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넓은 발로 세상을 누비며 장유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지체장애, 수리내역 : 콤프레서, 부쉬러버 외 넓은 발로 세상을 누비며 드림카 213호, 장유 씨 이야기집 안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창가에는 화분이 나란히 늘어서 있습니다. 곳곳에 걸린 사진과 그림이 분위기를 환하게 밝혀줍니다. 점심 약속으로 외출했다 돌아왔다는 드림카 213호 주인공 장유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제2의 인생을 함께 시작한 아들 거실에 들어서자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장유 씨가 아들과 함께 찍은 가족사진입니다. 사진을 유심히 바라보자 유 씨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아들하고 둘이 살아요. 지금 스물넷 대학 4학년 졸업반이에요. 인문학 쪽을 전공하고 있는데, 대학원 가서 공부를 좀 더 하겠대요.” 공부에 열중하는 아들이 기특한지 효자라며 아들 이야기를 하는 유 씨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건설업에 종사하던 유 씨는 30대 초반에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제가 24년 전, 94년 7월에 사고로 다쳤어요. 같은 해 8월에 아들이 태어났고요. 아들이 태어났을 때 저는 병원에 입원 중이었죠. 운암이라고 저수지가 있는 시골 동네가 있어요. 당시 시골 주택을 개량하는 사업이 많았거든요. 아는 분의 부탁을 받고 주택 공사를 하면서 마무리 작업으로 1층 옥상에 물탱크 올리다가 물탱크에 밀려서 떨어졌어요. 1층 옥상이니까 뛰어도 되는 높이라고 생각하고 방심했나 봐요. 3층만 되었어도 안전하게 기계로 올리고 했을 텐데.”병원에서 수술 후 3개월 있다가 퇴원한 유 씨는 척추가 손상되어 그 아래로 완전히 마비되고 감각을 느끼지 못합니다. 당시에는 재활 치료가 널리 알려지지 않아 특별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유 씨는 커다란 휠체어를 타고 다녔습니다. “ 다치고 나서 3~4년은 친구들하고 어울려 놀러 다니다가, 1998년도부터 복지관에 가서 컴퓨터도 배우고,2001년에는 대학교에 입학해서 인문학과 사회복지를 전공했죠. 공부하면서 장애인단체에서 척수장애인 동료상담도 하고 프로그램도 같이 만들었어요.” 워낙 사람을 좋아하는 유 씨는 다치고 나서도 밖으로 나가 활동을 쉬지 않았습니다. #바깥에서 활동하며 솟아나는 힘 유 씨는 넘치는 활력 덕에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늘 바쁩니다. 지역 장애인단체와 관련된 사람들 이름만 대면 거의 다 안다는 유 씨. 2007년에는 전주에 척수장애인을 위한 단체를 설립해 11년 정도 일하고 있습니다. “ 전주와 완주지역 회원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어요. 회원이 105명 정도 되는데 시에서 프로그램 강사를 초빙하고 재료비를 지원해주고 있고요. 제가 주로 하는 일은 상담하고, 목공예, 미술, 배드민턴 프로그램에 같이 참여하면서 운영하는 거예요. 상담 업무는 이제 협회 프로그램을 통해서 전문적으로 교육받고 체계적으로 해요. 다치고 나면 처음에 정말 막막하잖아요. 병원에서는 개인마다 차이가 크기 때문에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못해요. 저희가 주로 하는 상담은 퇴원해서 집에 돌아간 후 용변 처리 방법이나 성과 관련한 내용들이에요. 척수를 다치면 용변을 내 의지대로 할 수가 없거든요. 감각이 없으니까 데거나 다치면 얼른 낫지 않고 욕창이 생기기 때문에 욕창 관리도 알려드리고요. 엉덩이에 욕창이 생기면 3개월 동안은 아무것도 못 하고 엎드려 있어야 해요. 그래서 평소에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계속 움직이고 활동해야 하죠.” 오랫동안 맡아왔던 일을 다른 누군가에게 넘겨주고 싶어서 젊은 회원에게 열심히 가르쳐줬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습니다. “ 동료 상담을 하다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든요. 상담받는 분들의 스트레스가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아요. 초기에 자신이 느꼈던 갑갑한 감정도 다시 생각나고 그 친구가 떠나고 난 후에 알게 된 건데 상담사도 수퍼바이저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상담사들도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는 거죠. 박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게 되었어요.”유 씨는 본인이 맡은 자리를 이어갈 후임을 찾으며 여러 가지 활동에 전념했습니다. 2000년 초에 시작한 배드민턴은 지금까지 매일 두 시간씩 꾸준히 합니다. 젊은 시절에는 전라북도 대표 선수로, 또 전주시 협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소파 뒤쪽에 걸려 있는 백두산 천지연 그림을 바라보며 유 씨가 작품 설명을 해줍니다. “ 제가 그린 거예요. 초기에는 사진을 보면서 그렸는데, 요즘에는 풍경화보다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표현하면서 추상화에 조금 더 가깝게 그리고 있어요.”유 씨가 보여주는 사진첩 속 그림 중에서 남북 회담을 지켜보며 그렸다는 밝은 빛깔의 커다란 원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을 계속 넘기자 가운데 두 사람이 등을 서로 기대고 앉은 조각이 있는 탁자가 보입니다. “ 요즘에는 목공예 하면서 이것저것 만들어요. 전주에 있는 국립무형유산원에 가서 사방탁자도 만들어봤어요. 옛날 선비들 책 놓는 네모난 탁자인데요, 손으로 다 깎았어요. 틀은 단풍나무고 조각은 은행나무로 깎은 거예요.” 일주일에 두세 번 목공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빵 도마나 장식용 받침대 등도 만든다니 과연 집 안 곳곳에 유 씨의 손길이 담겨 있습니다.#드림카 213호 이야기 다양한 활동에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자동차는 유 씨의 단짝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운동하러 갈 때나 목공예 하러 갈 때, 그림 그리러 갈 때 주로 자동차를 사용합니다.그런 자동차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힘든 기색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연식이 오래되다 보니까 에어컨도 안 되고,충격 흡수 장치가 낡아서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자동차가 덜컹덜컹 흔들렸죠. 덜덜덜 하면서 움직이니까 꼭 옛날 시골 버스 같았어요. 시끄럽기도 하고.” 드림카 프로젝트에 지원하기 전에 엔진에 문제가 생겨서 한번 고치기도 했다는 유 씨는 중고로 사서 10년 넘게 끌고 다닌 차지만 고쳐서 더 오래 탈 수 있으니 기쁘다고 말합니다. “ 지난번에 순천에서 배드민턴 대회가 있을 때 여러 사람이 같이 타고 갔거든요. 대회가 있으면 또 사람들을 태워서 가야죠. 기회가 닿으면 날씨 시원할 때 사람들하고 어디 한번 가 볼까 해요. 군산에서 선유도까지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바다 한가운데 섬이라 풍경이 아주 멋져요. 사람들하고 같이 하루 정도 돌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어딜 가나 늘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는 유 씨 머릿속에는 자동차를 타고 함께 다닐 사람들의 웃는 모습이 떠오르나 봅니다. 이제 다시 바쁜 생활로 돌아갈 유 씨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집니다.“ 고마워요~드림카 프로젝트!”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우수협력업체 이원규 대표, 드림카 213호 주인공 장유 씨, 삼성화재애니카손사 동전주대물센터 송환국 주임 장유 씨의 바쁜 일상에 생기와 활력이 더할 수 있도록 드림카가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