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나를 찾는 여정 김영숙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지체장애, 267호 수리내역 : 파워 스티어링, 튜브 컴플리트 외, 나를 찾는 여정, 드림카 267호, 김영숙 씨 이야기조용한 골목길을 굽이굽이 들어가니 목발을 짚고 손을 흔드는 김영숙 씨가 보입니다. 평소 잘 웃는 성품이 눈가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늦은 나이에 운전을 시작하고 공부도 하면서 제 삶을 찾을 수 있었어요.” 그녀의 삶엔 어떤 이야기가 깃들어 있을까요? 여전히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 있다는 영숙 씨의 이야기를 천천히 들어보았습니다. # 6년 만에 태어난 맏딸, 태어나 줄곧 전주에서 살아온 영숙 씨는 부모님이 결혼한 지 6년 만에 낳은 귀한 딸이었습니다. 당시는 소아마비 예방접종이 갓 보급되던 시기였는데, 영숙 씨는 태어나자마자 열이 너무 높아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할 시기를 놓쳤다고 합니다. 태어난 이후 줄곧 다리를 쓰지 못 했지만 다행히도 영숙 씨의 곁에는 항상 따뜻한 햇살 같은 존재가 있었습니다. 바로 언제든 그녀를 따사로이 품어주고, 곁을 지켜준 엄마였습니다. “어릴 때 엄마 등에 업혀 학교를 다녔어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엄마가 저를 업고 다녀서 초등학교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학교에서 친구들도 사귈 수 있었죠. 동생도 여럿 있는데, 엄마는 동생을 임신한 만삭일 때도 저를 업어서 등하교를 시켜주셨어요.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어른이 되고야 알았죠.”학교에서도 혹여나 친구들이 거동이 불편한 영숙 씨를 무시할까봐 어머니는 없는 살림에도 좋은 옷을 입혀 학교에 보냈고, 한 반에 70명씩 되는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수시로 사다 나눠주곤 했습니다. “그땐 아이스크림이 귀한 시절이었는데, 친구들이랑 잘 지내라고 엄마가 반 아이들에게 수시로 아이스크림을 돌리곤 했죠. 한 반에 학생이 70명씩 되던 시절이었는데요. 엄마가 한참 더운 여름에 아이스크림을 70개씩 사서 녹기 전에 교실로 달려오시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해요. 그렇게 정성껏 저를 키워주신 게 느껴져서 속상한 게 있어도 견디면서 초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죠.” # 포기했던 배움의 길에 다시 오르다, 지극정성으로 등하교를 시켜준 어머니 덕에 초등학교는 무사히 졸업했지만, 중학교를 다닐 엄두가 나지 않았던 영숙 씨는 진학을 포기하고 엄마가 운영하는 슈퍼에서 함께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도와주셨지만, 수업이 늘어날수록 어려운 게 많았죠. 하루 종일 화장실을 갈 수 없으니 말도 못하게 괴로웠고, 친구들이 체육시간에 신나게 뛰는 모습을 지켜만 보는 것도 정말 힘들었어요.” 영숙 씨는 14살 때부터 엄마와 슈퍼를 운영하며 일을 했고, 스무 살에는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해 예쁜 딸도 둘 낳았습니다. 그렇게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부터 수십 년을 바쁘게만 살아온 영숙 씨는 중년에 접어들면서 어릴 적 포기한 것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그 시절엔 학교를 다니는 게 재밌으면서도 슬펐거든요. 그래서 학업을 포기하고, 장래희망도 갖지 않았어요. 그런데 나이를 좀 더 먹고 나니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어릴 적 포기했던 것들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어요. 그래서 검정고시 준비를 시작했죠.” 다시 배움의 길에 들어서기로 마음먹은 영숙 씨는 일단 시내로 나가야했습니다. 하지만 먼 거리를 목발을 이용해서는 갈 수 없었고, 택시로 다니기엔 비용이 버거운 거리였습니다. 때마침 다행히 정부에서 스쿠터를 보조받아 컴퓨터 학원에 다니며 자격증을 땄고,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도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는 즐거움을 알게 된 영숙 씨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직장생활에 도전했습니다. 정부의 일자리사업에 지원한 영숙 씨는 주민센터에서 행정도우미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느지막이 시작한 공부와 사회생활의 재미에 푹 빠진 영숙 씨는 열심히 일했고, 일하던 주민센터에서 친절상도 받았습니다. “공부와 직장생활이 이렇게 보람된 일인 줄 예전에는 미처 몰랐어요. 여력이 된다면 대학 진학도 도전하고 싶은데, 이룰 수 있을까요?” 배움에는 나이가 없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영숙 씨. 언젠가 학사모를 쓴 영숙 씨의 소식이 들려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드림카 267호 이야기, 스쿠터와 목발로 외출을 하던 영숙 씨가 큰맘 먹고 면허증을 따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혹여나 운전 중에 사고가 생기지 않을까 만류했다고 합니다. “제가 면허를 딴다고 했을 때 가족들 걱정이 많았어요. 양쪽 다리가 뜻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페달을 밟아가며 운전하는 게 어려울 거라 생각해서죠. 그런데 그때는 제가 자격증도 따고 검정고시 준비도 할 때라서 그런지 용기가 나더라고요. 대학생 딸을 설득해서 함께 학원에 다니고 면허를 땄는데, 합격했을 땐 정말 날개를 단 기분이었어요.” 면허를 딴 뒤에 마련한 자동차로 주민센터에 출퇴근할 수 있었고, 베스트 드라이버가 된 영숙 씨는 이제 자동차가 없으면 외출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2003년부터 줄곧 사용한 자동차는 16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많이 낡았고, 핸들이 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오랜 기간 목발을 사용해 어깨가 안 좋아진 영숙 씨는 핸들을 꺾을 때마다 통증이 느껴졌고, 어깨 인대가 손상돼 치료도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그랬던 차에 평소 드림카 프로젝트 스토리를 즐겨 보던 영숙 씨는 ‘나도 지원받을 수 있을까?’하고 희망을 품었습니다. 드림카 프로젝트 공고를 확인하고는 정성껏 신청서를 작성했고, 드림카의 행운이 찾아오기를 얼마나 바랐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선정된 드림카 프로젝트! 영숙 씨와 16년간 동고동락한 자동차가 말끔히 정비를 마쳤습니다. 정비소에서 정비내용을 열심히 경청한 영숙 씨는 바로 운전대를 잡아봅니다. 핸들이 부드럽게 움직이자 환하게 웃습니다. “그동안 핸들을 돌릴 때마다 어깨도 아프고, 자동차에 잔고장이 많아서 하루가 멀다 하고 걱정거리가 생겼는데 이제 마음 편히 운전할 수 있겠어요. 승차감이 새 차처럼 좋아졌어요!” 튼튼하게 정비된 자동차로 무엇이 하고 싶은지 여쭤보니 예상대로 어머니 이야기부터 꺼냅니다. “살면서 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이번 여름에는 엄마와 강원도 바다로 여행을 가서 그동안 말로는 다 표현 못했던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저의 생활에 행복을 더해주신 드림카 프로젝트에 정말 감사합니다!”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전주대물센터 김종인 차장,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우수협력업체 나정환 대표, 드림카 267호 주인공 김영숙 씨,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전주대물센터 차용섭 센터장, 하루하루 행복의 여정을 이어가는 영숙 씨의 곁에 드림카가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