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더 힘차게, 더 빨리 홍종희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지체장애, 276호 수리내역 : 엔진, 워터펌프 외, 더 힘차게, 더 빨리, 드림카 276호, 홍종희 씨 이야기푸른 나뭇잎이 알록달록 물들기 시작한 어느 가을날. 부산 사하구에서 종희 씨를 만났습니다. 사진 촬영을 부탁하자 긴장되는지 얼굴이 불그스레 변하는 종희 씨. 그래도 손가락으로 브이를 만들며 멋진 포즈를 취해줍니다. # 차를 타고 마주한 세상 종희 씨는 마산에서 2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가족의 사랑을 한창 받고 자라던 어느 날, 갑자기 소아마비가 찾아왔습니다. 제대로 된 병원 하나 없는 시골동네에서 어머니는 어떻게든 아들을 낫게 하려는 마음에 용하다는 병원은 안 간 곳이 없습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 등에 업혀서 매일 침을 맞으러 다녔어요. 동네 병원에도 가보고, 기차 타고 멀리 있는 다른 지역 병원도 갔습니다.” 부모님의 정성으로 건강이 조금씩 회복됐고, 무사히 학교를 졸업해 양화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일하는 것보다 출퇴근하기가 몇 배는 어려웠습니다. “지하철이 없던 시절이라 출근을 하려면 무조건 버스를 타야 했어요. 하지만 그때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특히 제가 버스에 타고 내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기사들이 정류장에 있는 저를 못 본 척 지나치기도 하고, 일부러 멀리 버스를 대기도 했습니다. 매일 무시를 당하다 보니 그때는 우울증도 찾아와 양화점 일도 그만두고 집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그렇게 집에서 쉬던 종희 씨는 친구가 자동차로 출퇴근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후 자신도 운전을 하면 다시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가장 먼저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차도 장만했습니다. 종희 씨는 처음 운전석에 앉았을 때 느꼈던 그 기쁨을 잊을 수 없다고 합니다. “처음 탈 때 ‘나도 이제 다리가 생겼구나, 내가 가고 싶은 곳은 다 갈 수 있겠다.’ 라고 생각하니 꿈만 같았어요. 살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에요” # 세상과의 연결고리 - 휠체어 사이클, 종희 씨는 신발공장에 다시 취업했습니다. 차를 타고 다니니 출퇴근 스트레스가 없어 마음이 편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이번에는 결핵이 찾아왔습니다. “운전을 하고 난 뒤로는 하루하루가 보람찼어요.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쉴 때는 여기저기 바람도 쐬러 다니니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결핵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다시 치료에만 전념해야 했어요.” 다행히 집에서 쉬면서 꾸준하게 치료하여 1년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치료하면서 나갈 일이 없어 차를 팔고 집에만 있었어요. 그럴수록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더욱 심해졌죠. 그렇게 지내다가 도저히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바깥으로 나가기 위해 차부터 다시 샀습니다. 그리고 무작정 밖으로 나갔어요.” 종희 씨는 다시 구입 한 차를 몰고 푸른 산과 넓은 바다를 오가며 마음을 달래던 중 우연히 참가한 장애인 행사에서 ‘휠체어 사이클’ 동호회를 알게 됐습니다. 관심을 보이는 종희 씨에게 동호회 회원들은 함께 하자고 적극적으로 권유하였고, 흥미를 가진 종희 씨는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가입한 휠체어 사이클 동호회가 굉장히 재밌었어요.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는 것이 특히 흥미로웠어요. 이기고 싶다는 마음에 더 열심히 운동하게 됐죠. 또, 넓은 운동장에서 바람을 가르며 달리면 우울한 기분이 사라져서 너무 좋았습니다.”# 드림카 276호 이야기, 종희 씨는 날이 갈수록 휠체어 사이클의 매력에 빠졌고 대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 작년 여름에는 전남 영암에서 열린 대회에도 참석했습니다. “주로 대회가 전남, 경기도 등 멀리서 열립니다. 대회장 주변에서 하루 자고 시합을 나가면 좋지만 여건이 안돼서 대회당일 새벽 일찍 출발해 경기를 뛰고 녹초가 된 몸으로 다시 먼 길을 운전하고 옵니다. 그래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라 대회는 꼭 참가하고 싶어요.” 하지만 올해 열린 마지막 울산 대회에 종희 씨는 자동차 고장 때문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호회 사람들과 제 차를 타고 가는 길에 갑자기 엔진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어요. 바로 정비를 받았는데도 소리가 계속 커졌고 불안해서 더 이상 운전을 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종희 씨는 자동차를 꼭 사용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프신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가는 일입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불안해서 어머니는 택시를 타거나 걸어서 병원에 다녀야만 했습니다. 이런 종희 씨의 사연을 들은 동호회 팀원이 드림카 프로젝트를 알려주었고, 276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되어 정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새 차처럼 정비된 차를 확인하는 종희 씨는 웃으면서 앞으로의 다짐을 전해주었습니다. “동호회 활동을 못할까봐 걱정됐는데 다행히 드림카 프로젝트 때문에 그럴 일은 없을 거 같아요. 수리된 차를 타고 열심히 연습해 대회에도 참여하고 아프신 어머니에게 효도도 계속할 수 있어 기쁩니다. 모두 드림카 프로젝트 덕분입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드림카 276호 주인공 홍종희 씨, 휠체어를 타고 힘차게 질주하는 종희 씨의 멋진 모습을 드림카가 항상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