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꿈을 그리는 사람 송인식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척수장애, 하지장애 176 호 수리내역 : 타이밍벨트, 록커 카바 외 꿈을 그리는 사람 드림카 176호, 송인식 씨 이야기

현관에 들어서니 산과 강이 조화를 이루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증명해 보이듯 쉬지 않고 뛰어다니는 송인식 씨의 유화 작품입니다.제대로 된 도구가 없어도 인식 씨의 붓은 쉬지 않고 움직입니다.#다시 손에 붓을 들고 하루라도 건너뛰는 법이 없습니다.대상포진이 찾아와도 그런 줄도 모르고 매일 아침 30분씩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운동을 했다는 인식 씨.숨 돌릴 틈 없이 펼쳐내는 이야기보따리 안에 영원히 꺼지지 않을 열정의 불꽃이 활활 타오릅니다.“ 제가 몸은 이래도, 꿈이 있는 사람이거든요.안산에서 사업하다가 부도가 나서, 집은 경매로 넘어가고 둘째를 임신했던 아내는 유산하고, 완전히 풍비박산이 났었어요.어려움 속에서 갈등도 심해졌지만 그런 상황에도 저는 그림을 그렸어요.”인식 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부터 미술에 두각을 나타냈지만, 대학에 갈 때쯤 건강이 좋지 않아 미대에 진학하지 못했습니다.그 대신 미대 교수에게 직접 배울 기회가 생겨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대회에서 상을 탔던 건 물론이고, 개인전이고 그룹전이고 여러 전시회에 수십 회 참여하며 그렸던 풍경화만 80여 점.“ 여기로 이사 오기 전에 지하 단칸방에 살았거든요.그 많은 그림을 보관할 곳도 없고, 곰팡이도 생기고 싹 다 버릴 수밖에 없잖습니까.남은 건 지금 여기 걸려있는 몇 점밖에 없어요.”

환갑이 넘었지만 계속 일하려고 했던 인식 씨는 일할 곳을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쉬고 있던 차에 다시 붓을 들었습니다.“ 아니, 다시 그림을 그리려고 보니까 물감이며 붓이며 도구가 하나도 없잖아요.딸아이가 학교 다닐 때 쓰던 걸 꺼내왔어요.그런데 화선지에 그리다 보니 자꾸만 찢어져요.그래서 붓칠 한 번 하고 말리고, 또 한 번 하고 말리고몇 시간에 걸쳐서 하는 중이에요.”#가장이 짊어진 책임의 무게인식 씨는 어렸을 때 척추를 다쳤습니다.“ 부모님께 듣기로는 네 살 때쯤인가, 이웃 형이 저를 예뻐해서 업고 다니다가 떨어졌다고 하더라고요.그때 수술 시기를 놓쳐버렸어요.평생 장애라는 짐을 지고 살다 보니 한때는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도 했죠.장애 때문에 꿈을 이루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인식 씨는 몸이 불편한 와중에도 가장 노릇을 해 왔습니다.강인한 의지와 적극적인 성격으로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움직이고, 조금 더 부지런히 일했습니다.안산에서 수십 명을 데리고 일할 정도로 사업을 일으키고, 다섯 동생을 모두 결혼시켰습니다.2004년에는 운영하던 사업이 부도가 나서 집안 사정이 어려워졌지만, 그는 다시 주먹을 쥐고 일어나 계속 뛰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제가 책임지려고 노력했어요.장애인들이 주로 일하는 회사보다 비장애인들 위주로 일하는 회사가 급여가더 높으니 그런 곳을 찾아다녔어요.공단에서 휴대폰 부품 조립도 하고 그랬죠.그런데 회사가 어려워지면 항상 제가 1순위로 잘리더라고요.다닐 수 있을 때까지 일하다 퇴사 압박을 받으면 다른 곳에 들어가고 그렇게 15년을 지냈어요.지금은 대학생이 된 우리 딸 교육도 시켜야 하고요.”가장 최근까지 일하던 곳은 경기도 광주에 있는 물류회사였습니다.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편도 2시간씩 걸렸지만, 할 수만 있다면 일하겠다는 의지와 가족을 먹여 살리겠다는 책임감이 인식 씨의 기운을 북돋워 주었습니다.남들보다 불편한 몸으로 물건을 옮기고 정리하는 고된 일을 하려니더 많이 움직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결국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고, 고관절을 무리하게 쓴 나머지 올해 초에 인공관절 수술까지 받았습니다.

#바람을 가르는 드림카 사업을 운영하던 중 1999년에 산 자동차는 지금까지 인식 씨의 발이 되어주고 있습니다.오랫동안 함께 하다 보니 차 역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냅니다.그동안 브레이크와 시동이 꺼지는 문제 등으로 여러 번 수리했지만, 하나를 수리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더는 수리비를 지출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정비소에 갈 때마다 정비사들이 부품을 갈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빨리 교체하지 않으면 차가 급정지할 위험이 있다고요.그래서 이 차로 장거리를 달리는 건 상상도 못 했죠.추석 때 어머니 성묘도 동생 차를 얻어 타고 다녀왔어요.”차에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인식 씨는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아내를 일하는 곳까지 태워주기도 하고, 가장의 버팀목으로 짊어졌던 부담과 스트레스를 드라이브로 풀어내기도 했습니다.“ 제 삶의 유일한 낙은 19년 지기 오랜 친구인 자동차를 타고 인적이 드문 도로를 달리며 자유로움을 즐기는 거예요.달리고 나면 속이 확 풀려요.힘들게 일하는 아내를 보면서 가슴도 아프고, 의지는 있지만 당장은할 수 있는 게 없는 제 상황 때문에 답답할 때가 많거든요.”그간 멀리 떠나지 못해 인터넷에서 사진을 찾아 그림을 그렸지만, 인식 씨는 이제 정비된 차를 몰고 멀찍이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다니다 멋진 풍경이 있으면 차를 잠시 세워 사진도 찍고 그곳에서 느꼈던 감정을 붓으로 표현하려고 합니다.인식 씨의 눈에 비친 풍경은 아마도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또 다른 느낌이 될 것만 같습니다

“ 고마워요~ 드림카 프로젝트!”드림카 176호 주인공 송인식 씨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우수협력업체 정병환 대표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서초대물센터 임채성 센터장 행복한 인생을 그려나가는 인식 씨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