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스토리

Story of Dreamcar

웃고 또 웃고 조정순 씨 이야기

  • 2023.04.20
장애유형 : 청각장애 157 호 수리내역 : 쿼터글래스, 헤드램프 외 웃고 또 웃고 드림카 157호, 조정순 씨 이야기이번 157호 드림카 이야기는 아들 김병은 씨와 나눈 이야기를 조정순 씨 관점으로 작성했습니다. # 늙은이 말동무 좀 되어주실래요? 오늘도 햇빛이 쨍쨍한 게 꽤 덥네요. 점심은 드셨나요? 저는 조정순이라고 합니다. 올해 일흔 이고요. 아참, 저는 귀가 안 들립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제 얘기를 할 수 있는 이 시간이 귀하게 느껴집니다. 누구의 말도 들을 수없고 마음속 말도 쏟아내지 못했던 지난 세월, 솔찬히 답답할 때가 많았거든요. 잠깐이 늙은이 말동무 좀 되어주실래요?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청각장애인’이 어찌 됐는지 그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태어날 때부터 귀가 안 들린 건 아니었어요. 제 몸도 제대로 못 가누던 갓난아기 때 감기인가 뭐시긴가에 걸려 열이 팔팔 끓었대요. 이러다 어린 것이 황천길 가겠다 싶어 어머니가 버선발로 저를 들쳐 매고 병원에 갔더랬죠. 병원에서 주사 한 대를 맞았는데, 아이고. 그것이 제가 사는 이승을 저승으로 만들어 버렸지 뭐예요. 그때는 지금처럼 의료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어요. 잘못 맞은 주사 한 대가 애먼 사람 잡아버린 거죠. 들을 수 없으니 말도 못 배웠어요. 하고 싶은 말이야 굴뚝같다만 외마디 소리만 낼 수 있는 것이 전부입니다. 수화를 배우려 했지만 전문적으로 공부할 기회도 놓쳐버렸고요. 저만의 수화를 만들어 간단한 의사소통만 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여자’를 말하고 싶으면 머리를 쓸어내리며 긴 머리를 묘사하고, ‘공부’를 말하고 싶으면 연필 쥐고 글씨 쓰는 흉내를 내는 정도지요.# 웃음도 노력이에요 시간이 흘러 우리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어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 둘, 아들 둘생겼습니다. 큰아들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서울에서 음식점 일을 하던 우리 큰아들은 남편 건강이 안 좋아지고 저도 건강이 시원찮다 보니 고향으로 내려왔습니다. 자그마한 논을 도맡아 농사일을 시작했죠. 젊은 나이에 부모 보살핀다고 시골로 내려왔으니 볼 때마다 고마움과 미안함이 동시에 사무칩니다. 지금은 그렇게 시골로 내려온 아들과 같이 살고 있는 데, 제 얘기를 더 들려드릴까요? 젊었을 때는 남편과 밭농사도 하고 바지락도 열심히 캐러 다녔죠. 집에만 있으면 좀이 쑤시는 성격이거든 요. 요리도 제법 합니다. 제 요리를 먹으면 사람들이 다 엄지손가락을 들대요. 그거 맛이 좋다는 뜻, 맞죠? 부모님이 생전에 작은 가게를 하시며 안주도 같이 파셨는데, 저도 요리로 실력 발휘하며 일손을 거들었어요. 요리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동네사람들이 말하기를 정순이는 주사 안 부리는 사람들한텐 파전 큰 거 주고 주사 있는 사람들한텐 작은 걸 준다고 그러대요. 허허, 술 곱게 마시면 먹다가도 떡 하나 더 생기는 법이랍니다. # 드림카 157호 이야기 마을 이장인 큰아들이 하루는 무슨 종이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대요. 그트럭이 정비소에 있는 걸 보고 차가 수리된다는 걸 알았죠. 그 차로 남편 폐가 안 좋았을 때, 제가 뇌출혈로 쓰러졌을 때 광주 병원을 오갔어요. 요즘에도 큰아들 농사일 나갈 때, 지체 장애 있는 작은 아들이 병원 갈 때, 제 허리 통증으로 주사 맞으러 갈 때 필요해요. 우리 식구의 생사와 생계를 책임지는 차예요. 그런데 하도 오래 타서 자동차 같은 거 모르는 제가 봐도 심각하대요. 라이트도 고장 나서 밤에는 운전이 힘들어요. 한번은 제가 조수석에 앉아 있는데 차 문이 저절로 열려서 심장이 팔딱팔딱 뛰었다니까요. 좌우간에 말썽 많던 차를 이리도 말끔히 고쳐주시니 감사할 따름 입니다. 정비된 모습을 보니 어찌나 안심되는지. 큰 시름 놓았다 싶어요. 사실 우리 남편이 작년에 다른 세상 으로 갔어요. 입원 중에 상태가 안좋아져서 돌아가셨지요. 큰아들은 가족 여행 못 간 걸 아쉬워 하더라고요. 아버지 살아계실 적, 가야지 가야지 계획만 세우다 못 갔다 고요. 차 고친 기념으로 이번엔 가족 여행 꼭 다녀오려고요. 오랜만에 콧바람 쐴 생각 하니 벌써 웃음이 나네요. 별 재미없는 늙은이 이야기는 여기까지구먼요. 들어줘서 고맙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는 하루 되세요.삼성화재애니카손사 서전주대물센터 장성균 센터장 드림카 157호 주인공 조정순 씨의 아들 김병은 씨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우수협력업체 전병호 대표 정순 씨와 가족들의 얼굴에 천진난만한 웃음이 끊이지 않기를, 드림카가 응원합니다