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홍천의 기부천사 이병길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지체장애 190 호 수리내역 : 프론트 휠, 디스크 브레이크 외 홍천의 기부천사 드림카 190호, 이병길 씨 이야기 # 따뜻한 햇살, 따뜻한 병길 씨 추운 바람이 불지만 홍천의 볕은 여전히 따사롭습니다.병길 씨의 따뜻한 온기가 구석구석 닿아있기 때문일까요? 병길 씨는 홍천의 유명한 기부천사입니다. 혈액이 응고되지 못하는 질환인 혈우병으로 인해 지체장애 1급인 병길 씨는한 푼 두 푼 조금씩 모아 아이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홍천과 구촌을 오가며 어르신들에게 물품을 구입해드리기도 합니다. 대단하다는 주위 사람들의 칭찬에 병길 씨는 손사래를 치며 그저 받은 만큼 되돌려 주는 것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홍천에는 혈우병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없어요. 흔한 질환은 아니니까요. 처음 혈우병을 진단받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수천만 원의 진료비가 나왔죠.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어찌 해결할 도리가 없어 동사무소를 찾았는데, 장애 등록과 함께 병원비가 의료 보험으로 처리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병원비로 고민이 많았는데 너무 감사했고, 그 상황이 제겐 마법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그 이후에도 병길 씨에게는 고마운 일들이 이어졌습니다. 서울에 있는 혈우병재단에서는 한 번에 천만 원이 넘는 약을 매 달 세 번에 나누어 전해주었고, 서울의 의사 선생님이 멀리 홍천까지 진료를 보러 와주시기도 했습니다. 또한 병길 씨가 거주하고 있는 홍천 지역의 병원 간호사가 주사를 놓아주러 일주일에 몇 번은 방문하기도 합니다. 외롭고 깜깜했던 병길 씨의 삶에 하나 둘 도움의 손길이 닿으며 별자리 같은 빛이 병길 씨의 인생을 수놓았습니다.# 혼자 울던 많은 밤 병길 씨는 서른이 다 되도록 혼자 방안에서 지내는 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중학교 3년 동안 학교에 간 날이 3개월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일터에 나가시는 어머니의 등이 병길 씨에게 시간을 내어주는 날에만 학교를 다닐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운이 없어 몸과 정신은 점점 가물가물해지고, 그러다보니 한글을 제대로 깨우치지 못했다고 합니다. “ 내가 숨 쉬고 살아야만 하는 이유를 찾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방안에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라디오 사연을 듣다가 문득 내가 여기 살아있음을 알리고 싶더라고요. 라디오라면, 여기 방 안에 갇혀있는 나의 이야기도 온 세상으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병길 씨는 독학으로 한글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더듬더듬 글을 쓸 수 있을 때, 원고지를 꺼내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 내려갔고그 사연이 라디오 DJ의 목소리를 통해 나왔을 때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고 말하는 병길 씨. 한쪽 벽면에 경품이 쌓이도록 원고지에 사연을 쓰고 또 썼다고 합니다. 그렇게 병길 씨의 오른손이 펜을 쥐던 모양 그대로 굳어버릴 때까지 말입니다. “ 사연을 쓰다 보니, 용기가 생겼어요. 나약하고 초라한 나의 몸은 여기 집안에 두고 훌쩍 문턱을 넘어 밖으로 나가고 싶었죠. 스피커가 아닌, 진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표정도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운전을 배우기로 결심했고 비록 속도도 더디고 몇 배로 힘든 과정이었지만 제일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그 후로도 병길 씨는 화훼와 바둑, 장기 등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도전했습니다. 대회에 나간 상금으로는 쌀을 구매해서 저소득층 가정에 보내기도 하고, 상금을 모았다가 두촌면 경로당에 어르신들을 위해 대형 TV를 놓아드리기도 했습니다. # 드림카 190호 이야기 병길 씨는 라디오 사연으로 탄 경품을 동네 사람들에게 싼 값에 팔고그 동안 모은 돈을 합쳐 자동차를 장만했습니다. 당시, 어찌나 기쁘던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병길 씨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그 순간 병길 씨는 고마운 이 세상에 빚을 갚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합니다. 그 후로 글을 모르는 독거노인들을 찾아가 편지도 읽어드리고 말벗도 해드리는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타던 자동차가 15년이 지나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게 되고, 그 자리를 지금의 자동차가 채웠습니다. 이제 벌써 7년이 넘다보니 자동차가 낡아 운행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가까운 거리는 전동 휠체어를 타는 병길 씨는, 먼 거리의 어르신들을 만나러 가거나 서울 병원에 검사를 받으러 갈 때자동차를 이용하던 터라 걱정이 더 많았습니다.“ 세상에 나가보니, 몸이 저보다 더 불편한 사람도 많더라고요. 아예 방에서 꼼짝을 못하는 사람도 있고,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친구들도 있고요. 저는 그들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이 이야기를 할 수 있고, 현실적인 용기와 위로를 건넬 수 있어요.”“ 고속도로 위에서 자동차가 휘청거리면 마음이 덜컹 내려앉아요. 자동차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기 때문에 더 마음이 쓰였는데 말끔히 수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 병도 많이 호전되었고 이번 드림카 프로젝트를 통해 저는 또 한 번 삶의 용기를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드림카와 함께 베풀고 나누며 행복하게 살겠습니다.”이미지 설명을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