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인생의 동반자 곽정남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언어·뇌병변장애, 268호 수리내역 : 등속조인트, 코일 어셈블리 외, 인생의 동반자, 드림카 268호, 곽정남 씨 이야기정비소에서 처음 만난 곽정남 씨. 조금 느린 걸음으로 정비소 문을 열고 들어와 첫 인사를 나눴습니다. 이런저런 말을 주고받다보니 처음에는 말수가 많지 않았던 정남 씨가 금세 편안한 표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보입니다. 대화 도중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정남 씨의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 평범한 삶에 찾아온 변화, 김제에서 태어난 정남 씨는 올해 73세입니다. 언어·뇌병변 중복장애를 갖고 있는 정남 씨는 대화 중에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정확하게 대답하려고 무던히 애쓰는 모습이었습니다. “25년 동안 은행에서 일했어요. 서울, 광주, 전주 등 여러 지점으로 발령을 받아 여러 지역에서 살아봤어요. 평범한 은행원으로 살면서 아이들을 키우며 살았죠.” 무탈하게 일하며 지내온 삶이었지만 어떤 계기로 인해 가족과 떨어지고 아이들은 미국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성실히 직장에 다니고 아이들을 키우는 소소한 재미로 살았던 정남 씨에겐 그 시절이 참 외로웠습니다. “그때 제가 많이 힘들어서 건강관리를 못했어요. 장애를 가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시절이죠. 그러다 2007년에 뇌졸중이 왔고, 그 후유증으로 뇌병변장애가 찾아왔어요.”옛 이야기를 하며 웃음이 떠나지 않던 정남 씨 얼굴이 잠시 어두워집니다. 하지만 다시금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땐 가족도 곁에 없고 간호해줄 사람도 없었는데 마침 시청에 근무하던 지인이 활동보조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주더라고요. 좋은 제도가 있어도 잘 모르는 사람은 지원받기 힘든데 다행히 알려준 사람이 있었던 거죠. 어찌 보면 굉장히 사소한 도움이지만 저는 그때 혼자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 있었어요.” 정남 씨는 활동보조 지원을 받아 병원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 보다 씩씩하고 건강하게, 퇴원 후 일상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직장 행사에서 항상 사회를 맡을 정도로 유창했던 발음은 어눌하게 바뀌었고, 두 다리가 편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자신에게 실망하고 우울하게 지낼 수만은 없었습니다. 정남 씨는 건강관리에 소홀했던 과거와 다르게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매일 아침 집 앞 산에 올라 한 시간 반씩 등산을 했고,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재활 프로그램에도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장애인골프는 현재 12년째 치고 있고 함께 운동하는 회원들과 나들이도 다닌다고 합니다. “장애 진단을 받은 직후에는 막막하고 혼자라는 기분에 힘들었는데, 지나고 보니 다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아요. 그때 씩씩하게 살기로 다짐하지 않았다면 저는 여전히 어두운 사람으로 살았을 거예요. 지금은 마음가짐에 따라 오늘 하루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알지요.”마음 속 긍정의 에너지가 가득해서일까요? 정남 씨는 처음 장애판정을 받았을 때보다 걸음걸이가 가벼워지고 발음도 좋아졌다며 자부심을 드러냅니다. 이토록 긍정적으로 사는 정남 씨에게 힘을 북돋워주는 사람 중에는 15년 넘게 인연을 맺고 있는 연인이 있습니다. 정남 씨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곁에서 도움을 많이 준 계기로 사랑이 싹터 연인으로 발전했습니다. “지인으로 오래 알고 지내다가 제가 쓰러진 이후에 병원에 자주 찾아오고 늘 저를 위로하고 희망을 줬어요. 그분은 현재 요양보호사로 일해서인지 제가 아프고 몸이 불편한 점을 잘 이해해주죠.”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자랑이 술술 나오는 정남 씨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데이트를 하고, 정남 씨가 즐겁게 식사할 수 있도록 맛있는 반찬을 채워주는 사람도 연인입니다. 오랜 시간 연인으로 지내다보니 가족과 다름없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 드림카 268호 이야기, 다리가 편치 않은 정남 씨는 10분쯤 걸으면 잠시 쉬어야 다시 걸을 수 있습니다. “장애판정을 받고 다시 운전대를 잡는 데까지 시간이 꽤 걸렸고, 한 달 정도는 한쪽 발을 번갈아 사용하며 운전하는 연습만 했어요.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이렇게라도 운전할 수 있게 된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다시 운전을 하게 되며 정남 씨는 자동차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자동차는 제 이동권을 보장하는 생명과 같은 존재예요. 자동차가 없다면 재활운동을 다닐 엄두를 못 냈을 거고, 외출 한 번 하기도 어려웠겠죠. 자동차 덕분에 활기차게 바깥생활도 할 수 있는 거죠.”이렇게 소중한 자동차가 탈 없이 잘 운행되면 좋겠지만, 몇 년 전 구입한 중고차량은 시동이 잘 걸리지 않아 늘 말썽이었고 보험사에 긴급출동을 요청하는 날도 다반사였습니다. 자동차 안에서 나누는 대화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음과 진동이 심해 정남 씨는 늘 불안한 마음으로 차에 올라야 했습니다. 하루는 가까이 지내는 지인에게 자동차로 인한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지인이 정남 씨에게 드림카 프로젝트 소식을 전해줬습니다. 지인에게 털어놓길 잘했단 생각과 함께 얼마 뒤 드림카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정남 씨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이윽고 정비를 마친 자동차를 받는 날. 정비소 직원의 안내에 따라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본 정남 씨의 얼굴 표정이 밝아집니다. “자동차가 힘이 세진 것 같아요. 시동도 바로 걸리고 정말 편해졌네요.” 튼튼해진 자동차가 마음에 들었는지 차문을 손으로 쓸어내리며 정남 씨는 앞으로의 계획을 털어놓습니다. “제가 군 생활을 강원도 삼척, 강릉 인근에서 했어요. 그 얘길 연인에게 자주 했는데 한 번 가보고 싶어 하더라고요. 그래서 올 여름에는 강릉바다에 가서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고 맛있는 회도 먹으면서 멋진 여행을 선물해주고 싶어요.” 끝으로 삼성화재애니카손사와 한국장애인재단을 향한 감사인사도 빼놓지 않습니다. “드림카로 선정되기 전엔 삼성화재애니카손사나 한국장애인재단이 이렇게 장애인을 위해 애써주시는 걸 몰랐어요. 조금만 멀리 보면 도움을 주는 사람도, 응원해주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다는 걸 이번 기회에 또 알게 됐습니다. 드림카 프로젝트, 정말 감사합니다!”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전주대물센터 김종인 차장,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우수협력업체 나정환 대표, 드림카 268호 주인공 곽정남 씨,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전주대물센터 차용섭 센터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행복을 그려나가는 정남 씨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