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붕어빵 모녀 신현지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뇌병변장애 수리내역 : 서스펜션, 리어 시트 외, 붕어빵 모녀 드림카 219호, 신현지 씨 이야기“안녕하세요? 많이 기다리셨나요?” 조금 느리지만 또박또박한 말투로 신현지 씨가 먼저 말을 건넵니다.얼마나 많이 연습했을지 노력이 엿보이는 말투입니다. 곧 도착한 현지 씨의 어머니 송순동 씨도 만났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엄마와 딸임을 알아챌 만큼 똑 닮은 붕어빵 모녀입니다. 스물한 살의 앳된 현지 씨와 자신을 쏙 빼닮은 현지 씨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순동 씨. 두 모녀가 바로 드림카 219호의 주인공입니다. #장애는 문제가 아니다 “ 참 많이 기다렸던 딸이었어요. 아들 둘을 낳고 오매불망 기다린 공주님이었죠.” 순동 씨에게 현지 씨는 오랫동안 기다린 공주님이었습니다. 그 어여쁜 딸이 돌을 지나고도 걷지 못하자 걱정이 되던 차였습니다. 아들이 다니던 유치원 원장님의 권유로 큰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지만,그때만 해도 성장이 조금 늦는다는 진단뿐이었습니다. “ 다들 걱정 말라고, 조금 늦을 뿐이라고 했어요. 현지한테 아무 문제가 없다고만 했어요. 그 말만 믿고 있다가 나중에 다시 검사를 하고 뇌병변 장애 판정을 받았죠. 그땐 정말 청천벽력이었어요. 한 달 동안 우느라 밥도 못 먹었어요.” 이야기를 하며 잠시 눈망울이 젖어드는 엄마의 등을 현지 씨가 쓰다듬습니다. 순동 씨는 그런 딸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말을 이어갑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틀린 말은 아니죠. 현지한테는 문제가 없어요.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조금 다를 뿐이니까요. 장애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그땐 장애가 아니라고 진단했던 사람들을 원망도 했지만 이제 생각하면 그 말이 제게 힘을 준 거나 다름없어요. 우리 딸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그저 조금 다른 거예요.” 당시만 해도 순동 씨는 면허가 없었습니다. 현지 씨가 성인이 될 때까지 어디든 업고 다녔습니다. 그렇게 현지 씨를 업고 다니면 사정을 모르는 이들이 ‘다 큰 애를 업고 다니면 버릇없어진다.’며 상처를 주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순동 씨는 ‘내 딸이 너무 예뻐서 업고 다니는 거다.’라며 받아치곤 했습니다. 그렇게 꿋꿋한 엄마의 등에 업혀 현지 씨는 학교와 병원을 가고, 복지관의 프로그램을 들으러 갈 수 있었습니다. 엄마의 등에 기대 현지 씨는 더욱 열심히 살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습니다. 공부도 곧잘 하고 취직을 위해 자격증 공부도 열심이었습니다. 하지만 미안한 순간도 많았습니다. “ 엄마가 저를 업고 버스를 타다가 허리를 크게 다친 적 있어요. 그 후로 엄마가 면허를 따고 운전을 시작하셨어요. 지금은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지만 자동차가 없다면 휠체어 사용도 엄두를 낼 수 없어요.” #참 많이 닮은 모녀 어머니 순동 씨의 열정 덕에 현지 씨는 참 반듯하게 자랐습니다. 순동 씨의 적극적인 보호와 지원으로 현지 씨는 부산에서 특수교육지원센터와 장애인회관을 다니며 다양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자신 있습니다. 컴퓨터 자격증을 여러 개 취득해 지난 해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향초 만들기 등을 배워 틈틈이 봉사활동도 다닙니다. “ 제가 엄마를 닮아서 손재주가 좋아요. 청소년 봉사동아리에서 봉사활동도 나가는데요. 특히 페이스페인팅과 풍선아트를 좋아해요. 아이들과 놀면서 하는 활동이라 정말 재밌어요.”순동 씨 역시 자원봉사센터에서 봉사활동을 즐겨 다닙니다. 장애인돌보미로 새 경력도 시작했습니다.“ 현지가 취직을 했으니 저도 자유롭게 취직할 수 있겠지만 이왕이면 장애자녀들을 도우며 일하고 싶었어요. 제가 현지를 키우며 느낀 점, 겪었던 어려움이 있으니 장애자녀를 가진 가정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그래서 지금은 복지관에 장애인돌보미 신청을 해서 활동보조 일을 하고 있어요.” 얼굴만 닮은 게 아니라 타인을 도우며 사는 마음까지 똑 닮은 모녀입니다. #드림카 219호 이야기 현지 씨를 업고 다닌 만큼 자주 다치고 힘들었던 순동 씨에게 남편은 타고 다니던 자동차를 양보했습니다. 매일 눈에 띄게 성장하는 딸을 언제까지 업고 다닐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 차로 순동 씨와 현지 씨는 한 시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이들 모녀에게 소중한 차량은 2007년식 자동차로 10년 넘게 타는 동안 많이 노후했습니다. 소음과 진동은 물론 오일이 조금씩 샜고, 트렁크가 좁아 뒷자리에 휠체어를 넣고 다니면서 시트가 금세 헤졌습니다. 정비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지난해 남편의 실직으로 가계사정마저 나빠져 수리할 엄두를 낼 수 없었습니다.“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면 자동차에서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때마다 얼마나 깜짝 놀라는지 몰라요. 후진할 때면 자동차 전체가 덜덜 떨리고요. 수리 받아야 하는 건 알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선뜻 못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우리 딸 안전을 생각하면 꼭 고쳐야 했죠.” 자동차가 없다면 다시 현지 씨를 업고 다녀야 할 순동 씨에게 드림카 프로젝트는 희소식이었습니다. 복지관 게시판에 붙어있던 포스터를 보고 순동 씨와 현지 씨는 정성스레 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차량 정비가 완료됐다고 연락을 받은 날, 두 모녀와 함께 정비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순동 씨가 정비내용을 듣는 동안 현지 씨도 엄마 곁을 따라다니며 함께 설명을 듣습니다. 오일이 샜던 로크커버가스켓, 부서질 듯 굉음을 내던 어프암, 로워암 부싱을 수리하였습니다. 수리된 자동차를 보며 기분이 좋은지 현지 씨 얼굴에 미소가 고여 있습니다. 순동 씨도 연신 싱글벙글합니다. “ 정비견적을 받으면서 우리가 안 되면 어쩌나 걱정도 많았어요.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우리 모녀는 현지가 컴퓨터를 잘 해서 신청도 편하게 했지만요. 컴퓨터를 할 줄 모르거나 정비견적을 받을 비용마저 걱정이 되는 장애인이라면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만나기 어려울 거란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소중한 딸의 손을 꼭 잡고 마음 속 바람을 전합니다. “ 우리 딸이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일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면 더 바랄 것도 없어요. 우리 모녀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준 드림카 프로젝트 정말 감사합니다.” 튼튼해진 자동차로 두 모녀는 조만간 있을 봉사활동에 갈 이야기로 떠들썩합니다. 다시 자동차 뒷좌석에 현지 씨를 태우고 손을 흔들며 떠나는 순동 씨를 보니 두 모녀의 앞날에 꽃길만 펼쳐질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서로 의지하며 행복을 만들어가는 붕어빵 모녀를 드림카가 응원합니다! 삼성화재애니카손사 김해대물센터 이종준 선임 드림카 219호 주인공 신현지 씨, 어머니 송순동 씨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우수협력업체 유상영 팀장, 김인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