리면 물에 잠긴 나무 향이 생생할 정도예요.” 유년기의 기억으로 지금까지 가장 좋아하는 장소를 ‘바다’라고 꼽는 광헌 씨입니다. 그 후 부모님의 직장 문제로 상경한 뒤로는 지금까지 의정부에 살고 있습니다. 현재는 각자의 직장과 보금자리를 찾아 가족들은 조금 먼 지역에 살고 있지만 어릴 적부터 익숙하게 지내고 있는 의정부에서 광헌 씨는 소중한 일상을 풀어가고 있습니다.“어릴 때 가족들과 올라온 뒤로 쭉 의정부에 살고 있어요. 예전에 목수 일을 할 때는 전국 곳곳을 누비며 살았지만, 그래도 어릴 때부터 살아서인지 일을 그만둔 뒤에는 이곳에 자리 잡게 됐어요. 하지만 여건이 된다면 제가 늘 그리워하는 바닷가 근처에 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익숙한 지역이라 동네 주민들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걸음이 불편한 광헌 씨가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마주치는 사람마다 스스럼없이 다가올 정도로 친근한 이웃들이 있는 곳입니다. 바다와 나무의 향을 좋아하던 어린 소년은 이제 의정부에서 단란하고 소박한 일상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 나무를 다루는 삶, 바다에 잠긴 나무의 향을 기억하던 소년답게 광헌 씨는 16살 때부터 목수 일을 시작했습니다. “뭐든 손으로 만들고 다듬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자연스레 목수라는 직업을 갖게 됐고, 그때가 제 삶에 황금기였다고 느껴요.” 목수 일을 갓 시작했을 무렵에는 얼마 안 되는 돈을 받더라도 나무를 다루는 순간이 너무 좋았다는 광헌 씨. 20년 넘게 매진해온 직업이었습니다. 그가 천직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던 순간은 2014년에 찾아왔습니다. “평소처럼 일을 하러 나갔는데 갑자기 말도 잘 안 나오고 다리에 힘이 없더라고요. 이상해서 바로 병원에 갔는데 뇌동맥 판정을 받고 긴급수술을 받았어요. 그리고 뇌병변장애와 언어장애가 생기고 말았죠.” 큰 욕심 없이 나무를 다루며 조용히 살고 싶었던 광헌 씨는 어눌해진 말투 때문에 급격히 말수가 줄었습니다. “하루아침에 몸이 불편해지고 내 뜻대로 말이 잘 나오지 않아서 사람을 만나기 꺼려지더라고요. 자꾸 혼자 있는 시간이 늘고 하루하루 견디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평생 친구가 생기다, 평생 목수의 길만 가고 싶었던 광헌 씨의 삶은 잠시 거친 길을 만난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그의 삶에 엷은 햇살이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평소 동네에서 종종 마주치던 장애인이 있었어요. 나이도 저보다 20살 정도 많은 분이세요. 제가 비장애인일 때는 그분을 보며 가까이 지낼 거라고 생각도 못 했죠. 그런데 제가 장애를 가지게 되고 복지관에서 마주친 그 순간, 그 분이 제게 먼저 다가와 위로를 해주는데 정말 울컥했습니다.” 이후 광헌 씨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고 종종 찾아와 집청소도 해주고 함께 식사도 하며 울적하게 지내던 광헌 씨를 세상 밖으로 조금씩 이끌어주었습니다. “지금은 만나서 함께 시장도 가고 밥도 먹고 제일 편한 친구가 됐죠. 장애가 생겨 슬픔만 가득했던 시간이 있었지만 이렇게 다가와주는 사람이 생기고 예상치 못한 감동도 받다보니 세상이 아직 살만하다고 느껴요.” 다시금 삶의 의지를 다진 광헌 씨는 복지관의 언어치료실에도 열심히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1년 넘게 치료를 받았고 어눌하게나마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됐습니다. 언어치료 시간만큼은 지도 선생님을 따라 편안한 마음으로 재활에 집중할 수 있어 광헌 씨가 가장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아직은 치료를 더 받아야겠지만, 상태가 더 호전된다면 조금씩 일도 시작하고 싶어요. 예전에는 우울하고 혼자 있고 싶은 마음만 컸는데 지금은 다시 사회로 나가겠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예전처럼 목수로 돌아갈 수는 없어도 손으로 나무를 다루며 조금씩 뭔가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드림카 282호 이야기, 언어치료실에 다니고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데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자동차입니다. 뇌동맥 수술 이후 오른쪽 편마비가 온 광헌 씨는 30분 이상 걸을 수 없습니다. 자동차 구입 이후에도 운전을 다시 하기까지 고된 재활이 필요했습니다. 광헌 씨의 희망을 일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언어치료실을 찾아가는 길은 대중교통으로는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입니다. 그 길에서 자동차는 광헌 씨의 발이 되어줍니다. 소중한 자동차가 언제까지나 튼튼하길 바랐지만 2005년식 자동차는 흘러간 시간만큼 많이 부식됐습니다. 특히 자동차 밑부분에 부식이 많았습니다. 운행하는 내내 삐거덕대는 소리가 들렸고, 브레이크를 밟을 때면 굉음이 요란했습니다. 수리비용이 걱정돼 하루하루 불안해하던 광헌 씨는 지인에게 드림카 프로젝트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의 손글씨에 담긴 간절함이 전해진 걸까요? 드림카의 행운은 광헌 씨에게 도착했습니다. 튼튼해진 차량을 받으러 정비소에 방문한 날. 설렘으로 가득한 광헌 씨에게 정비소에서 정비내용을 꼼꼼히 설명해줍니다. 구하기 어려운 부품까지 열심히 찾아 말끔하게 마무리했다는 설명에 광헌 씨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떠올랐습니다. 정비 받은 드림카로 가고 싶은 곳을 물었더니, 단번에 대답은 ‘바다’입니다. “바다에 가고 싶어요. 부산이면 좋겠지만 가까운 인천바다라도 가고 싶어요. 바닷바람을 쐬면서 조용히 파도소리를 들으면 정말 행복해질 것 같아요!” 광헌 씨가 거듭 고마움을 표현합니다.“이렇게 좋은 기회가 제게 올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이 고마움 잊지 않고 열심히 치료받고 재활해서 다시 멋진 삶을 되찾을 거예요. 삼성화재애니카손사와 한국장애인재단에 정말 감사합니다!”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의정부대물센터 임동석 책임, 드림카 282호 주인공 최광헌 씨,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우수협력업체 박치훈 대표, 하루하루 힘차게 살아가는 광헌 씨 곁에 드림카가 늘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