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아름다운 색의 향연 하영준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청각장애 194 호 수리내역 : 연료 필터 어셈블리, 엑추레이터 외 아름다운 색의 향연 드림카 194호, 하영준 씨 이야기푸른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 너머. 붉은빛이 번져가며 수만 가지 색의 스펙트럼을 드러내고, 바다 표면 위 물비늘 하나하나가 저마다 자기 색을 찾아 입습니다. 사진 한 장에 자연이 이루는 천연색을 풍성하게 담아내는 청각장애인 사진작가 하영준 씨를 만났습니다. 영준 씨의 큰딸이 이날 수화 통역을 맡아 드림카 프로젝트팀과 영준 씨의 대화를 이어줬습니다. 20년 남짓 되었을까, ‘허물 벗다’라는 제목을 붙인 이 작품을 만들던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영준 씨는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캔버스 위에 색과 모양이 각기 다른 종이를 찢어 여러 겹으로 붙인 후 긁어내는 종이 스크래치 기법이라는 고유의 스타일도 만들어냈습니다.그렇게 작품성을 인정받아 1994년에는 중국 쓰촨성에서 열린 전시회에 초대도 받고,1995년에는 한국에서 개인전을 연 후, 전국 곳곳에서 열린 여러 전시회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환희로 다가온 미술집 안에 들어서니 오른편 벽에 종이로 질감과 색을 표현한 미술 작품 하나가 걸려 있습니다.무엇을 나타낸 걸까, 묘하게 끌리는 구석이 있어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니 영준 씨가 수화로 작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예전에 김흥수 화백이이 작품을 보고 칭찬해 줬어요.아무 말 없이 한참 동안제 작품 앞에 머물다 가더라고요.”영준 씨는 어릴 때부터 그림에 재능이 있었지만, 전문적인 미술 교육은 받지 못했습니다.대신 중학교 시절부터 주말이면 미술관에 가거나 인사동이나 청담동에 있는 갤러리를 돌아다니며 그림 보는 눈을 키웠습니다.언젠가 친척 형이 미국에 가게 되었을 때유명 미술작가들의 책을 사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합니다.그렇게 스스로 여러 작품을 탐독하며 작품 세계를 이해하려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자신만의 스타일이 탄생했습니다.“고등학생 시절이었어요.영어로 된 책이라 그림을 보며 계속 생각만 했어요.왜 이렇게 그렸을까, 어떻게 표현한 걸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렇게 혼자 고민만 계속하다 보니 답답하기도 했지만 어느 한순간에 아이디어가 막 떠올라서 집에 돌아가 몇 장이고 계속 그렸어요.그림을 그리다 보니 가슴 속에 환희가 차오르더군요.”#700만 가지의 색을 표현하기 위해집 안쪽에는 색감이 또렷한 사진 작품 두 개가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왼쪽에는 관곡지에 홀로 피어난흰 연꽃이 하늘하늘 모습을 드러내고 오른쪽에는 상암동 하늘공원의 다리가 물에 비치며 재미난 형상을 나타냅니다.“ 원래는 서양화가로 활동했는데 지금은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어요미술 작품 하나를 만들려면 작품 하나당 제작비가 20~30만 원 정도 들거든요.영준 씨는 자신이 연구한 700만 가지 색에 관한 책을 내고 개인 사진전을 여는 것을 목표로 카메라를 들고 우리나라 곳곳을 찾아갑니다.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이 700만 가지 색으로 표현되리라 생각하니 언젠가 열릴 그 전시가 기대됩니다.<영준 씨가 찍은 칼럼집 표지 사진>#드림카 194호 이야기선천적으로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영준 씨의 청력은 120데시벨 정도라고 합니다.120데시벨이면 비행기 지나가는 소리 정도이니, 아주 큰 소리 외에는 거의 들리지 않는 셈입니다.영준 씨는 아내나 다른 청각장애인과는 수화로 대하지만, 수화를 모르는 사람들과도 소통하며 지내기 위해 비장애인의 소통법도 배웠습니다.입 모양을 보고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하는가 하면, 아주 정확한 발음은 아니지만 한 단어 한 단어 천천히 목소리를 내어 말합니다.“ 지난번에 길에서 수화로 대화를 하는데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저더러 화내지 말라고 하더라고요.수화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 뿐인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우리가 수화할 때 화내는 걸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한국농아인미술협회에서 총무를 맡은 영준 씨는 협회 사람들과 출사 나갈 장소를 찾아다닙니다.가장 근래에 갔던 출사지는 창녕 우포늪과 서산 용비지입니다.사진작가들이 손꼽는 아름다운 곳이라고 강조하던 영준 씨는 남들이 잘 모르는 새로운 장소를 찾아내고 그 모습을 담아야 하기에 전국 방방곡곡 다니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그러다 보니 작업 활동을 하는 데 자동차가 꼭 필요합니다.“ 지난 가을에 가족들과 함께 오대산에 가서 단풍으로 물든 풍경을 찍으려고 했는데, 자동차 상태가 좋지 않아서 못 갔어요. 엔진이 문제였는지 자동차가 흔들리면서 온몸에 진동이 오더라고요. 애들 말로는 소음도 심했다고 그래요. 그런데 이렇게 고치고 나니 자동차가 부드러워진 게 느껴져요. 고맙습니다.” 계절이 바뀌어 올해는 오대산에 못가게 되었지만, 자동차가 깨끗하게 수리되어 다행이라며 활짝 웃는 영준 씨. 봄이 되고 날씨가 풀리면또 어디론가 사진 찍으러 갈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부풀어 오릅니다. 드림카 194호 주인공 하영준 씨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우수협력업체 손호상 대표, 박래철 팀장 삼성화재애니카손사 강북대물센터 권영규 센터장 영준 씨가 그려나가는 행복한 미래, 드림카 프로젝트가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